《김지원의 까까오톡》
심수창, 유튜브서 '최강야구' 합류 불발
비하인드 폭로 "카톡 나눴지만 연락 뚝"
기획자 심수창 팽해버린 제작진
예의 없었던 마무리
'최강야구' 장시원 PD.
'최강야구' 장시원 PD.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판합니다.



시즌3까지 확정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JTBC 예능 '최강야구'에는 현재 '개국공신'이라 할 수 있는 심수창 선수가 빠져있다. 제작진은 시즌2 시작 당시 '재활 후 복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수창은 유튜브를 통해 '최강야구'에 합류하지 못했던 이유를 밝혔다. 일종의 '팽'을 당한 것이다.

스포츠 예능은 해당 스포츠 팬들만 관심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쉽게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강야구'는 야구에 진지하게 임하는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 더해 '아저씨가 된 전직 야구 선수들'의 수다 등 개그 요소가 적절히 결합돼 야구 팬들뿐만 아니라 야구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는 예능이다.

심수창은 지난 23일 유튜브를 통해 '최강야구' 기획부터 합류 불발 비하인드까지 모두 털어놓았다. '최강야구'를 처음 기획한 것은 심수창이다. 스포츠 토크 예능 '스톡킹'에 고정 DJ로 출연해온 심수창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은퇴 선수들을 만났다. 그러던 중 '은퇴선수들을 모아서 야구경기를 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최강야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최강야구' 연출은 '도시어부', '강철부대'를 연출한 장시원 PD. 심수창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프로그램화 시켜줄 제작진을 찾기 위해 기획안을 여러 방송사에 뿌렸던 상황. 이에 MBN과 '빽 투 더 그라운드'라는 제목으로 1년간 이야기가 오갔는데, 장 PD가 연락이 와서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했다고. 심수창은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1년이 걸린 '빽 투 더 그라운드'가 또 촬영이 딜레이됐다. 이에 장 PD와 '최강야구'를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심수창은 이대은, 정근우, 서동욱, 정의윤, 송승준, 오주원 등 선수들에게 연락해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하며 섭외했다. 현재 이 선수들은 모두 '최강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 후임으로 온 김성근 감독이 현재는 감독을 맡고 있는데, 이 역시 프로그램 기획 당시 심수창이 계획했던 것. 다만 방영 초반 김성근이 일폰 프로야구팀 감독을 맡고 있어 섭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최강야구'는 현재 월요일 저녁에 방영되고 있다. 이 마저도 심수창이 제안한 것이었다. 그는 "편성도 무조건 월요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야 10개 구단 모든 팬들이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시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수창은 시즌1이 끝난 후 '최강야구'에서 더이상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시즌2에 합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사실 첫 경기 하고 어깨가 많이 안 좋았다. 장 PD님, 박용택, 장원삼, 송승준이 다 있는 자리에서 '어깨가 아파서 잘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제가 염증 주사, 진통 주사까지 맞아가며 계속 던졌다"고 밝혔다. 또한 "조금 더 (어깨가)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제가 줄기세포 주사를 맞았다. (건강한) 피를 빼서 어깨에 넣는 거다"며 "(시술 후 통증이) 너무 심하더라. 맞는 도중에 소리를 질렀다. 너무 아팠다. 주삿바늘이 너무 깊이 들어오고 피를 넣는데 너무 아프더라"고 말했다. 이어 "인대를 건드렸는지 어쨌는지 주사를 맞은 이후로 어깨를 들지 못했다. 한동안 (어깨를 감싸쥐고) 이렇게 다녔다. 그 주사를 맞고 문을 미는 것도 당기는 것도 못했다. 이런 지경까지 갔다. 그 주사 후유증이 오래갔다"고 털어놨다.

