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황제성·권혁수·곽범, 11일 '놀라운 토요일' 출연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 '이경영 밈' 분장 눈살
가족 예능에서 유해함 전파 그만해야
황제성, 권혁수, 곽범 /사진=텐아시아 DB
황제성, 권혁수, 곽범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인서트》
드라마 속 중요 장면을 확대하는 인서트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방송가 이슈를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개그맨 황제성, 곽범, 방송인 권혁수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명 '이경영 밈'을 선보이고 있다. 배우 이경영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연기했던 장면을 모티브로 한다. 해당 장면에서 이경영은 술집에서 자신의 성기를 이용해 폭탄주를 제조하는 장면을 연기했다. 해당 장면은 유튜브를 넘어 방송까지 진출했다. 세 사람은 웃음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불특정 다수가 보기엔 부적절한 장면을 반복해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유해함을 전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배우 이경영 성대모사를 하는 황제성, 권혁수, 곽범은 유튜브 채널 '경영자들'로 함께하고 있다. 세 사람은 오는 11월 11일 방송되는 tvN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 출연한다. 그것도 '경영자들'에서 나오는 분장을 그대로 한 채로 말이다.

지난 4일 방송된 '놀라운 토요일'에서는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주인공인 박은빈, 채종협, 차학연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이 끝난 뒤 예고편을 통해 다음 주 게스트가 공개됐다. '놀라운 토요일' 멤버이자 '캐치 보이'로 활약했던 피오가 다시 돌아온다. 피오와 함께 할 또 다른 게스트는 황제성, 권혁수, 곽범이었다.

공개된 예고편 속 MC 붐은 "피오가 이분들을 보고 싶다고"라고 말했다. 피오는 "제가 부대에서 이분들 덕분에 용기를 많이 얻었다"라고 했다. 붐은 "피오가 정말 보고 싶어한 세 분"이라면서 황제성, 권혁수, 곽범을 소개했다. '놀라운 토요일' 예고편이 공개된 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는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황제성, 권혁수, 곽범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속 장필우 역을 맡은 이경영의 대사와 모습을 따라 하며 일명 이경영 '영차' 밈을 만들었다. '밈(meme)'은 말이나 문자를 매개체로 세대를 넘어 보존, 전파하는 것을 뜻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유행해 다양하게 복제되는 패러디물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경영 '영차' 밈은 '내부자들' 속 한 장면으로부터 시작됐다. '내부자들'에서 장필우는 여종업원을 불러놓고 접대받으며 옷을 전부 벗은 상태로 술을 제조했다. 황제성, 권혁수, 곽범은 이 모습을 따라 했다. 세 사람은 재미를 위해 '영차', '좋았어' 등과 같이 영화에 등장하지 않은 추임새를 넣었다. 이는 '경영자들'을 통해 알려졌고,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도 사용되기도 했다.
/사진=tvN '놀라운 토요일' 예고편 캡처
/사진=tvN '놀라운 토요일' 예고편 캡처
하지만 해당 밈은 유해함을 담고 있다. 이경영도 알고 있었다. 이경영은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영화 속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졌다. 삼경영(황제성, 권혁수, 곽범)이 흉내 낼 때 사실 저거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즐겁게 프로그램하길래 전화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켜'라고 했다. '영차'가 에너지를 올려주는데, 계속 그걸로만 가지 말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경영자들' 채널은 올해 2월 21일 개설됐다. 이 채널이 개설되기 1년 전 방송인 김민아는 유튜브 채널 '왜냐면하우스'를 통해 공개된 영상 속에서 '영차' 밈이 알려지기 전 영화에 나온 장면을 흉내 냈다. 김민아는 "이건 말 안 해도 돼요. 말을 못 하니까"라면서 테이블 위에 무언가를 여러 개 올려놓는 시늉을 했다. 이어 테이블 앞에 일어서서 허리를 옆으로 흔드는 동작을 했다. 김민아도 뭇매를 피하기 어려웠다.

올해 8월 6일 방송된 '런닝맨'에서 하하는 유튜브에서 배워온 건배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세찬과 함께 '좋았어'를 외쳤고, 마지막에는 하체를 살짝 틀면서 '영차'라며 건배사를 완성했다. 양세찬은 "형 이거 원래 남자들끼리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하는 "그래서 우리가 이건 안 했잖아"라고 말했다. 하하가 배워온 이 건배사는 '경영자들'을 따라 한 것이었다. 방송 이후 하하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잇따랐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가족 예능에서 보여지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었다.

개그맨 문세윤도 유튜브 채널 '비보TV' 웹 예능프로그램 '개세모(개그맨 세 명이 모이면)'에서 '영차' 밈에 대해 언급했다. 문세윤과 함께 출연한 황제성은 '영차' 밈을 선보였다. 이를 본 문세윤은 "그런데 이제 안 하면 안 되냐? 우리 딸이 '영차'를 한다. '아빠 영차'라고 하더라. 애 엄마가 놀라서 '너 그거 어디서 봤느냐?'라고 하니 유튜브에서 봤다고 하더라. 이게 무슨 뜻이냐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는데 오랜만에 땀이 엄청났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황제성, 권혁수, 곽범의 '경영자들' 유튜브 채널이 어린아이들에게도 쉽게 노출이 되고 있다. 유튜브에서 선보였던 청소년 관람 불가급의 밈은 세 사람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기에 자연스레 따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아직 세 사람이 출연한 '놀라운 토요일'이 방송되지는 않았지만, 예고편 공개만으로도 반응이 좋지 않은 이유가 있다.

특히 '놀라운 토요일'은 토요일 저녁 가족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방송한다. '놀라운 토요일'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주말 저녁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웃음 라인업의 완성'이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가족 예능에서 유해함을 전파하는 아이러니라니. 가족 예능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유해함 전파를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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