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웰컴투 삼달리' 방송 화면
/사진=JTBC '웰컴투 삼달리' 방송 화면
지창욱과 신혜선의 짝꿍의 역사가 8년 만에 다시 시작됐다.

4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2회 시청률은 수도권 5.6%, 전국 5.3%를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이날 방송에서는 조용필(지창욱 역)과 조삼달(신혜선 역)의 8년간 멈췄던 짝꿍의 역사가 재가동 됐음을 알리며, 유쾌한 설렘을 선사했다. 두 사람은 한날 한시 삼달리에서 태어난 '삼신 할망'이 맺어준 천생 짝꿍. "태어난 순간부터 30년을 조용필 없는 조삼달 없었고, 조삼달 없는 조용필 없었다"던 이들은 어딜 가나 늘 붙어 다니다 결국 눈이 맞아 연애까지 했다. 그러다 어떤 이유에선지 이별했고, 용필은 제주에서, 삼달은 서울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8년을 떨어져 보냈다.

그런데 서울에서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 비상하던 삼달에게 때아닌 논란이 불거졌다. 해명글도 올려봤지만, 사람들은 이미 잘나가는 사진작가가 후배 어시스턴트를 괴롭혔다고 기정사실로 했고, 삼달의 스튜디오와 집 앞에까지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개인정보가 열린 시청자 게시판인 것처럼 삼달의 언니 조진달(신동미 역)과 동생 조해달(강미나 역)의 신상까지 털리자 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삼달리로 향했다.

그렇게 삼달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개천으로 돌아왔지만, 전남친 용필의 눈까지 피하는 건 어려웠다. 용필이 엎어지면 코 닿을 앞집에 살고 있기 때문. 언젠가는 마주칠 수밖에 없더라도, 누구보다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련하고 애틋하게 재회하는 게 모든 ‘엑스(전 연인)’의 바람일 터. 하지만 삼달리가 인정한 "역사에 남을 도른자와 도른자 커플"답게 이들의 재회는 돌아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혹시라도 용필과 마주칠까 염려한 엄마 미자(김미경)로 인해 홀로 집을 지키던 삼달. TV 리모컨 건전지를 찾으려 집안을 모두 뒤집어엎던 중, 언제나 그렇듯 제집인 것처럼 들어서는 용필의 목소리를 들었다. 커피 쏟은 티셔츠와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바지, 아무렇게나 묶어 올린 머리의 거지꼴로 전 남친과 마주칠 위기에 처한 삼달은 재빠르게 방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바지 허리끈이 문에 껴버리면서 완벽한 피신엔 실패했다. 게다가 난장판이 된 집안을 목격한 용필은 도둑이 들었다고 오해했다. 그는 문밖으로 빠져나온 삼달의 바지 끈을 잡아당기며 감히 해녀 회장의 집에 침입한 도둑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됐다. 그렇게 끈을 당기려는 자와 사수하려는 자의 치열한 바지 끈 쟁탈전은 안방극장에 포복절도할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문이 열렸고, 두 짝꿍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용필은 다시 만난 삼달이 반가우면서도, 최근에 생긴 논란에 그녀를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필이면 그때 용필의 SOS를 받은 독수리 오형제 왕경태(이재원 역)와 차은우(배명진 역)가 허겁지겁 달려오자 용필은 "나 진짜 X팔린다. 누구도 안 보고 싶다"라며 주저앉은 삼달에게 미자의 태왁 커버를 수선해주기 위해 가져온 꽃무늬 천을 덮어줬다. 어려서도 벌에 대신 쏘일 정도로 삼달을 먼저 보호했던 용필의 애틋한 마음이 여심을 저격한 순간이었다.

임기응변으로 경태와 은우를 돌려보내고 돌아온 용필. 절대 안 온다던 개천으로 돌아오게 된 것도 모자라 초라한 행색으로 전 남자 친구와 재회한 게 창피해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도 못 마주치는 삼달에게 "그지 안 같았으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따듯한 한마디를 건넸다. 그리고는 위로랍시고 윙크까지 하며 손으로 사랑의 총을 쏘아댔다. 어처구니가 없는 삼달과 자신이 저지르고 더 당황한 용필이 다시금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그리고 그날 밤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누구 하나 "괜찮냐?"라고 물어봐 주는 사람 없는 현실이 씁쓸해 바닷가 방파제 앞에 선 삼달. 그러다 발이 미끄러지며 빠질 듯 말 듯 위험한 상황에 어디선가 나타난 용필이 그녀를 끌어당겼다. 하지만 힘 조절을 하지 못한 그가 되려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고등학교 때 용필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댄 과거를 떠올린 삼달은 주저 없이 뛰어들어 그를 향해 힘껏 헤엄쳐나갔다.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피해지지도 않는 운명의 짝꿍이 또 한 번 지독하게 얽히게 된 순간이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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