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20년이 넘은 세월이 흘러 ‘고사리 장마’가 찾아온 계절의 어느 날, 고미자는 해녀 회장의 만류에도 바다가 잠잠한 틈을 타 물질을 하러 바다로 향했다. 물질이 곧 생계인데 작업량이 적어 시어머니의 잔소리를 듣던 차였다. 부미자는 그런 고미자를 홀로 보낼 수 없었다. 물살이 세지면 바로 나오자 약조한 두 짝꿍은 그렇게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날 “지금은 잔잔해 보여도 돌아서면 성내 부는 바다”는 부미자를 데려갔다. 이로써 조상태(유오성 분)가 “죽을 때꺼정 끝까지 미워할 꺼”라며 고미자에게 날을 세우고, 용필(지창욱 분)과 삼달(신혜선 분)의 관계를 죽어라 반대했던 가슴 아픈 사연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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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필에게 이유는 있었다. 몇 번이고 설득했지만, 딸들 걱정시키기 싫은 미자는 “입도 벙긋 하지 말라”며 엄포를 놨다. 그럼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삼달이었지만, “1년에 한 번이라도 집에 왔으면 ‘엄마’ 몸 안 좋았던 거 알 수 있었어”라는 용필의 말엔 반박할 수 없었다. 그동안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에게 무신경했던 건 자신이었다.
삼달에게도 말하지 못한 사정이 있었다. 살다가 이따금씩 용필의 흔적을 맞닥트릴 때마다 삼달은 무너졌다. ‘독수리 오형제’ 친구들의 SNS에서 그의 사진만 봐도 힘들었다. 이 때문에 친구들의 연락도 모조리 끊고 철저히 혼자가 됐다. 그렇게 8년이란 세월을 견뎠는데, 자꾸만 “괜찮아”라고 물어오는 용필에 세차게 흔들렸다. 병원에서도 “괜찮냐”는 그의 한 마디에 왈칵 쏟아질 뻔한 눈물을 겨우 참아냈다. 그래서 우리 집 그만 걱정하고 챙기라며, “더하면 이젠 부담스러운 관계”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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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힘을 빌린 삼달에게 용필이 또다시 다가왔다. 삼달은 더 이상 감정을 누를 수가 없었다. “내가 너를 어떻게 잊었는데 왜 자꾸 괜찮냐고 물어. 왜 자꾸 사람을 흔드냐고, 내가 진짜 기대버리면 어쩌려고”라며 폭발했다. 하루에도 12번씩 튀어나오는 감정을 억지로 욱여 넣었던 용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열심히 선을 긋던 삼달이 먼저 다가가 입을 맞췄다.
‘웰컴투 삼달리’ 10회는 오늘(31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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