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빅히트뮤직, Todd Owyoung/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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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팝의 왕이 왕좌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A new pop king prepares to take his throne)”.

창간 71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저명 음악 평론지 NME(New Musical Express)는 이달 초 정국의 첫 솔로 앨범 ‘GOLDEN’을 리뷰하며 이같이 소개했다.

NME의 예측대로 정국은 ‘GOLDEN’에 수록된 곡들로 글로벌 팝 시장에서 ‘정국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각종 차트에서 수확을 거두고 있다. 타이틀곡 ‘Standing Next to You’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미국 빌보드 최신 차트(11월 18일 자) 메인 송차트 ‘핫 100’에 5위로 진입했다. 전 세계 200개 이상 국가/지역의 스트리밍과 판매량을 집계해 순위기를 매기는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3일 자 ‘데일리 톱 송 글로벌’ 차트에서는 ‘Hate You’, ‘Yes or No’, ‘Please Don’t Change (feat. DJ Snake) 등 신보에 수록된 다른 7곡도 차트인에 성공했다.

‘GOLDEN’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에 올랐고, 지난 11일 공개된 영국 오피셜 차트의 앨범 차트에 3위로 입성했다.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신보 ‘1989 (Taylor's Version)’가 글로벌 주요 차트를 휩쓴 가운데 거둔 성공이란 점에서 더욱 값지다.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Todd Owyoung/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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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전문가들은 정국이 미국 음악시장을 뚫을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로 앨범 전곡을 영어로 채운 점을 꼽는다. 실제 정국은 한 인터뷰에서 “해외 음악시장을 목표로 준비한 만큼 이번 앨범에는 모두 영어 곡을 담았다”라고 밝혔다.

세계 음악시장 분석 업체 루미네이트가 올 8월 발표한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음원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상위 1만 곡을 언어별로 분석하면 영어가 88.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

이어 스페인어와 한국어 곡이 2, 3위에 올라있다. K-팝이 글로벌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어 곡이 무려 3위를 차지했지만 비중은 0.9%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 솔로 가수의 앨범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전에 없던 성과를 낸 이유로 ‘전곡 영어 가사를 통한 언어장벽 뛰어넘기’를 승부수로 꼽는 이유다.

‘GOLDEN’의 성공에는 ‘팝 음악 백화점’ 같은 구성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음반에는 UK 개러지(UK garage), 아프로팝(Afropop), 어쿠스틱 팝, 일렉트로닉 댄스 등 다채로운 음악들이 11개 트랙을 채우고 있다. 앨범 내에서 장르의 벽을 무너뜨린 셈이다.

USA 투데이는 “정국은 ‘GOLDEN’에 알앤비(R&B), EDM, 디스코 펑크(Disco funk), 팝 발라드(Pop ballad) 등 다양한 장르를 성공적으로 녹여 냈다”라며 호평을 남겼다. 미국의 음악 전문 매체 컨시퀀스 오브 사운드(Consequence of Sound)는 “그는 가장 위대한 ‘악기’인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라며 장르별 특색을 완벽하게 살린 재능을 칭찬했다.

정국은 ‘GOLDEN’ 수록곡 중 4~5곡을 일주일 만에 녹음했다. 이는 곡에 대한 완벽한 해석, 장르에 맞는 목소리 컨트롤, 즉각 피드백을 반영하는 유연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작진들은 “정국의 천부적인 재능과 완벽주의 성향이 ‘GOLDEN’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라고 전했다.

‘GOLDEN’의 수록곡들은 스포티파이 기준, 발매일 하루 동안 총 3,965만 3,740회 재생되면서 한국 솔로 가수 음반 중 차트 진입일 최다 스트리밍 신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남성 솔로 가수로서 정국이 가진 매력이 팬들의 반응을 한껏 끌어냈다는 평가다. 최근 팝 시장에서 남성 솔로 댄스 가수의 입지가 크지 않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곡들을 보면, 비욘세(Beyoncé), 테일러 스위프트,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 도자 캣(Doja Cat) 등 여성 뮤지션의 활약이 돋보인다.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Todd Owyoung/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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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면에서는 올해 총 16회 1위를 차지한 모건 월렌(Morgan Wallen)을 필두로 한 컨트리,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힙합(Hip-hop), 알앤비가 대세를 이뤘다. 정국은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무대를 휘어잡는 댄스 가수가 부재한 상황에 등판해 ‘팝스타’에 대한 대중의 목마름을 해소시켰다.

정국은 신보 발매 직후 미국 지상파 NBC의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과 ‘투데이 쇼’(TODAY)의 ‘시티콘서트 시리즈’(CitiConcert Series)에 잇따라 출연해 안정적인 라이브와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엔터 업계에서는 “10년의 내공이 묻어나는 무대”, “새 팝스타의 레전드 무대”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팰런쇼’ 공연은 지난 7일 유튜브 월드와이드 트렌딩 1위에 오르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NME는 “10년마다 ‘팝의 왕’이 있었지만 2020년대에는 아직 대형 남자 솔로 스타가 없었다. 정국은 ‘GOLDEN’으로 그 임무를 수행하고도 남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2020년대는 마침내 ‘팝의 왕’을 찾았고, ‘GOLDEN’은 그에게 왕좌를 보장하는 것 이상이 될 것이다”라며 정국을 2000년대를 지배한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2010년대를 대표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를 잇는 새로운 ‘팝의 왕’으로 소개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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