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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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 한소희가 생존을 향한 뜨거운 사투를 벌인다. 정동윤 감독은 '경성크리처'의 차별점에 대해 "멋있는 크리처가 아닌 사연이 있는 슬픈 크리처"라고 강조했다.

19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레이어20 스튜디오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 정동윤 감독이 참석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스토브리그'를 연출한 정동윤 감독과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구가의 서', '제빵왕 김탁구' 등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박서준은 '경성크리처'에 대해 "1945년을 배경으로 한, 크리처가 나오는 장르물이다. 그러나 두 청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양한 복합 장르를 선물해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정동윤 감독은 "작가님과 '경성크리처' 작품을 만들 때 연출자로서 경성 쪽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초반에 모여서 이야기하다가 우리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기에 크리처를 잘 섞어서 만들면 우리 이야기를 세계에 널리 전달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시대극과 크리처물을 접목시킨 이유에 대해 말했다.

앞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크리처물 '스위트홈' 시리즈와의 차별점을 묻자 정동윤 감독은 "'경성크리처' 만의 차별점은 슬픈 정서가 굉장히 녹아있다. 강력하고 멋있는 크리처물은 아니다. 사연이 있는 크리처라 몸과 행동, 표정에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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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은 경성 최대 규모의 전당포인 금옥당의 대주이자 본정거리에서 필요한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장태상 역을 맡았다. 박서준은 "이야기 자체가 매력있게 다가왔다. 역할까지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강은경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만날 수 있게 됐고, 정동윤 감독님은 내가 '이태원 클라쓰'를 할 때 '스토브리그'를 하고 계셔서 꼭 만나보고 싶었다. 한소희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서준은 장태상 캐릭터에 대해 "엄청난 자산가이자 전당포의 대주다. 금옥당의 대주가 되기 전까지 많은 고생을 하면서 성장한 인물이다. 어느날 어떤 사건에 연루가 된다. 그 안에서 태상이가 살아 온 인생이 보일 수 있도록 캐릭터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다양한 매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박서준은 첫 촬영 장면이 고문이었다며 "추운날로 기억된다. 물 계속 맞아가면서 온 몸이 젖었다. 신고식인가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고생 아닌 고생을 했다. 이 드라마의 처음이 이렇다면 끝은 어떨까 하는 기대감이 들 정도로 강렬한 인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한소희와의 절제된 멜로를 선보이는 박서준. 그는 "항상 고민하는 게 완급 조절이다. 감정선이라는 게 있고,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껴지는지, 말이 되게 표현해야 하는게 배우라고 생각해서"라며 "상황이 주는 분위기와 감정이 있어서 채옥이를 바라보면 그 느낌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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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는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는 소문난 토두꾼 윤채옥으로 분한다. 한소희는 "정동윤 감독님의 '스토브리그'를 재밌게 봤고, 박서준 선배가 나오는 드라마도 잘 봤다"며 "시대가 주는 배경이 가장 끌렸다. 크리처물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가 궁금해서 이끌렸다"고 밝혔다.

한소희는 "제 성격과 채옥이 성격이 같지는 않다. 나는 별로 여유롭지 않은 성격"이라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대가 주는 영향도 있고, 태상과 주위 인물이 주는 영향도 있었다. 어머니는 찾아야 하는 목적이 분명해서 그것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머리가 풀어지는 슬로우모션 장면을 위해 헤드뱅잉만 20번 넘게 했다고. 한소희는 "첫 촬영인데 끝 촬영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목에 점점 담이 오기 시작하고, 그 다음날은 목을 돌리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감독님의 집요함이 그 장면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한소희는 작년 8월 '경성크리처' 촬영 중 눈 주위 안면부 부상을 입은바 있다. 이에 한소희는 "욕심을 내다 보니 다친 것"이라며 "액션을 함에 있어서 부상은 나만 다치는 게 아니다. 스턴트팀도 다치고, 액션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다 다친다. 안 다치면 다행이지만 작게 다치면 정말 좋을 정도로 안 다치고 액션을 할 수는 없는 환경이다. 촬영을 시작하면 모두가 진심으로 촬영에 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과한 건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 거다. 구분해서 했으면 부상을 피해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내가 몸을 불사지른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촬영에 지장을 준 것 같아 아쉬움도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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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은 일본 귀족 부인인 마에다 유키코를 연기한다. 수현은 "오랜만에 선택한 작품"이라며 "캐릭터 간의 작은 갈등들, 미묘한 감정들이 어렵고도 재밌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엄청난 부를 가지고 있고, 옹성병원을 후원하는 인물이다. 단아하고 예쁜 자태로 지내는데 속내를 알 수 없다. 유일하게 태상을 친구 삼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숙은 금옥당의 집사이자 태상과는 가족 같은 사이인 나월댁 역을 맡았다. 김해숙은 "배우들끼리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촬영 현장은 치열했다. 나날이 지쳐가는 모습을 봐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극을 많이 봤는데 그런 세트는 처음봤다. 나중에 촬영이 끝나고 부순다고 해서 화냈을 정도"라고 세트장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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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철은 채옥의 아버지이자 10년 전 실종된 아내를 찾기 위해 만주에서 경성으로 온 윤중원을 연기한다. 조현철은 "개인적으로 윤중원이 멜로를 하는 인물이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강은경 작가는 윤중원 캐릭터에 대해 서사가 가장 탄탄하고 멋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한철은 "이런 역할을 왜 나를 주지 싶을 정도로 황송했다. 악역이나 코믹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내가 했던 역할 중에 가장 멋있는 역할을 준 것 같다. 많이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는데, 목표가 분명한 인물이라 잘 따라가려고 했다.

한소희는 조한철과의 부녀 호흡에 대해 "태상보다도 자주 현장에서 봤다. 실제로 촬영 하면서 고민들이나 문제점들이 생기면 선배님한테 많이 의지하고 물어봤다. 선배님도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조언과 이야기를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조한철은 "전작 '마이 네임'에서 워낙 몸을 많이 쓴 걸 보고 놀랬어서 제발 다치지 말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너무 더운 옷을 입고 있었어서 서로 챙겨주고, 오히려 내가 케이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경성크리처' 파트1은 오는 12월 22일, 파트2는 1월 5일 공개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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