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한 모친 "이태원 참사, 예견됐어…정부는 왜 대비하지 못했나"
배우 이지한이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지 1년. 이지한의 모친이 적은 편지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지한의 모친은 29일 "세상 그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들 지한아. 엄마야. 오늘이 너를 못 본지 1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 난 지금도 엊그제 널 본 것처럼 네 얼굴이 또렷한데 말이야. 두 달 전 네 생일에도 네가 오질 않았는데 못 본지 1년이 되었다는 오늘까지도 너는 여전히 우리 옆에 없구나"고 운을 띄웠다.

이어 "아무리 기억을 해내려 해도 너의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아서 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어"라며 "이태원 그 길 위에서 숨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라고 고백했다.

또 "너를 구하러 엄마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갔어야 하는데. 그날 엄마라도 달려갔더라면 네가 그 차갑고 추운 길 위에서 구조도 못 받고 하늘나라로 가버리진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구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명도 죽지 않게 할 수 있었건만 도대체 왜! 정부는 예견된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는지 매일 눈을 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고 분노는 너를 못 본 날 수만큼 나날이 커져간다"며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찾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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