시즌2 방영 초반 '최강야구'에서는 '심수창이 재활이 끝나면 합류하기로 했다'고 설명이 나갔다. 심수창은 "실제로 몸을 만들었다. 해외 전지훈련 한두 달 가면 틈나는 시간마다, 인터뷰하기 전 에도 공 던지고 캐치볼도 했다. 재활해서 돌아오기로 했으니까.미국에서도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후 복귀 테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상황. 심수창은 "김성근 감독님이 제가 투구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제작진 측에서) '며칠에 테스트하자'고 해서 오케이가 됐다. 그날을 기다려서 몸을 만들었다. 그런데 '최강야구' 쪽에서 (한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더라"며 황당해했다. 이어 "기약이 없지 않나. 조바심이 났다. 하기로 했는데 왜 연락이 없지 싶었다. 그래서 제가 작가님에게 연락했다. 감독님과 언제 날짜 맞춰서 테스트하냐고 했다. 그때 직관 경기(5월 21일)가 있었는데, 직관 경기 패배한 다음 날일 거다. 아예 테스트를 (감독님께) 물어보지도 못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좀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을 만들라고 해놓고 김성근 감독님께 이야기도 하지 않았구나' 싶었다. 그때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 이렇게 나 혼자 '최강야구' 돌아온다고 몸 만들어봤자 소용도 없고 어차피 필요로 하지도 않은 것 같고 제가 미련을 버리고 작가님에게 먼저 연락했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공만 던져서는 기약이 없지 않겠나. 그러면 몸 안 만들겠다'고 하니 그냥 거기서 '알았다'고 하더라. 그게 끝이었다"고 전했다.

심수창은 기획부터 방송사 물색, 선수 섭외, 출연까지 '최강야구' 전반을 도맡았던 기획자. 그간 심수창은 '출연자로 이름만 올려둘 거면 깨끗하게 나갔으면 좋겠다' 등 비판을 받아왔다. 제작진이 입단 테스트를 거쳐 심수창의 재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지했으나 이후 별다른 언급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심수창의 이번 고백으로, 심수창이 아닌 제작진 측에서 심수창의 재합류에 뜨뜨미지근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심수창은 '야구에는 관심 없고 개그 욕심만 있는 것 같다'는 비판도 들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못 나가면 깔깔이 역할이라도 하고 파이팅이라도 해야 한다. 경기에 못 나가는 상황에서 제 껄 하려고 열심히 한 거다. '심수창은 왜 매번 경기 안 나가려 하냐'는 오해"라고 해명했다. 또한 "경기를 안 나가고 싶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못 나간 거다. 속상했다"며 "이런 걸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싶었는데 '최강야구'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갈까봐 말을 아끼고 있었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심수창의 이번 고백에 네티즌들은 "감독에게 이야기도 안 꺼낸 게 놀랍다", "제작진이 출연자에 대해 갑질한 것으로 밖엔 안 보인다", "프로그램 수장인 PD가 초기 기획자를 직접 안 챙긴 건 팩트" 등 반응을 나타냈다.

현재 '최강야구'에는 심수창이 말한 '깔깔이 역할' 선수들이 몇몇 있다. 장원삼, 송승준 등이다. 모두 레전드 선수들이지만 이들은 부상 등 현재 몸 상태로 경기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더그아웃에서 출연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려 하는 것. 이택근의 경우 부상 여파로 경기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코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상대팀 전력 분석부터 사인 전달까지 '최강야구'에서 자신의 또 다른 자리를 찾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때문에 심수창이 부상으로 인해 '최강야구'에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제작진의 핑계에 불과할 것. 얼마든지 '깔깔이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코치 역할도 할 수 있다. 해설위원 역할도 맡을 수 있다.
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최강야구'는 시즌2를 하는 동안 128일을 훈련일을 가졌다. 김성근 감독은 무려 125일이나 출석했다. 촬영이 아니어도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살펴보기 위해서다. 제작진이 김성근 감독에게 심수창의 재입단 테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기엔 시간은 충분했었다는 이야기다.

줄기세포 시술까지 받으며 '최강야구'에 애정을 쏟았던 심수창에게 제작진의 소통 방식은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장시원 PD의 기획력이 더해서 프로그램은 구체화되고 자리를 잡아간 것도 사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잘되고 있는 나머지 최초 기획자에 대한 예의를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제작진은 아직 별다른 입장이 없는 상태. 최초 기획자인 심수창의 재입단 테스트는 흐지부지 끝나버렸지만 '최강야구'는 여전히 다음인 시즌3를 준비하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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