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설리 다큐멘터리 '진리에게' GV

이날 정 감독은 이 작품이 자신의 전작 다큐멘터리와 다른 결에 있지 않다며 "영화를 만들 때 주인공을 중심으로 생각한다. 저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의 기본 원칙과 윤리는 주인공 중심으로 선을 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주인공을 절대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는다. 눈높이를 맞추는데, 주인공이 대부분 의자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종종 무릎을 꿇고 질문을 던졌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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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단순하지만 사실 그게 코어였다. 페미니즘 관련 당시 한국사회의 갈등이 있었는데 당시 설리가 명쾌하게 정리했다고 생각해서 순간적으로 웃음이 났다"며 "당시 배우님에게 '오늘 되게 멋있었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고인에 대해 "예능이라는 게 분량 따먹는 거 아니냐. 그래서 애드리브도 하고. 그런데 주로 경청하셨던 거 같다. 이건 되게 특이한 거다. 진리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했다"며 "친절과 배려는 다른 것이다. 친절은 보여지는 것이고 배려는 잘 보여지지 않는다. 그걸 명확하게 구분하면서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친절과 배려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며 故설리를 배려가 많았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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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석 감독은 '진리에게' "유가족 분들께도 처음에 만났을 때부터,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인사 드렸다"며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감독님은 이 영화를 통해서 무엇을 얘기하고 싶냐'고 했을 때 저는 이렇게 말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정 감독은 "어쨌든 주인공이 공개를 원칙으로 영화와 인터뷰 촬영을 하셨다"며 "고인의 말씀들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말씀들이 많다. 여성의 문제일 수 있고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 약자에 대한 문제, 평등의 문제일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소위 젊은 세대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를 함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고, 모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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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메시지는 엔딩에 담았다고 했다. 정 감독은 "말의 무게에 대해서 질문하는 엔딩이지 않냐, 고인이 '내 말의 무게는 어디지?'라는 질문도 있고"라며 "마지막에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끝나는 게 중요했다. 주인공의 영화라는 걸 강조할 수 있어서였다. 화자가 진리라는 것이 중요했고, 그것이 관객들에게 많은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공식 초청작 69개국 209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 등 총 269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고아성-김우겸-주종혁 주연의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 폐막작은 유덕화 주연 '영화의 황제'(감독 닝하오)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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