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의 예지력>>

희비교차된 김태호와 나영석
텐아시아 DB
텐아시아 DB
<<류예지의 예지력>>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미래와 그 파급력을 꿰뚫어봅니다.


1980~90년대생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스타 PD 2인, 김태호와 나영석. 한 시대를 풍미하는 예능 '무한도전'과 '1박2일'을 만들어냈고 우린 그들과 학창 시절을 함께 했다. 참신한 기획력과 톡톡 터지는 아이디어로 지금까지도 웃음을 주는 두 예능이다. 아직도 당시의 밈이나 짤이 돌아다니고 있고 재방송으로 몇번이고 챙겨보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예능계 레전드 신화를 만든 두 명의 PD이지만 20여년이 흐른 지금은 재평가를 받으며 위기론에 휩싸였다. 김태호 PD는 이미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tvN '댄스가수 유랑단'과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연속해서 내놓았지만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했다.
텐아시아 DB
텐아시아 DB
특히 '댄스가수 유랑단'의 경우 온갖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을 모두 모았음에도 첫 방송 전만큼의 화력을 뿜어내지 못했다. 남은 건 화사의 공연음란 논란 뿐이었다. 노이즈마케팅으로 활용조차 못하고 본방송에서 편집됐다.

김 PD가 MBC를 퇴사하고 선보인 '서울체크인' 이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프로그램이 없다. '캐나다체크인'은 경쟁작 '재벌집 막내아들' '대행사' 등에 밀려 1%대 시청률로 고전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 역시 1%대를 웃돌았다. '댄스가수 유랑단' 역시 논란만 남긴 채 쓸쓸히 퇴장했다.
텐아시아 DB
텐아시아 DB
반면 아직까지 나영석은 건재하다. CJ ENM으로 이적한 후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티빙으로 활동 영역을 옮긴 후 '출장 십오야' 등으로도 사랑받았다. 그는 연봉 40억을 받으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이후 여성 예능인을 대거 탄생시킨 tvN '뿅뿅 지구오락실' 마저 성공했다.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기 전 MZ세대, 여성 예능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도전정신을 꾀했다.

반복된 재미보다는 자기 복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나영석이다. 나 PD는 10월 tvN서 2개의 예능을 선보인다.
tvN
tvN
신작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연출 나영석, 하무성, 변수민, 이하 ‘콩콩팥팥’)’는 친한 친구들끼리 작은 밭을 일구게 됐을 때 벌어지는 재미난 일들을 유쾌한 다큐 형식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이다. 연예계 소문난 찐친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이 밭으로 진출한다. 특히 그간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기존 예능과 달리 출연진들이 카메라를 보며 심경을 솔직히 털어놓는 다큐멘터리 형식이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이는 찐친들의 평상시 모습을 필터 없이 보여주며 리얼한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기도.

한국 예능 포맷 최초로 글로벌 OTT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에 공개되며 전 세계에 한국 예능의 매력을 알린 ‘서진이네’가 스핀오프 프로그램 ‘출장 소통의 신 : 서진이네 편(연출 나영석, 2부작)’으로 돌아온다. ‘출장 소통의 신 : 서진이네 편’은 ‘서진이네’ 임직원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방탄소년단 뷔가 원활한 노사간의 소통을 위해 떠난 단합 대회 이야기를 담는다. 올해 초, 멕시코 바칼라르에서 사장 이서진 뒤에서 몰래 푸드트럭 창업을 꿈꾸던 인턴 최우식과 방탄소년단 뷔 등 직급 간의 간극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바, ‘서진이네’ 세계관과 케미를 유지한 채 다시 만난 이들이 소통과 화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텐아시아 DB
텐아시아 DB
나영석은 끊임없이 아는 맛에 새로운 맛을 추가한다. 과거 그는 후배에게 "본인이 잘하는 것에 10%나 20%의 새로운 가능성을 덧붙이는 게 좋지 않겠냐"고 조언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그가 보여줄 새로운 예능들은 기존의 성공작에 새로운 가능성을 덧붙인 결과물이 되지 않을까.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