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사진=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처
정일우 /사진=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처
배우 정일우가 뇌동맥류 투병으로 인해 전환점을 맞았다고 밝혔다.

21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로 돌아온 정일우가 출연했다.

정일우는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했다. 그는 "저도 까마득한 옛날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또 요즘에 다시 역주행이 되다 보니까 또 많은 분이 얘기해 주시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널을 돌리다가 저도 우연히 이제 재방송하는 걸 보게 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이제 제 작품들을 잘 못 본다.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채널을 돌린다"라고 덧붙였다.

정일우는 "제가 올해로 18년째 배우 생활하고 있는데 그 밑거름이 되어준 작품이고 또 정말 데뷔작에서 인생 캐릭터를 만난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저에게는 정말 감사한 작품이지 않느냐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대 때는 특히 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뭔가 더 다른 캐릭터들을 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은데 제가 이제 30대가 되고 보니까 그 이미지를 깬다기보다는 좀 더 발전된 캐릭터로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정일우 /사진=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처
정일우 /사진=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처
팬들은 정일우에게 '청개구리'라 부른다고. 그는 "저도 조금 엉뚱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팬분들이 또 원하시는 이미지가 있는데 저는 사실 '거침없이 하이킥'을 하고 나서도 무언가 계속 다른 걸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팬분들은 제가 '거침없이 하이킥' 끝나고 로맨스 드라마나 이런 것들을 찍었으면 하셨는데 저는 사극을 또 도전했다. 다양한 도전을 하다 보니까 또 그런 별명이 붙여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정일우는 1월 21일 예그린씨어터에서 개막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 출연 중이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다른 두 인물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받아들여 가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애와 사랑을 다룬 작품. 정일우는 "매체에서 다루기 힘든 그런 작품이나 깊이가 있는 캐릭터를 뭔가 도전해보고 싶다는 항상 그런 열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비단 우리 작품은 성소수자의 이야기만 다루는 게 아니라 정말 사랑이란 그 자체의 어쩔 수 없는 쓸쓸함과 애절함을 담고 있다. 저는 최선을 다해서 그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금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또한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던 것에 대해 언급하기도. 정일우는 "아무래도 저에게 20대의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하면 제가 좀 아팠었기 때문에 그런 시간을 겪다 보니까 정말 하루하루 감사함을 갖고 또 제가 작품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 자체가 달라졌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아직 저는 한참 더 깨져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이 들고 또 그런 시간이 있어야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아직 제가 30대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남들에게 드러나진 않지만 제 나름대로 굉장히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악역은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정일우. 그는 "저에게도 이런 악이 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또 좋은 악역 캐릭터가 있다면 언제든지 불러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 좋은 배우는 정말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배우의 상상력은 시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양한 시선 그리고 편견 없는 시선. 타인의 아름다움을 찾다 보면 그런 시선에서 이 사람을 공감하고 또 이해하고 그런 것들이 배우로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그런 시선으로 작품도 바라보고 캐릭터도 분석하다 보면 좀 더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캐릭터가 나오지 않느냐는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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