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일의 휴가' 기자 간담회


'3일의 휴가'를 찍으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육상효 감독은 "기억이나 그리움 같은 것이 중요하다. 그런 것들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다. 음식, 음악, 풍경 등에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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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딸 진주(신민아)와 엄마 복자(김해숙) 사이에 흐르는 노라 존스의 음악 'don't know why' 장면은 유독 인상적이다. 해당 곡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육상효 감독은 "10여년 전에 전문직을 가지고 있는 여성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면, 그런 컬러링이 나왔다. 지적인 분들은 저 노래를 많이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대학 교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노라 존스 노래를 쓰는 게 자연스럽다고 연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 때문에 힘들었다. 노라 존스가 허락해서 노래를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는 얼마나 부모님의 전화를 안 받고 있냐는 생각이다. 이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 중의 하나는 '부모님의 전화를 잘 받자'다"라고 언급했다.

극 중에서 맡은 역할과 중점을 둔 포인트에 대해 김해숙은 "저희 엄마가 하늘에서 내려오시면 어떠셨을까를 많이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이별해야 하니까. 내가 만약 이런 일이 있다면, 내 딸에게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며 현실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 서로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고, 따로따로 해야 하는 것이 현장에서도 어려웠는데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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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보고회에서 '3일의 휴가'를 찍으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도 많이 났다고 말하기도 했던 김해숙. 그녀는 "이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똑같을 것 같다. 저 역시 진주였고, 제 딸이 지금 진주를 하고 있다. 부모하고의 관계가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 어떻게 보면,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항상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해야 할 말을 놓치기도 한다. 진주가 못다 한 말을 꿈에서 할 때처럼 저희 어머니한테 못 해 드렸다. 그래서 정말 고맙고 엄마한테 감사하다. 너무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계실 때 드렸으면 더 좋았을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에 중점을 둔 포인트에 대해 신민아는 "사실 저도 누군가의 딸이고, 딸이 엄마한테 대하는 감정이 복잡하면서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편한 존재이자 감정 표현을 많이 하는 존재이지 않나. 극 중에서 진주는 엄마에 대한 미움과 애증이 있는 마음이, 물론 다른 상황이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쉽게 공감이 됐다. 보편적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진주의 마음을 많이 공감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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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마지막에 선생님과 눈을 마주 보고 연기를 했을 때는 리허설 때부터 눈물이 나왔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자제시키셨다. 꾹꾹 참으면서 연기를 했다. 선생님 눈을 보면 그냥 연기가 잘 나올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케미가 좋았다"라고 언급했다.

연기를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관해 묻자 강기영은 "박복자 님을 뫼시는 가이드 역이다. 처음에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회사에서는 저승사자 역이라고 해서 걱정이 됐었다. 감독님이 주시는 디렉션은 지극히 평범한 여행사의 수습 직원 같은 느낌이라고 하시더라. 이승과 저승의 구분 없이 편하게, 어리숙한 가이드 역을 했다. 특별히 귀신이라는 표현을 넣지는 않았다. 일상적으로 연기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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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배우로서 제가 살아온 생태계는 튀어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는 상대방을 빛나게 해야, 내가 빛이 난다는 생각을 불현듯 했다. 재밌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내가 다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결과물도 좋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답했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냐는 질문에 황보라는 "항상 작품을 하면 그런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돋보이고 웃길까 하는 욕심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이번에는 오바하지 마시고, 서정적으로 연기하시면 좋겠다'라고 하시더라. 힘 많이 빼려고 했다. 나름 괜찮지 않았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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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일의 휴가'는 12월 6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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