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T-X TV 만화 '유즈키네 사 형제'
가슴 따스해지고 울컥한 마음이 드는 애니메이션
가슴 따스해지고 울컥한 마음이 드는 애니메이션
다양해진 OTT 속 꼭 보면 좋을, 숨겨진 작품을 소개한다. 신작부터 미처 몰랐던 오래된 작품까지. OTT 안에 숨은 보석들을 발굴해 이야기한다. <편집자주>
▶ '일본 AT-X TV 만화 '유즈키네 사 형제'(柚木さんちの四兄弟)
후지사와 시즈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AT-X TV 만화 '유즈키네 사 형제'(柚木さんちの四兄弟。2023)는 '가족'이라는 형태 안에서 서로 다른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는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사고로 부모를 잃은 사형제의 서툴지만 엉뚱하고, 서글프지만 꿋꿋하게 빈자리를 채워나가며 삶을 살아내는 형제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TVA '짱구는 못말려'(1992~1996), 크레용 신짱 극장판 시리즈 '액션가면 대 그래그래 마왕'(1993), '흑부리 마왕의 야망'(1995) 등 혼고 마츠루 감독의 2023년도 4분기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에서 2023년 10월 5일 12월 21일까지 방영되었다. 한국에서는 투니버스에서 10월 14일부터 12월 21일까지 방영되었으며, 현재 Laftel과 TVING에서 감상할 수 있다. 회차당 러닝타임은 24분으로 구성되어, 총 12부작으로 편성되었다. '유즈키네 사 형제'는 부모님의 상실과 아픔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오히려 남겨진 사형제가 어떻게 좌충우돌 살아가는지를 조명하며 경쾌하게 그려낸다. 고등학교 교사인 장남 유즈키 하야토(23세), 중학교 1학년인 차남 유즈키 미코토(13세), 동급생인 삼남 유즈키 미나토(12세),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 유즈키 가쿠토(6세)가 지닌 각자의 고민과 일상이 뒤엉키며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묻는다.
다소 나이 차이가 나는 형제들은 형태는 전혀 다르지만, 본질은 비슷한 고민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장남 하야토는 가끔은 버겁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는 동생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교사 업무 탓에 밤늦게 잠자리에 들면서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동생들의 도시락을 싸고, 집안일과 학교 생활까지 챙기기 때문이다. 차, 여행, 연봉 이야기를 나누는 고등학교 동창회에서도 동생들의 육아만 털어놓으며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럼에도 부모님의 장례를 치르며 결심했던 처음의 마음을 기억하며 벅찬 일상에도 동생들을 자신의 손으로 키우는 '엄마' 같은 큰형이다. 그런가 하면, 차남 미코토는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믿음직스러운 캐릭터다.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이른바 '동생 바보'라는 것. 몇 개월 차이 나지 않지만, 학교를 같이 입학한 동생 미나토의 모든 투정도 받아주는 (애니메이션 작화로도 표현되는) 열반의 경지에 올랐다. 어린 시절, 잔병치레도 많고 사고뭉치인 미나토에게 서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형 하야토의 조언으로 그것은 자신을 동경하고 질투해서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마음가짐을 바꾸었다. 지금은 둘도 없는 동생 바보다.
에피소드 1 '유즈키네 집'의 첫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나토는 늘 예의주시가 필요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다. 가족들을 위한답시고 아침을 준비하고, 빨래도 널지만 늘 일을 두 배로 만들어 하야토가 한숨을 푹푹 쉬기도 한다. 그러나 눈치가 빠른 탓에 가족들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한다. 막내답지 않게 속이 깊고 어른스러운 가쿠토가 축제의 불꽃놀이를 보고 싶어 벽에 걸린 축제 포스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하야토에게 부담이 되지 않게 학부모 참관 수업 안내문을 숨기는 것은 늘 미나토에 의해 포착된다. 서툴지만, 동생과 형들을 위해 애쓰는 순수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된다. 막내 가쿠토는 가끔은 안쓰러울 정도로 어른스러운 캐릭터다. 초등학교 1학년, 6살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자신보다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를 걱정하며 늘 전전긍긍한다. 세상의 이치를 통달한 듯한 태도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보다는 사극을, 앞집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며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들은 귀엽지만 다소 울컥한 마음도 든다. 부모님과 함께 지낸 기억보다 형들과의 추억이 더 많은 막내로 늘 사랑받지만, 그만큼 알게 모르게 슬픔도 많다.
