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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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최초 지상파 신인상을 받은 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가 그간의 악플 심경을 털어놨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281회에는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한 풍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풍자는 메이크업과 드레스 피팅을 마친 뒤 시상식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지난날을 회상했다. 풍자는 "처음 방송 촬영하고 연락이 너무 많이 오더라. '큰일났다'더라. 게시판이 마비가 됐다고. 다 악플이었다. 그때는 내가 이렇게까지 사람들 앞에 나서면 안 되는 건가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이거를 못 하는구나 생각했다. 처음에는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풍자는 스튜디오에서도 "처음 방송 촬영을 했는데 일주일 정도 게시판이 마비가 됐다. 그때 상처 아닌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거듭 말했다.

풍자의 가족 역시 상처 받았다. 풍자는 "그때 이후로 아빠가 저 나오는 방송을 아예 안 본다. 처음엔 신기하기도 하고 내 자식이 나와서 재롱 피운다는 게 귀여워 봐주셨는데 나중에는 '혹시 욕먹으면 어떡하지'하며 아예 안 보신다. 물가에 내놓은 자식 같으실 거다. 겁을 많이 내신다"고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악플로 도배" 트렌스젠더 풍자, 성소수자 문턱 넘은 '女신인상'의 의미 [TEN이슈]
풍자는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고, 무대에 올라 눈물을 쏟았다. 풍자는"사실 신인상을 받아서 눈물난 게 아니다. 무대까지 가는 길에 어렸을 때부터 TV에서 보던 선배님들이 '잘했다', '받을 만했다'고 인사해주시는데 '나 진짜 잘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쏟아지더라"고 설명했다.

가족들에게 온 축하 메시지도 공개했다. 풍자는 "저희 아빠는 시상식을 못 보셨다. 제가 못 받아서 상처받을까봐 안 보셨다고 하더라. 다음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시곤 장문의 카톡이 왔다"며 "시상식 이후로 바빠서 얼굴을 못 봤다. 오늘 녹화 끝나고 간다"고 밝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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