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4일~13일 개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 초청작 '키리에의 노래' 간담회
'러브레터' 이와이 슌지 감독 참석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 초청작 '키리에의 노래' 간담회
'러브레터' 이와이 슌지 감독 참석
일본 영화 거장 이와이 슌지(60) 감독은 일본의 재해에 대해 어떻게 바라봤을까.
6일 오후 4시30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상산업센터 8층 교육실에서 영화 '키리에의 노래'(감독 이와이 슌지)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와이 슌지 감독과 배우 아이나 디 엔드, 히로세 스즈, 마츠무라 호쿠토 등이 자리했다.
이날 이와이 슌지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첫 회에 '4월 이야기'라는 영화로 왔었다. 제 커리어와 함께 발전해온 영화제라 형제처럼, 동창처럼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영화제다"며 "20여 년 만에 다시 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새로운 세대의 젊은 팬분들 만나서 반가웠다"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영화 속 본인의 트라우마인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재해 등을 차용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지진이 났다며 "지진을 가까운 존재로 느끼고 있었다. 언젠가는 본업인 영화로 이 주제를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12년 지난 지금 영화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진을 테마로 영화를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개인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지진을 맞이하는지였다"며 "큰 피해를, 작은 피해를 받은 사람이 있고, 그 곳에 있지 않아도 지진에 간접적인 피해를 받은 개인적인 체험이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다룰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슌지 감독은 "대지진 발생 1년 후에 이 이야기를 그렸지만 그 때는 이야기를 공개하기에는 완성되어 있지 않고 엔딩도 완성이 안됐었기 때문에 12년이 흐른 지금 '키리에의 노래'로 표현하게 됐다"며 "지진과 쓰나미 등의 재해가 해결된 문제가 아니고 계속해서 함께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와이 감독은 짧지 않은 러닝타임과 편집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일단 일본에서는 3시간짜리 편집본으로 극장에서 상영된다"며 "다만, 나라마다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2시간으로 줄여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감독으로서는 너무 힘들었다. 이 영화는 2시간의 영화 1시간의 공연으로 이뤄진 영화다. 2시간으로 편집할 때 중요시했던 부분은 음악 편집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었다. 2시간 버전으로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다만, 2시간 버전을 본 관객이 관심을 갖고 3시간 버전을 봐주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키리에 역의 아이나 디 엔드는 영화에 나오는 6곡의 노래를 직접 제작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른 활동하면서 음악을 제작했기 때문에 새벽 밤 중에 기타를 들고 집에서 작업해야 했다. 입에 수건을 앙 물고 만들었다"며 "키리에는 노래 외에 말을 못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샤우팅 즉, 비명에 가까운 그런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노래 기술이 좋다, 노래를 잘한다, 멜로디 아름답다는 반응이 아니라 영혼에서부터 올라오는 비명으로 감정의 극치를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믹싱 작업을 했다는 이와이 감독은 "버스킹 느낌을 살리고 싶어 노력했다. 보통 음악을 제작할 때 먼저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따고 거기에 맞는 연주신을 촬영하곤 하는데 이번엔 생동감 있는 노래와 라이브를 그대로 전달드리고 싶었다. 지나가면서 들었던 버스킹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그런 느낌을 재현하고 싶어서 저 빌딩까지 거리를 재고, 반사되어서 오는 시간이 몇 초인지 계산해서 녹음했다. 이 작업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특히, 이와이 감독은 작품 속 키리에가 성폭행을 당하는 것과 관련 "이야기의 흐름상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키리에의 노래'는 '떠돌이 고제 오린'(감독 시노다 마사히로) 리메이크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만큼 여러 시퀀스를 오마주했다.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에 큰 영향을 받았고, 언젠가 '키리에의 노래'를 봐달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아마 '떠돌이 고제 오린'을 보고 '키리에의 노래'를 보면 어떤 오마주와 재현이 있었는지 여러 번 느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잇코 역의 히로세 스즈는 캐릭터 해석에 대해 "외모가 화려하고 늘 바뀌지만, 그 외모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거나 연기하지 않았다"며 "잇코의 화려한 모습은 일종의 가면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코스프레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나츠히코 역으로 분한 마츠무라 호쿠토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달리는 것에 대해 "책임감은 아니었던 것 같고, 스스로 이해 안되는 자신의 정의로움이나 책임감 등 다양한 감정이 있었을 거 같다"며 "자신도 이해도 안되는 감정으로 41km를 달렸다고 해석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와이 슌지 감독은 "'러브레터'를 만든 이후로 한국 관객이 저를 만나면 항상 '오겡끼데스까'라고 인사를 하셨다. 그 이후로 한국은 친근감 있는 친척처럼 느껴졌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 같다"며 "이렇게 오늘 제 옆에 앉아 있는 젊고 재능있는 친구들과 함께 작품을 제작하고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이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거운 지점도 있지만 젊은 세대와 함께 파릇파릇한 청춘의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인사했다. 영화 '러브레터', '4월 이야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이와이 슌지 감독의 신작 '키리에의 노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됐다.
