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 전 삼달의 이별 통보가 상태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된 용필은 부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기로 했다. 그래서 “두 번 다시 안 할 거야. 그놈의 짝사랑”이라며 짐을 싸 들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삼달 가족과 함께 찍은 어렸을 적 사진을 잘 보이는 곳에 꺼내놨다. 상태가 내다 버려도 도로 돌려놓았다. 이렇게 상태의 속을 뒤집고 또 뒤집을 생각이었다. 엄마 부미자가 죽은 그날에 갇혀 사는 상태도, 죄인처럼 사는 ‘엄마’ 고미자(김미경 분)와 삼달도, 그리고 혼자만 아파하면 모두가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해 참고 또 참아왔던 자신도,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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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는 격노했다. 미자의 입에서 “부미자가 용필이 마음 아픈 거 알면 속상하지 않을까”라며, ‘감히’ 아내의 이름이 나왔기 때문. 손에 잡히는 걸 모두 집어 던지며 한풀이를 하는 상태를 보며 미자도 이번엔 참지 않았다. “너만 아프고, 너만 부미자 보냈시냐. 나도 너만치 아프다”라며 “너만치 나도 내 친구 보고 싶다게!!”라고 아픈 심장을 치며 울부짖었다. 지난 세월, 참고 참았을 그 통탄을 본 상태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두 사람의 절절한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안방극장도 숨 죽이며 가슴으로 울었던 순간이었다. 또한, 모두의 아픔을 두 눈으로 본 상태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날지 기대감도 피어 올랐다.
삼달에게도 깨달음이 찾아왔다. 엄마의 건강검진을 따라갔다가 미자가 심장병 진단을 받은 날이 용필이 헤어짐을 고한 그날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용필은 상태의 반대 때문이 아니라, 아픈 미자를 위해 삼달과 헤어진 것이었다. 지난 8년간 변하지 않았던 용필의 마음 또한 알게 됐다. 사계물에서 촬영중이던 삼달은 마침 어시스턴트들이 보내준 지난 전시회 자료에서 용필의 흔적을 발견했다. 연인 시절 용필이 들려줬던 시구인 “사랑은 피워도, 침묵 속에서 피워라”가 관람객 리뷰에 남겨져 있었고, 논란 때문에 열지 못했던 사진전 방명록엔 ‘조용필’ 이름 석자가 있었다. 용필은 그렇게 우연한 스침조차 삼달에게 미안한 일이 될까, 침묵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더없이 깊은 사랑을 피워왔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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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삼달리’ 14회는 오늘(14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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