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일의 휴가' 배우 신민아 인터뷰
배우 신민아.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신민아.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들꽃 같다는 말. 어쩌면 배우 신민아에게 잘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닐가 싶다. 통통 튀는 자연스러운 매력과 같은 자리에서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그러하다.

신민아의 필모그래피를 둘러보면, '러블리함'이 돋보이는 캐릭터를 자주 맡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달콤한 인생'(2005)에서는 범죄조직의 보스 강사장(김영철)의 애인 강희수 역으로 범접할 수 없는 세련된 모습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에서 봉인에서 풀려난 여우 역으로 모든 것이 처음인 달콤살벌함, '아랑 사또전'(2012)에서는 천방지축 예측불가인 원귀 아랑 역으로, '갯마을 차차차(2021)에서 외모, 스펙 뭐하나 빠지는 것이 없지만 정의롭기까지 한 윤혜진까지.

그러나 영화 '3일의 휴가'의 진주는 그간 보여줬던 신민아 특유의 싱그러움보다는 묵직함이 느껴진다. 세상을 떠났던 엄마 복자(김해숙)이 3일간 휴가를 받아 내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3일의 휴가. 신민아는 패딩을 간단하게 걸친 수수한 복장임에도 유독 빛이 난다. "항상 뜨거웠다. 뜨겁게 기다리고 뜨겁게 임했다"라는 신민아의 말처럼, 그녀의 연기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차분하지만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을 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엄마와 딸의 관계성이 시나리오를 선택한 이유였다는 신민아는 "예고편만 봐도 울컥한다는 지점처럼 '3일의 휴가'는 엄마와 딸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언젠가 모두 헤어지지 않나. 아주 가까운 사람을 잃어본 적은 없지만, 생각만으로도 너무 슬픈 것 같다. 누군가를 잃었을 때, 누가 나를 보고 있냐는 점을 너무 무겁지 않게 판타지적으로 푸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다"라고 이야기했다.

2015년부터 8년째 연애를 이어오고 있는 연인 김우빈은 '3일의 휴가' VIP 시사회에 참여하며 크게 화제가 됐다. 신민아는 "VIP 시사회에 많은 분이 오셨는데 다들 너무 재밌게 보셨다. (김우빈도)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 비슷한 감정으로 봤더라. 조금 울지 않았을까"라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엄마 복자와 딸 진주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실제 모녀 사이는 어떠냐는 질문에 신민아는 친구처럼 지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민아는 "전형적인 엄마와 딸 같은 느낌은 아니다. 이 작품을 찍고 나서 전형적인 엄마와 딸 감정이 오히려 생겼다. 바뀌었다기보다 항상 그런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에 더 공감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표현을 하는 편이다(웃음) 엄마한테 전화 안 오고 오히려 전화를 내가 한다"라고 덧붙였다.

'국민 엄마'의 대표주자인 배우 김해숙과 극 중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신민아는 비슷한 지점이 많아 편했다고 말하며 "(김해숙 선생님의) 눈만 봐도 눈물이 날 것 같더라. 뭔가 선생님의 얼굴, 웃음, 자주색 옷만 봐도 슬프더라. 굉장한 장점이자 아우라인 것 같다. 되게 많은 장르도 하시지 않나. 센 캐릭터도 하시고 우아하고 멋있는 캐릭터도 하셨다. 많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지 않은데,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와 재회할 때는 너무 눈물이 나더라. 꾹 참으면서 연기했다"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김해숙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겪은 신민아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신민아는 말수는 적은데 용광로처럼 뜨거운 열정을 지닌 배우'다. 신민아는 평소 연기에 대한 열정은 많지만 차분한 성격 탓에 사람들이 잘 몰라본다며 "항상 뜨거웠다. 근데 워낙에 감정 표현이 드러나는 편은 아녔기에. 어릴 때부터, 뜨겁게 기다리고 뜨겁게 임했다"라고 강조했다.

모녀 서사와 더불어 친구 미진 역의 황보라와 투덕거리는 케미는 무거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웃음 포인트다. 신민아는 현장에서 호흡을 맞춘 황보라에 대해 "되게 맑고 솔직하다. 두 작품째인데. 내가 워낙 먼저 살갑게 못 하는 성격이라서(웃음) 복자와 함께 셋이 찍는 장면에서도 너무 웃으면서 했다. 대사를 해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듣고 리액션하는 버릇이 있다 보니 깔깔대면서 웃었다. 무해한 매력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신민아.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신민아.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1998년 키키 전속모델로 데뷔한 신민아는 2001년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필시, 신민아를 떠올리면 '러블리함'이 수식어처럼 붙는데, 이는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아랑 사또전'(2012), '오 마이 비너스'(2015), '갯마을 차차차'(2021) 등에서 신민아는 특유의 싱그러운 미소로 로코의 정석을 선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러블리하다'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신민아는 "너무 좋다. 사실 로코도 최근에 했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시는 게 기분이 좋더라. 찍었을 때도 재밌다. 밝은 연기를 하고 웃기는 연기를 하는 것도 좋아한다. 남들 웃기는 것을 좋아한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2022년 방영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 끝없는 우울감에 빠지는 민선아 캐릭터에 이어 '3일의 휴가'에서도 엄마 복자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로 인해 자꾸만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진주 역을 연기했다. 그간 러블리한 모습이 익숙하던 신민아의 또 다른 발견이기도 했다. 신민아는 "의도적으로 변신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20대의 필모를 봐도 '도대체 취향이 뭐지' 싶어질 정도로 장르가 많이 왔다 갔다 했다. 이상하게 밝은 캐릭터를 할 때도 나 같고 사연 있는 것을 할 때도 내 모습이 있는 것 같다. 나랑 비슷하거나 공감이 되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 같다. 내 안의 내가 너무 많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1984년생인 신민아. 그녀는 내년에 만으로 마흔이라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동안인 신민아는 40대를 맞이하면서 기대하는 모습이 있느냐는 질문에 잠시 고민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정신과 몸이 건강하면 좋겠어요. 인간 신민아도 건강하고 잘 살아야 내가 좋아하는 일도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내가 하는 직업을 좋아하는 것이 나한테 더 건강할 것 같고, 일을 쉬더라도 재밌게 잘 지내면 좋겠어요. 40대는 조금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웃음)"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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