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튿날 태호는 효심을 가구점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자신이 꿈꿔온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곁을 떠나 미국에서 홀로 외롭게 생활한 태호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밥 먹고, 목욕하고, 뒹굴고, 부비고, 노는 평범한 일상을 꿈꿨다. 효심과 함께 침대에 나란히 누워 “우리 언젠가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겠죠? 난 그날만 기다려요”라며 간접 프러포즈를 하는 태호의 눈빛엔 설레는 진심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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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효심이 태호와 행복한 ‘각자도생’을 즐기는 사이, 그녀가 떠난 집은 난장이 됐다. 곁에서 말동무 해주고 지켜줬던 효심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자 잠 못 이루던 선순(윤미라 분)은 큰아들 효성(남성진 분)에게 시시때때로 전화를 걸어 투정을 부렸다. 그런 남편에게서 이상 낌새를 감지한 희주(임지은 분)는 “나는 절대 어머니랑 못 산다”며 미리 선수를 쳤다.
효준은 급기야 고시원에서 짐을 싸서 집으로 들어왔다. 효심이 지원 중단을 선언한 탓도 있었지만, 효준 역시 홧김에 제 인생 살아보겠다고 결심했다. 사실 변호사는 효준의 꿈이 아니었다. 사법 고시를 통과하지 못해 윤리교사가 된 후, 한 집안의 가장으로 눌러앉아야 했던 아버지가 집을 나가자, 선순이 그 한을 풀고 여봐란듯이 자랑하고 싶어 효준에게 변호사 공부를 시켰다. 시험을 코 앞에 두고 포기한 철없는 동생 소식을 듣고 달려온 효성은 결국 물러서지 않는 효준과 우격다짐 몸싸움까지 벌였다. 중년의 형제의 다툼을 보며 속이 터질 때로 터진 선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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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명희(정영숙 분)는 태산가와 TV 라이브가 정략적으로 맺어진 태민의 결혼식 뉴스를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리도록 기함했다. 이에 숙향(이휘향 분)에게 전화를 걸어 TV 라이브 회장은 태산을 집어삼킬 인물이라며 “태민이 결혼 물러라”라고 호통을 쳤다. 이럴 때를 대비했던 숙향은 염전무(이광기)에게 공중전화 번호를 보여주며 명희를 찾아내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염전무에게 은신이 발각된 명희의 위기 엔딩에 긴장감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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