'키리에의 노래'는 노래로만 이야기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자신을 지워버린 친구 '잇코'(히로세 스즈),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마츠무라 호쿠토) 세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들려줄 감성 스토리. 10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부산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6일 오후 4시30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상산업센터 8층 교육실에서 영화 '키리에의 노래'(감독 이와이 슌지)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와이 슌지 감독과 배우 아이나 디 엔드, 히로세 스즈, 마츠무라 호쿠토 등이 자리했다.
이날 이와이 슌지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첫 회에 '4월 이야기'라는 영화로 왔었다. 제 커리어와 함께 발전해온 영화제라 형제처럼, 동창처럼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영화제다"며 "20여 년 만에 다시 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새로운 세대의 젊은 팬분들 만나서 반가웠다"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영화 속 본인의 트라우마인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재해 등을 차용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지진이 났다며 "지진을 가까운 존재로 느끼고 있었다. 언젠가는 본업인 영화로 이 주제를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12년 지난 지금 영화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진을 테마로 영화를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개인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지진을 맞이하는지였다"며 "큰 피해를, 작은 피해를 받은 사람이 있고, 그 곳에 있지 않아도 지진에 간접적인 피해를 받은 개인적인 체험이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다룰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슌지 감독은 "대지진 발생 1년 후에 이 이야기를 그렸지만 그 때는 이야기를 공개하기에는 완성되어 있지 않고 엔딩도 완성이 안됐었기 때문에 12년이 흐른 지금 '키리에의 노래'로 표현하게 됐다"며 "지진과 쓰나미 등의 재해가 해결된 문제가 아니고 계속해서 함께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와이 감독은 짧지 않은 러닝타임과 편집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일단 일본에서는 3시간짜리 편집본으로 극장에서 상영된다"며 "다만, 나라마다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2시간으로 줄여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감독으로서는 너무 힘들었다. 이 영화는 2시간의 영화 1시간의 공연으로 이뤄진 영화다. 2시간으로 편집할 때 중요시했던 부분은 음악 편집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었다. 2시간 버전으로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다만, 2시간 버전을 본 관객이 관심을 갖고 3시간 버전을 봐주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키리에 역의 아이나 디 엔드는 영화에 나오는 6곡의 노래를 직접 제작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른 활동하면서 음악을 제작했기 때문에 새벽 밤 중에 기타를 들고 집에서 작업해야 했다. 입에 수건을 앙 물고 만들었다"며 "키리에는 노래 외에 말을 못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샤우팅 즉, 비명에 가까운 그런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노래 기술이 좋다, 노래를 잘한다, 멜로디 아름답다는 반응이 아니라 영혼에서부터 올라오는 비명으로 감정의 극치를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믹싱 작업을 했다는 이와이 감독은 "버스킹 느낌을 살리고 싶어 노력했다. 보통 음악을 제작할 때 먼저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따고 거기에 맞는 연주신을 촬영하곤 하는데 이번엔 생동감 있는 노래와 라이브를 그대로 전달드리고 싶었다. 지나가면서 들었던 버스킹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그런 느낌을 재현하고 싶어서 저 빌딩까지 거리를 재고, 반사되어서 오는 시간이 몇 초인지 계산해서 녹음했다. 이 작업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특히, 이와이 감독은 작품 속 키리에가 성폭행을 당하는 것과 관련 "이야기의 흐름상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키리에의 노래'는 '떠돌이 고제 오린'(감독 시노다 마사히로) 리메이크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만큼 여러 시퀀스를 오마주했다.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에 큰 영향을 받았고, 언젠가 '키리에의 노래'를 봐달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아마 '떠돌이 고제 오린'을 보고 '키리에의 노래'를 보면 어떤 오마주와 재현이 있었는지 여러 번 느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잇코 역의 히로세 스즈는 캐릭터 해석에 대해 "외모가 화려하고 늘 바뀌지만, 그 외모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거나 연기하지 않았다"며 "잇코의 화려한 모습은 일종의 가면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코스프레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나츠히코 역으로 분한 마츠무라 호쿠토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달리는 것에 대해 "책임감은 아니었던 것 같고, 스스로 이해 안되는 자신의 정의로움이나 책임감 등 다양한 감정이 있었을 거 같다"며 "자신도 이해도 안되는 감정으로 41km를 달렸다고 해석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와이 슌지 감독은 "'러브레터'를 만든 이후로 한국 관객이 저를 만나면 항상 '오겡끼데스까'라고 인사를 하셨다. 그 이후로 한국은 친근감 있는 친척처럼 느껴졌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 같다"며 "이렇게 오늘 제 옆에 앉아 있는 젊고 재능있는 친구들과 함께 작품을 제작하고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이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거운 지점도 있지만 젊은 세대와 함께 파릇파릇한 청춘의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인사했다. 영화 '러브레터', '4월 이야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이와이 슌지 감독의 신작 '키리에의 노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됐다.
'키리에의 노래'는 노래로만 이야기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자신을 지워버린 친구 '잇코'(히로세 스즈),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마츠무라 호쿠토) 세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들려줄 감성 스토리. 10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부산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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