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자칭 영웅'의 씁쓸한 도취심…故 김용호는 떠났고, 말이 없다 [TEN피플]
해군 특수전전단(UDT) 대위 출신 이근이 故 김용호를 언급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유명하다. 고인이 살아생전 이근에 대한 루머와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기 때문. 이근은 여전히 고인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끝난 관계 속 비친 도취심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떠난 이는 더 이상 말이 없다.

이근은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ROKSEAL' 커뮤니티에 콘텐츠가 올라가지 않은 이유에 설명했다. 그는 "2023년 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다녀온 뒤 요트 파티를 갔다 왔다. 이후 1주일간 부산에 위치한 군부대에 들어가 전술 교육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 수단, 이스라엘에서 이송 작전을 수행했던 공군 특수임무대대(CCT)를 만나 야간 근접전투와 소부대 전술을 집중 훈련했다"며 "매일 야간 훈련하느라 정말 수고 많았다"고 했다.

이근은 특히 "컨설팅 출장을 마치고 하루는 김용호가 XX던 P호텔에서 휴가를 보냈다. 프로젝트인 '스페셜 폭스' 준비를 위해 강원도로 갈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가 많이 기대된다. 이번 주는 유튜브 채널 콘텐츠 업로드가 될 예정"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근와 김용호 간의 갈등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김용호는 당시 자신이 운영 중이던 유튜브 채널 '연예부장 김용호'에 이근의 허위 경력, 성추행 전과 의혹 등을 폭로했다. 이에 이근은 김용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 비판했다.

또 김용호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나와 이근의 우크라이나 의용군 참전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근에 대해 "폴란드 호텔에서 조식을 먹는 장면이 목격됐다", "유튜브 촬영에 전념하고 있더라"라며 근거 없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이근, '자칭 영웅'의 씁쓸한 도취심…故 김용호는 떠났고, 말이 없다 [TEN피플]
김용호는 지난달 12일 낮 12시 45분께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지상 4층 테라스 공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인 스스로 투신자살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인은 본인의 입을 통해 다양한 논란을 만들었던 인물이다. 확인되지 않은 이슈를 생산, 많은 이들을 피눈물 짓게 했다. 실제로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다툼을 이어오던 방송인 박수홍의 아내 김다예는 고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내가 그곳에 갔을 때 그때는 나에게 사과해주시길"이라고 전했다.

고인에 의한 피해자들은 여전히 그를 용서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이근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그가 고인을 향해 쏟아놓는 비난과 분노가 마냥 잘못됐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고인에 대한 반복적 모욕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도 본인 스스로 알터다.

이근은 UDT 장교로 복무, 현재 유튜버로서 활동 중이다. 더불어 자신만의 가치관이 확실한 인물로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참전했다. '여행 금지구역'으로 선포된 곳에 개인적으로 넘어가 전쟁에 참여한다는 발상 자체는 위험하지만, 약자를 돕는다는 신념은 욕할 수 없다.

김용호는 떠났다. 자기 잘못들이 쌓여 결국 그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다. 고인의 인생을 욕할 수도 있고, 고인의 잘못을 비판할 수도 있다. 다만, 과격한 발언으로 고인에게 침을 뱉는 게 마냥 좋아보이진 않는다. 그것이 고인과 다르게 '올바른 인간성'을 갖춘 이근의 매력 아닐까.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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