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100주년, '위시'
피아노 선율에 실린 삶, '피아니스트의 전설'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노량: 죽음의 바다'
영화 '위시', '피아니스트의 전설', '노량: 죽음의 바다'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일미디어,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위시', '피아니스트의 전설', '노량: 죽음의 바다'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일미디어, 롯데엔터테인먼트
2024년 첫 주말이 다가왔다. 2023년을 마무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은 쏜살같다는 느낌이다. 연말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들도 많을 테지만 혹여나 다른 일정들도 방문하지 못했다면, 새해 첫 주말 이 작품들과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위시'(감독 크리스 벅, 폰 비라선손) 2024년 1월 3일 개봉.
영화 '위시' 스틸컷.
영화 '위시' 스틸컷.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이자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62번째 장편영화 '위시'는 그간의 발자취와 족적을 되짚어볼 수 있는 작품이며, 'dreams come true'라는 디즈니의 오래된 테마이자 염원을 엿볼 수 있다.

'위시'는 로사스 왕국을 배경으로 주민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매그니피코왕의 직속 마법 견습생 최종 면접을 앞둔 아샤가 소원의 본질 앞에 다가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샤는 매그니피코왕을 대면에 '소원'을 이뤄주는 기준에 대해 듣게 되고, "그럴 판단을 할 권리가 있냐"며 그것 자체에 의문을 품게 된다.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작품답게 '위시'는 '증기선 윌리'(1928)의 미키 마우스 캐릭터, '신데렐라'(1950), '잠자는 숲 속의 공주'(1959), '인어공주'(1989) 등이 오마주된 장면들이 이스터에그(게임 개발자가 게임 속에 '재미'로 몰래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 마냥 잔뜩 숨겨져있다. OST 'This wish'의 'So I make this wish. To have something more for us than this(그래서 난 소원을 빌어. 우리가 이것보다 더 나은 걸 가지게 해달라고)'라는 가사처럼 영화 '위시'는 간절히 염원하고 바라는 일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피아노 선율에 실린 삶, '피아니스트의 전설'(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1998년작 재개봉. 2023년 12월 27일 개봉.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스틸컷.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스틸컷.
영화 '시네마 천국'(1988)으로 유명한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1998년작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이 한국에서 2002년 첫 개봉, 2020년 1차 재개봉 이후, 2023년 12월 27일 2차 재개봉했다. 그만큼 명작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의 전설'은 1900년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버지니안 호에서 태어나 평생을 바다 위에서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 '나인틴 헌드레드'(팀 로스)가 바다 밖의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면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인틴 헌드레드라는 특이한 이름은, 그가 갓난 아기이던 시절에 버지니안 호에 버려졌으며 당시 1900년이었다는 것에서 비롯됐다다. 배 위에서 한번도 떠난 적이 없는 나인틴 헌드레드의 삶은 피아노 선율로 대신 표현된다.

사운드트랙인 'The Legend Of 1900' 메인 테마, 'Playing Love'은 지금 들어도 마음이 뭉클한 정도다. 배 위에서 만난 친구와의 우정,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에 빠진 퍼든(멜라니 티에리)를 향한 마음까지. 음악 감독 엔니오 모리꼬네가 빚어낸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로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제57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2023년 12월 20일 개봉.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작품 '노량: 죽음의 바다'는 지난 12월 20일 개봉해 열심히 항해 중이다. 400만 관객을 앞둔 '노량'은 1598년 12월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 전투를 다루고 있다.

'명량'(2014)의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2022)의 박해일에 이어 '노량'의 김윤석은 차분하면서도 결기 있고, 묵직한 힘으로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을 매듭짓는다. 특히,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지만, 10여년간 이순신만 파고든 김한민 감독의 집념이 녹아들어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나의 죽음을 적들에게 알리지 마라"라는 유언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다는 김윤석의 말처럼, '노량'은 이순신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고민했던 지점들이 묻어난다. 100여분가량의 해상 전투신과 7년간의 임진왜란 동안 떠나보낸 동료들에 대한 회한이 포개지면서 '노량'이 지닌 무게감은 배가됐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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