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시위 선넘네" 하이브에 허위사실·원색적 비난…이젠 여의도까지 진출 [TEN스타필드]
《윤준호의 불쏘시개》

연예계 전반의 이슈에 대해 파헤쳐 봅니다. 논란과 이슈의 원인은 무엇인지, 엔터 업계의 목소리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K팝 팬들의 트럭 시위가 선을 넘고 있다. 현재 트럭 시위 현장은 엔터사 사옥뿐 아니라 서울 곳곳에서 볼 수 있다. K팝 팬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라지만, 노골적인 표현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과도한 시위는 엔터사들은 물론, 소속 아티스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지난 18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가 소속사 하이브를 향해 트럭 시위를 벌였다. 재재계약이 언급된 만큼 BTS 팬으로 추정할 수 있다. 통상 사옥 근처에서 진행하던 시위와 달리 여의도 근처에서 트럭시위를 했다. 해당 트럭은 여의도 한국거래소 옆 골목에서 불법주차된 채로 있었다. 하이브가 상장사인만큼 증권사 주변에서 시위를 함으로서 주가에 영향을 끼치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트럭에는 "하이브 혹시 너희 악플러처럼 X이코패스야? 왜 고소 안 해?" "하이브 혹시 너네 악플러랑 한패야? 왜 고소 안 해?" "하이브 일하는 꼬라지가 재재계약 못한 것 같은데요? 수상 축하도 안 해 악플 고소도 안 해 싱글CD 품절 재입고도 안해 하는 건 회사 자화자찬 언플 뿐" "팬들은 하이브를 믿지 못합니다 팬들이 믿는 건 나의 아티스트 뿐"이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트럭시위 선넘네" 하이브에 허위사실·원색적 비난…이젠 여의도까지 진출 [TEN스타필드]
팬들의 걱정과 우려가 담긴 이야기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하이브는 실제로 매 시기에 맞춰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악의적인 주장에 대해 강경 대응 하고 있다. 지난 6월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빌리프랩, 쏘스뮤직, 어도어 등은 각각 "악성 게시물에 대해서 강력하게 법적 대응 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 과정에 어떠한 합의나 선처도 없다"고 전한 바 있다.

물론, 엔터사의 대응에도 팬들은 아쉽다. 악플러에 대한 고소 절차와 처벌 등에 대해 즉각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터 업계 특성상 즉각적인 정보 공개에 대한 부담은 있다. 연예계 관계자 A 씨는 "아티스트를 위해 트럭 시위를 벌이는 팬덤의 마음은 이해하고 있다"라며 "엔터사 입장에서 마냥 팬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의 요청이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묵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트럭시위 선넘네" 하이브에 허위사실·원색적 비난…이젠 여의도까지 진출 [TEN스타필드]
올해만 해도 여러 차례 팬덤의 트럭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7월 소녀시대 태연의 팬덤은 입장문을 통해 '아티스트의 인기에 걸맞은 해외 콘서트 장소를 대관하고 콘텐츠 제작 횟수를 늘려줄 것, 악플 고소 진행 상황을 공유해줄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성동구 SM 엔터 본사 앞에서 이달 초까지 트럭 시위를 펼쳤다.

앞서 5월에는 샤이니 팬덤이 팬 미팅 장소의 불만을 품고 트럭 시위를 진행했고, 가수 아이유 팬덤은 루머 고소 진행 상황을 공유해줄 것을 촉구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트레이키즈 팬덤 역시 아티스트의 국내 활동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트럭 시위는 팬덤이 직접적으로 엔터사에게 주장을 펼치는 수단이 됐다. 트럭 시위의 시초는 게임 업계였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시위가 어려워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이 됐다.

다만, 트럭 시위에는 여러 부작용이 있다. 일부 팬들의 목소리가 과하게 대변된다는 점, 팬들과 엔터사 사이에 부정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점 나아가 엔터사의 사업 방향성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이다. 팬덤과 엔터사의 발전적인 소통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연예계 관계자 B 씨는 "'무분별한 트럭 시위가 K팝 문화에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크다. 개인의 주관적 판단과 욕심에 의해 엔터사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매니지먼트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엔터사를 향한 팬덤의 정당한 요구와 적절한 방식, 또 팬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주는 엔터사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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