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배우 박해준 인터뷰
배우 박해준.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박해준.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박해준은 1979년 12월 12일의 기록을 처음으로 스크린에 옮긴 '서울의 봄'을 관객들이 보고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말했다.

배우 박해준은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관련 인터뷰에 나섰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배우 박해준은 전두광의 친구이자 반란군의 2인자.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겁도 나지만, 전두광의 권력욕에 편승해 전방 부대인 9사단을 서울로 불러들이는 것을 포함해 군사반란에 핵심적인 인물 노태건 역으로 출연한다.

'서울의 봄'의 엔딩부에는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을 일으켰던 당시의 하나회 인물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찍는 장면과 실제 자료 사진이 함께 등장한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사실은 뭔가 해냈다는 희열 같은 것과 약간 씁쓸함도 있었다. 사실 군사 반란이 끝나고 축하연을 벌이는 장면이 더 기억에 남는다. 온종일 그 장면을 찍은 기억이 있다. 그날은 조금 소름 돋았다. '이렇게 먹고 마시고 흥겨워해도 되나'라는 생각이었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현대사에서 잊어서는 안 되는 기록이자, 故 노태우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레퍼런스를 삼거나 실존 인물에서 특징을 잡은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 박해준은 아니라고 답했다. 오히려 박해준은 "대본을 봤을 때, 노태건이 캐릭터로서 되게 좋았다. 한 가지로만 달려가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이게 사람이지'라는 생각이었다. 그 사람 속에 들어가 본 적은 없고, 더군다나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우 박해준에게 '서울의 봄'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냐고 묻자 "나를 배우로서 성장시킬 수 있는 현장이었다. 대학교 졸업하고 누군가 스승이건 선생님이건 참 배움이 있는 곳이 많이 없지 않나. 사람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많이 배웠다"라고 현장에서 느꼈던 것들을 돌아봤다.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이 중요한 지점은 1979년 12월 12일의 기록을 처음으로 스크린에 옮겼다는 지점이다. 10·26 사태를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 '남산의 부장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택시운전사', 6월 민주항쟁을 다룬 '1987'의 중추인 12.12 군사 반란. 관객들에게 '서울의 봄'이 어떻게 영화를 보기를 바라느냐고 묻자 "이 영화를 보고 많은 해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사람이 갑론을박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좋지 않을까. 나도 처음 볼 때, 두 번 볼 때, 뒤에서 '그럴 수도 있는 거지'도 있고 '그거는 짜증 나지 않나'도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이 영화가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냐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서울의 봄'은 지난 11월 22일 개봉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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