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초동 20만장 기록…국내 음원 차트서도 호성적
'크리에이터 출신 걸밴드' QWER, 유튜브 뮤직서 8위 하기도
/ 사진제공=블래스트, 타마고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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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해마다 많은 신인 아이돌들이 데뷔를 알리고 있지만 2023년은 어느 때보다 특별한 한 해였다. 지금껏 없었던 모습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를 알렸기 때문. 신선하지만 낯선 모습이기에 많은 우려도 따랐지만 이들은 신인 아이돌의 범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가 지난 12일 발매한 캐롤송 'Merry Pllistmas'는 발매 6시간 만인 13일 자정, 멜론 TOP100 차트 7위로 안착했다. 이외에도 플레이브의 '여섯 번째 여름', 'Dear. PLLI', 'I Just Love Ya', '왜요 왜요 왜?', 'Pixel world', '기다릴게' 등 여러 곡이 멜론 톱100 차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앞서 말했듯 플레이브는 MBC 사내 벤처 1기 출신 회사 블래스트(VLAST)에서 탄생시킨 버추얼 아이돌 그룹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이돌 그룹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쉽게 말하자면 실제 사람이 아닌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구성된 그룹이다. 물론 각자의 캐릭터 뒤에는 사람이 존재한다. 이들은 캐릭터 디자인을 앞세웠지만 실제 자신의 목소리로 가창에 참여하고, 특별 장치를 장착해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춤도 출 수 있다.

이들은 데뷔 전 부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멤버를 알렸다. 또한 3월 데뷔 이후에도 유튜브 등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오면서 팬들과 긴밀히 소통을 이어왔다. 타 아이돌들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소통하면서 친근한 모습을 보이며 버추얼 아이돌 이라는 한계를 극복해 온 것.
/ 사진제공=블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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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점 덕분에 플레이브는 지난 8월 발매한 미니 1집 '아스테룸 : 더 쉐이프 오브 싱스 투 컴(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은 초동(발매 일주일 간 판매량) 2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또한 이들이 유튜브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은 전 세계 시청자 2만2,000명이 몰렸고, 영상통화 이벤트 당첨자의 절반 이상이 해외 팬일 정도로 중국,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점이 오히려 이들에게 이득이 되기도 했다. 기존의 아이돌 팬덤에서 유입되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관심을 끌면서 여러 분야의 팬들을 끌어모으게 된 것.

또한 플레이브는 직접 노래를 작사, 작곡해왔고 뛰어난 보컬 등으로 실력을 입증하면서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타 아이돌들과 마찬가지로 음악방송, 팬사인회, 라이브 방송, 버블(프라이빗 메세지 서비스)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왔다.
/ 사진제공=타마고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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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김계란이 제작한 걸밴드 QWER은 우려를 딛고 예상 밖의 성적을 써내려가고 있다. 멤버 넷 중 세 명이 데뷔 전부터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인터넷 방송인들로, 크리에이터 쵸단과 마젠타, 410만 틱톡커 히나로 구성됐다. 여기에 일본 아이돌 NMB48 출신 시연이 합류했다. 이들은 오디션을 보고 짧으면 몇 개월, 길면 몇 년까지도 트레이닝을 거쳐 데뷔하는 전형적인 아이돌 그룹들과는 다르게 유튜브 콘텐츠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결성됐다.

그렇기에 실력적인 부분에서 우려도 따랐지만 QWER은 지난 10월 발매된 데뷔 앨범 '하모니 프롬 디스코드'(Harmony from Discord)으로 초동 주문량 약 2만 3000장을 기록하며 데뷔 앨범 기준 역대 걸그룹 9위에 이름을 올리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7일 오후 기준 타이틀곡 '디스코드'(Discord)는 멜론 핫100 22위, 톱100 74위에 자리하며 차트인에 성공했다. 또한 유튜브 뮤직이 발표한 한국 인기곡(주간) 톱100 차트 8위(집계기간 11월 24~30일)에 오르면서 발매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 사진제공=타마고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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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이 실력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딛고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이들이 가요계에서 보기 드문 걸밴드 그룹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데뷔 타이틀곡 '디스코드'는 빠르고 에너지 있는 연주와 경쾌한 기타 리프, 그리고 위트 있는 가사가 인상적인 곡으로 이들의 데뷔 프로젝트와 동명인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가 떠오르는 발랄한 곡이다.

또한 밴드의 주축이 되는 보컬 시연의 실력이 대중들의 마음을 여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정식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아이돌 그룹이 아닌 크리에이터 출신으로 구성됐다는 점도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큰 이유가 됐다.

틱톡, 유튜브, 트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이미 얼굴을 알린 상태이기에 데뷔 초반부터 화제가 되며 반응을 끌 수 있었다. 블루오션 축에 속하는 걸밴드 장르에 보컬 멤버의 뛰어난 실력, 데뷔 전부터 보유했던 수많은 팔로워 세 박자가 결국 QWER의 음악을 널리 알릴 수 있게 한 것.

업계에서는 기존의 트레이닝을 거치지 않은 이들의 성공이 가요계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틱톡, 유튜브 등 다양한 SNS 플랫폼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리는 방식이 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이라는 것.

실제로 플레이브는 실물을 볼 수 없는 버추얼 아이돌, QWER은 크리에이터 출신으로 구성된 걸밴드 그룹이기에 실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따랐음에도 앨범 판매량은 물론 차트에서 예상 밖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미약한 나비의 미약한 날개짓이 훗날 토네이도가 되는 나비효과처럼 이들이 앞으로 가요계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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