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들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해서 뒷바라지하는 딸은 뒷전으로 하고, 아들들만 위하는 선순 때문에 상처 입은 효심의 마음은 태호(하준 역)가 달랬다. 효심이 만취한 자신을 집까지 데려다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태호가 해장하자는 핑계로 점심을 대접하겠다 나섰고, 효심은 한 맺힌 삼계탕을 먹기 위해 회원과의 사적인 만남을 용납했다. 효심은 오빠들에게 치여 못 먹었던 삼계탕을 마음껏 즐겼다. 태호는 대접받는 것 같아 닭 다리를 좋아한다는 효심에게 "나는 닭 다리 싫어한다. 나랑 밥 먹으면 맨날 닭 다리 먹을 수 있다"라며 자신의 몫을 모두 내어줬다. 살뜰하게 살피고 챙겨주며 "잘 먹으니 예쁘다"는 스위트한 말까지 더하는 태호 덕분에 효심은 행복한 점심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이는 숙향(이휘향 역)의 지시받은 염전무(이광기 역)가 꾸민 계략이었다. 숙향은 실종된 명희를 찾겠다는 태호와 태민 때문에 명희를 감금했던 과거가 들통날까, 도망친 명희가 언제고 다시 나타나 남편 진범(김규철 역)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까 봐 불안감이 극도로 치달았다. 이에 염전무와 모의해 명희가 죽은 것처럼 꾸민 것. 오열에 실신까지 가짜 연기를 하는 숙향의 대국민 사기 쇼는 뉴스에도 보도됐다.
버젓이 살아 있는 명희는 뉴스를 통해 자신의 장례식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도를 넘어선 며느리 숙향의 간악한 계략과 가증스러운 행태에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갑작스럽게 죽은 둘째 아들 내외가 남긴 유일한 혈육 태호를 지키기 위해 잠자코 몸을 숨기고 있었던 명희가 숙향의 막장극에 어떻게 대응할지, 부모님의 유품과 할머니마저 모두 잃은 태호가 살벌한 태산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회를 거듭할수록 치열해지는 태산가 전쟁의 향방이 기대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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