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리뷰
≪최지예의 별몇개≫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개봉 전 먼저 본 영화의 별점을 매깁니다. 영화표 예매 전 꼭 확인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외계+인' 2부 별몇개? = ★★★
끓을 듯 말듯 애태우는 비등점의 초반부를 지나면 신명 나게 달리는 순간이 온다. 보란 듯이 뒤통수를 치는 반전의 크로스가 터질 때. '어라?' 하며 허리를 곧추세운 찰라, 활개 치는 캐릭터들의 유머 앞에서 만면에 웃음이 띄워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387일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조용히 칼을 간 최동훈 감독의 재기발랄한 한 끗이 빛나는 '외계+인' 2부다.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 1부에 이어진 대단원의 마침표를 호쾌하게 찍어낸다. 찝찝함을 남겼던 1부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2부에서는 막혔던 혈이 뚫린 듯 시원하게 내달린다. 마지막 엔딩신에서 '택시!'를 외치는 무륵(류준열)의 목소리가 이토록 개운할 수 없다. '외계+인' 2부는 평화를 수호하는 소녀, 도사, 신선, 고양이, 로봇 등이 악에 맞선다는 점에서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를 떠오르게 한다. 앞서, 1부에서 김 감독은 캐릭터를 두고 '어벤저스'에 빗댔다지만, 캐릭터의 군상과 이들의 유머 코드로 볼 때 '가오갤'에 더 가까운 듯 싶다. 이들은 신통하지만 절대적이지 않고 하찮은 듯하면서도 꽤 쓸모 있는 능력을 가지고, 목적에 따라 때로는 흘러가는 대로 위기에 대처하다 세상을 구하는 일에 힘을 모으게 된다.
2부의 가장 큰 미덕은 1부에서 뿌려 놓은 설정과 복선이 제 자리를 찾는 것에 있다. 목구멍을 옥좼던 고구마가 사이다로 치환되며 '떡밥'들이 제 기능을 다 하는 것이 확인될 때의 쾌감은 1부와 2부 사이의 간극에 비례하며 배가된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외계+인' 1부를 예습하는 성의를 가진다면 이 영화는 뜯고 씹고 맛보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완성도를 지녔다.
특히, 서사 면에선 무륵과 이안(김태리)의 반전 크로스를 비롯해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민개인(이하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김 감독은 이들을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엮이는 방대한 서사를 관객의 입장에서 컴팩트하게 풀어내려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이야기꾼답게 자신의 세계관 만큼은 올곧고 뚝심있게 끌고 간다. 무륵을 연기한 류준열은 진지함과 유머 사이를 섬세하게 가르고, 이안 역의 김태리는 제 몫을 충실히 한다. 가드 김우빈은 충분히 맛깔난다. 민개인 역의 이하늬는 단연 발군이다. 영화를 들었다놨다 한다. 흑설의 염정아와 청운 조우진은 든든하고 즐겁다. 자장 역 김의성과 능파 진선규는 존재감이 톡톡하다.
다만, 1부와 2부, 둘로 쪼개어진 영화는 여전한 아쉬움이다. 러닝타임이 길어지더라도 떡밥 회수까지 1년 반이 걸린 것은 끝내 영화에 치명적 단점이 됐다. 그만큼 1부와 2부를 연달아 보게 되면 이전과는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다.
오는 1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 타임 122분. 쿠키 영상 없음.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개봉 전 먼저 본 영화의 별점을 매깁니다. 영화표 예매 전 꼭 확인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외계+인' 2부 별몇개? = ★★★
끓을 듯 말듯 애태우는 비등점의 초반부를 지나면 신명 나게 달리는 순간이 온다. 보란 듯이 뒤통수를 치는 반전의 크로스가 터질 때. '어라?' 하며 허리를 곧추세운 찰라, 활개 치는 캐릭터들의 유머 앞에서 만면에 웃음이 띄워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387일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조용히 칼을 간 최동훈 감독의 재기발랄한 한 끗이 빛나는 '외계+인' 2부다.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 1부에 이어진 대단원의 마침표를 호쾌하게 찍어낸다. 찝찝함을 남겼던 1부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2부에서는 막혔던 혈이 뚫린 듯 시원하게 내달린다. 마지막 엔딩신에서 '택시!'를 외치는 무륵(류준열)의 목소리가 이토록 개운할 수 없다. '외계+인' 2부는 평화를 수호하는 소녀, 도사, 신선, 고양이, 로봇 등이 악에 맞선다는 점에서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를 떠오르게 한다. 앞서, 1부에서 김 감독은 캐릭터를 두고 '어벤저스'에 빗댔다지만, 캐릭터의 군상과 이들의 유머 코드로 볼 때 '가오갤'에 더 가까운 듯 싶다. 이들은 신통하지만 절대적이지 않고 하찮은 듯하면서도 꽤 쓸모 있는 능력을 가지고, 목적에 따라 때로는 흘러가는 대로 위기에 대처하다 세상을 구하는 일에 힘을 모으게 된다.
2부의 가장 큰 미덕은 1부에서 뿌려 놓은 설정과 복선이 제 자리를 찾는 것에 있다. 목구멍을 옥좼던 고구마가 사이다로 치환되며 '떡밥'들이 제 기능을 다 하는 것이 확인될 때의 쾌감은 1부와 2부 사이의 간극에 비례하며 배가된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외계+인' 1부를 예습하는 성의를 가진다면 이 영화는 뜯고 씹고 맛보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완성도를 지녔다.
특히, 서사 면에선 무륵과 이안(김태리)의 반전 크로스를 비롯해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민개인(이하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김 감독은 이들을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엮이는 방대한 서사를 관객의 입장에서 컴팩트하게 풀어내려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이야기꾼답게 자신의 세계관 만큼은 올곧고 뚝심있게 끌고 간다. 무륵을 연기한 류준열은 진지함과 유머 사이를 섬세하게 가르고, 이안 역의 김태리는 제 몫을 충실히 한다. 가드 김우빈은 충분히 맛깔난다. 민개인 역의 이하늬는 단연 발군이다. 영화를 들었다놨다 한다. 흑설의 염정아와 청운 조우진은 든든하고 즐겁다. 자장 역 김의성과 능파 진선규는 존재감이 톡톡하다.
다만, 1부와 2부, 둘로 쪼개어진 영화는 여전한 아쉬움이다. 러닝타임이 길어지더라도 떡밥 회수까지 1년 반이 걸린 것은 끝내 영화에 치명적 단점이 됐다. 그만큼 1부와 2부를 연달아 보게 되면 이전과는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다.
오는 1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 타임 122분. 쿠키 영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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