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 수 틀리면 분이 풀릴 때까지 지랄 지랄해서, 지랄 맞은 애라 불렸다”는 조삼달. 이는 남친 천충기(한은성)의 바람이 발각되는 장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삼달은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슬퍼하기 보단 되려 분노 게이지를 한계치까지 상승시켰고, 전방에 시원한 욕사발을 발사했다. 그것도 모자라 충기의 회사까지 찾아갔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의 머리 위로 썩은 물김치를 화끈하게 투척하며 통쾌함을 안겼다. 받은 만큼 반드시 되갚아주는 삼달은 역시 삼달리가 인정한 “지랄 맞은 애”였다.
ADVERTISEMENT
그러나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마음의 상처가 아예 없을 순 없는 일. 삼달이 아끼던 은주가 충기의 바람 상대인 것도 모자라, 이를 스스로 밝히며 뻔뻔하게 굴자 내상을 입었다. 바람 피운 사실이 들통나도 사과보단 어떻게 알았는지가 더 중요했던 충기의 태도 역시 내심 상처였다. 그날 밤, 술을 거하게 마시고 귀가한 삼달은 ‘쿨’한 척 할 필요 없는 언니 조진달(신동미)과 동생 조해달(강미나) 앞에서 온갖 주정을 부리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그러다가 감정이 북받쳐 어린 아이가 떼를 쓰듯 목 놓아 우는 그녀는 안쓰러움과 가슴 저미는 먹먹함까지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날의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은주를 벼랑 끝으로 몰아 붙일 정도로 상처였던 건지 끊임없이 되새김질 해보고 괴로워하는 그녀는 겉보기엔 강해도 마음은 한없이 여린 외강내유의 인물이었다.
이러한 삼달의 유일무이한 매력은 “편안한 사람들 앞에서 더욱 분출된다”는 것이 제작진의 전언. 각자 한 성격하며 ‘공포의 세 자매’로 불리는 진달, 해달과 ‘독수리 오형제’ 조용필(지창욱), 왕경태(이재원), 차은우(배명진), 부상도(강영석)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삼달이 사회적 가면을 쓰지 않고 본연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무수히 쌓인 빈 맥주 캔을 본 엄마 미자(김미경)의 불호령에 삼달이 도망치려는 자매들의 뒷덜미를 덜컥 붙잡는 장면, “도른자 커플”답게 돌아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 이뤄진 용필과의 재회 장면 등 이미 ‘맛보기’만으로도 그 매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에 각박한 서울 생활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채 개천으로 돌아온 삼달이 정겨운 삼달리 사람들과 얽히며 또 어떤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뒤집어놓을지 기대된다.
ADVERTISEMENT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