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터스 하우스: 송중기' 현장
'액터스 하우스: 송중기' /사진=조준원 기자
'액터스 하우스: 송중기'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송중기는 액터스 하우스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며 연기를 시작한 처음과 지금의 궤적에 관해 이야기했다. 오랜 시간 했던 쇼트트랙을 그만두고 연기로 새로운 도전을 한 송중기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드라마 '트리플'부터 영화 '화란'까지. 그가 걸어온 궤적들을 함께 돌아본 시간은 짧지만 강렬한 순간들로 각인될 것이다.

6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액터스 하우스: 송중기' 행사가 진행됐다. 배우연구소 소장 백은하가 진행을 맡고 배우 송중기가 참석했다.

송중기는 액터스 하우스로 초청된 소감에 대해 "진심으로 영광이다. 한국 영화 상황이 어렵다 보니 간절해지고 소중한 자리라는 점에서 감사하다"라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액터스 하우스를 제안받고 송중기는 "윤여정 선생님께서도 함께 해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너무 큰 영광이었다. 효주 씨와 존 조 배우도 같이 카테고리에 함께 들어가서 액터스 하우스를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답했다.
'액터스 하우스:송중기' /사진=조준원 기자
'액터스 하우스:송중기'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제가 배우 송중기에게 주는 의미란 무엇이냐고 묻자 "아무래도 관객과의 대화를 즐기는 편이다.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관객과의 대화 자리를 좋아하는 편이다. 영화제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솔직히 더 많이 하면 좋겠다. 영화제는 설레는 것 같다. 소주 한잔하고 싶은 마음으로 대화하기는 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면서 잊지 못할 가장 좋았던 순간이 있다는 송중기. 그는 "아직도 소름 돋는 순간은 있다. 박보영 배우와 '늑대소년'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왔다. 그때 야외극장에서 '늑대소년'을 처음 스크리닝했다. 둘 다 신인 배우였기에 관객들께서 자리에 안 찼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했다. 철수가 울 때 같이 울어주는 반응을 보면서 소름이 쫙 돋더라.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늑대소년'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거절했었다는 송중기는 "건방진 생각이 있었다. 다른 작품을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다시 대본이 왔는데 집에서 보고 소름이 돋더라. '내가 이걸 왜 거절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에 매료가 됐던 것 같다. 처음에는 말이 없어서 좋았는데, 이후에는 손발이 묶인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신인 배우 송중기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작품이었다"라고 말했다.

송중기가 출연한 영화 '화란'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화란'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달라고 묻자 "'화란'을 소개하는 역할은 항상 홍사빈 배우가 맡았었다. 굉장히 잘한다. '화란'은 같은 공통점을 가진 소년과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려고 하지만 파국으로 치닫고, 가정 폭력에 대한 이야기다. 두 청년이 써 내려가는 멜로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어떤 분들께서는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오는 건달 영화라고 보시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화란'으로 칸 영화제를 방문한 소감에 대해 송중기는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칸 영화제가 영화인들의 목적지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주목할 시선 섹션에 초대를 받은 것이 좋았다. 내가 올해 초에 4~5개월 정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넷플릭스 '로기완'을 촬영 중이었다. 갑자기 제작자에게 전화 와서 '우리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대됐다'라고 하시더라. 너무 중요한 감정신이었는데 집중이 안 되더라. 너무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 감독님들께서 초대받으셨더라"라고 답했다.
'액터스 하우스: 송중기' /사진=조준원 기자
'액터스 하우스: 송중기' /사진=조준원 기자
10대 소년 송중기에게 자신만의 이상향이나 목적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송중기는 "거창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초중고 때까지는 쇼트트랙 운동을 했었다. 벗어나고 싶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휴양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라고 말했다.

미소년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송중기에게 타고난 외모가 걸림돌이 된 적은 없었냐는 질문에 송중기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송중기는 "솔직히 없다. 정우성 선배님도 계시지 않나. 너무나 타고난 아름다움을 보유하고 계시는 많은 선배가 계시고, 그런 급도 아니다. 부모님께서 주신 겉과 속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감사해하는 편이다. 오히려 부족한 것이 많은 데 도움이 되면 됐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 쇼트트랙 선수를 오랜 시간 했던 송중기는 배우를 하기로 결심했던 시간들을 회상했다. 송중기는 "운동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께 막연하게 생각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드렸다. 예상대로 부정적인 답변이 왔다.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내가 정말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이 많나. 뜬구름인가. 허세인가를 생각하던 시기였다. 괜히 들떠서 어린 마음에 이야기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쇼트트랙을 하면서 배운 것이 많다는 송중기는 "악과 깡이 생긴 것 같다. 쇼트트랙이라는 운동이 얼음 위에서 훈련하는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운동화를 갈아신고 지상 훈련이 세 너 배는 더 많다. 지구력 운동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거시적으로 보는 것이 단련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액터스 하우스: 송중기' /사진=조준원 기자
'액터스 하우스: 송중기' /사진=조준원 기자
드라마 '트리플'에서 쇼트트랙 선수 지풍호 역을 맡았던 송중기는 당시를 회상했다. 송중기는 "스케이트 선수 역할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건 내꺼지'라고 생각했다. '커피 프린스' 감독님이더라. 처음 감독님 미팅을 하고 몇 주째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가 한 달 뒤에 더 보자고 하셔서 연습하고 갔다. 최종적으로 뽑아주셨다. 배우 이선균, 이정재, 윤계상 선배님이 나오셨는데 즐거운 기억이었다. 이선균 형이 정말 잘 챙겨줬다. 차에서 저를 꺼내서 짜장면을 사주고 낮술 사줬다"라고 설명했다.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해 어느덧 중견 배우가 된 송중기에게 앞으로 어떤 선배가 되고 싶다고 묻자 "감사하게 지금 누리는 영광들은 많은 선배님께서 쌓아오신 덕분인 것 같다. 겸손한 척하는 것이 아니다. 비겁한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 같다. 어제도 새벽에 '화란' 홍사빈 배우랑 이런 이야기를 했다. '네가 나중에 그런 위치에 간다면 책임질 줄 알고 비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아이가 탄생한 송중기는 "(아이가 태어난 지) 백 며칠 지났다. 물론 인생 선배님들도 많으시겠지만, 얼마 안 되어서 잘은 모르지만 비슷한 맥락이다. 배우 송중기 전에 인간 송중기로서 아이한테 떳떳하지 못한 아빠는 되지 말자는 생각은 명징해지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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