너무 다르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만은 누구보다 비슷한 유즈키네 형제들의 일상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작화로 표현된다. 더욱이 부모의 큰 빈자리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추억의 조각들로 채워진다. "몇 년 전,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네형제가 어찌어찌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 없는 생활은 쓸쓸하지만 없는 걸 생각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다"라는 1화 에피소드의 미나토 내레이션처럼, 그들은 상실을 그 자체로 인정하고 과거나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마지막 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부모님의 묘비를 찾은 후에 비가 개고 함께 나들이를 가는 모습은 이들 형제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듯하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 '일본 AT-X TV 만화 '유즈키네 사 형제'(柚木さんちの四兄弟)
후지사와 시즈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AT-X TV 만화 '유즈키네 사 형제'(柚木さんちの四兄弟。2023)는 '가족'이라는 형태 안에서 서로 다른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는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사고로 부모를 잃은 사형제의 서툴지만 엉뚱하고, 서글프지만 꿋꿋하게 빈자리를 채워나가며 삶을 살아내는 형제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TVA '짱구는 못말려'(1992~1996), 크레용 신짱 극장판 시리즈 '액션가면 대 그래그래 마왕'(1993), '흑부리 마왕의 야망'(1995) 등 혼고 마츠루 감독의 2023년도 4분기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에서 2023년 10월 5일 12월 21일까지 방영되었다. 한국에서는 투니버스에서 10월 14일부터 12월 21일까지 방영되었으며, 현재 Laftel과 TVING에서 감상할 수 있다. 회차당 러닝타임은 24분으로 구성되어, 총 12부작으로 편성되었다. '유즈키네 사 형제'는 부모님의 상실과 아픔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오히려 남겨진 사형제가 어떻게 좌충우돌 살아가는지를 조명하며 경쾌하게 그려낸다. 고등학교 교사인 장남 유즈키 하야토(23세), 중학교 1학년인 차남 유즈키 미코토(13세), 동급생인 삼남 유즈키 미나토(12세),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 유즈키 가쿠토(6세)가 지닌 각자의 고민과 일상이 뒤엉키며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묻는다.
다소 나이 차이가 나는 형제들은 형태는 전혀 다르지만, 본질은 비슷한 고민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장남 하야토는 가끔은 버겁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는 동생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교사 업무 탓에 밤늦게 잠자리에 들면서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동생들의 도시락을 싸고, 집안일과 학교 생활까지 챙기기 때문이다. 차, 여행, 연봉 이야기를 나누는 고등학교 동창회에서도 동생들의 육아만 털어놓으며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럼에도 부모님의 장례를 치르며 결심했던 처음의 마음을 기억하며 벅찬 일상에도 동생들을 자신의 손으로 키우는 '엄마' 같은 큰형이다. 그런가 하면, 차남 미코토는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믿음직스러운 캐릭터다.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이른바 '동생 바보'라는 것. 몇 개월 차이 나지 않지만, 학교를 같이 입학한 동생 미나토의 모든 투정도 받아주는 (애니메이션 작화로도 표현되는) 열반의 경지에 올랐다. 어린 시절, 잔병치레도 많고 사고뭉치인 미나토에게 서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형 하야토의 조언으로 그것은 자신을 동경하고 질투해서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마음가짐을 바꾸었다. 지금은 둘도 없는 동생 바보다.
에피소드 1 '유즈키네 집'의 첫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나토는 늘 예의주시가 필요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다. 가족들을 위한답시고 아침을 준비하고, 빨래도 널지만 늘 일을 두 배로 만들어 하야토가 한숨을 푹푹 쉬기도 한다. 그러나 눈치가 빠른 탓에 가족들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한다. 막내답지 않게 속이 깊고 어른스러운 가쿠토가 축제의 불꽃놀이를 보고 싶어 벽에 걸린 축제 포스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하야토에게 부담이 되지 않게 학부모 참관 수업 안내문을 숨기는 것은 늘 미나토에 의해 포착된다. 서툴지만, 동생과 형들을 위해 애쓰는 순수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된다. 막내 가쿠토는 가끔은 안쓰러울 정도로 어른스러운 캐릭터다. 초등학교 1학년, 6살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자신보다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를 걱정하며 늘 전전긍긍한다. 세상의 이치를 통달한 듯한 태도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보다는 사극을, 앞집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며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들은 귀엽지만 다소 울컥한 마음도 든다. 부모님과 함께 지낸 기억보다 형들과의 추억이 더 많은 막내로 늘 사랑받지만, 그만큼 알게 모르게 슬픔도 많다.
너무 다르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만은 누구보다 비슷한 유즈키네 형제들의 일상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작화로 표현된다. 더욱이 부모의 큰 빈자리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추억의 조각들로 채워진다. "몇 년 전,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네형제가 어찌어찌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 없는 생활은 쓸쓸하지만 없는 걸 생각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다"라는 1화 에피소드의 미나토 내레이션처럼, 그들은 상실을 그 자체로 인정하고 과거나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마지막 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부모님의 묘비를 찾은 후에 비가 개고 함께 나들이를 가는 모습은 이들 형제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듯하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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