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
김선우 역 수호 종영 인터뷰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2023년을 돌아보면 저는 계속 씨앗을 뿌리고 있는 농작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계속 채찍질하다가 잠깐 당근을 먹은 거라고 할까요. 하하.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를 통해 많은 분에게 호평받았는데, 스스로에게도 힘이 됐습니다. 20대 때 90%의 활동을 엑소로 했다면 30대인 지금은 배우로서 비중을 더 늘리면서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수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수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수호가 이렇게 말했다. 10년이 지나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엑소로 데뷔한 수호는 어느덧 가수 데뷔 11년 차를 맞았다. 그의 또 다른 직업은 배우이기도 하다. 수호는 2013년 드라마 '총리와 나'에 카메오로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세 가지색 판타지-우주의 별이', '리치맨', 영화 '글로리데이', '여중생A', '선물' 등에 출연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룹 활동과 그룹 활동이 없는 경우 어떻게든 배우로서 작품에 출연했던 수호. 꾸준히, 열심히 한다면 어떻게든 기회가 온다는 수호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을까. 지난해 2월 소집 해제 이후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 작품 '힙하게'는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좋은 작품,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와 함께해 '힙하게'는 수호에게 더욱 뜻깊은 작품으로 남았다.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는 엑소로 데뷔하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 연기과를 전공한 학생이다. 09학번인 그의 동기는 변요한, 박정민, 김정현, 임지연 등이 있다. 대중은 수호를 엑소 멤버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연기가 자연스러운 사람이다. 수호는 "저한테는 도전이라기보다 저 스스로에게는 자연스럽다. 기사를 보면 제 이름과 함께 '연기 도전'이라는 타이틀이 나온다. 엑소 활동이 많았던 시기에는 연기 활동을 못 했다. 엑소 활동이 없던 시기에는 끼워서 연기 활동했다. 그렇기에 저에게 연기는 도전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활동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올해 8월 12일 5.3%의 시청률로 시작한 '힙하게'는 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하며 10월 1일 종영했다. '힙하게' 최종화에서 연쇄살인범 박종배(박혁권 역)를 잡고 기상천외한 연애도 시작한 봉예분(한지민 역)과 문장열(이민기 역)의 엔딩은 마지막까지 큰 웃음을 선사했다. 초능력이 없어도 전하고자 하는 진심이 있다면 마음이 통한다는 따뜻한 메시지로 감동을 안겼다.
수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수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힙하게'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성실한 오지라퍼 수의사와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그녀의 능력이 필요한 욕망덩어리 엘리트 형사가 펼치는 코믹 수사 활극.

드라마 '눈이 부시게' 이후 4년 만에 재회한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 작가가 탄생시킨 사이코믹(사이코메트리+코믹) 스릴러는 코미디와 스릴러, 따뜻한 감동까지 선사한 풀 패키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코미디와 스릴러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캐릭터 플레이, 신들린 웃음 가운데서도 따스함을 잃지 않는 이야기는 한지민, 이민기, 수호 등 출연진의 열연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는 "얼마 전 16부로 '힙하게' 방송이 끝났다. 최근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들 등이 모여 종방연을 통해 회식했다. 크게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건강하게 끝나서 다행이라고 하셨다. 서로 (종영을) 축하하며 서로의 안녕과 행복을 바라며 마쳤다. '힙하게'는 제가 소집 해제 후 처음 찍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촬영 후 방송이 된 거까지 치면 3년 반 만에 제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 작품이라 부담도 되고 어떻게 보면 걱정도 됐다. 스스로 기대도 됐고 설렘도 있었다. 그래서 더 뜻깊었던 작품이었다. 무사히 잘 마치고 많은 분께 좋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 또 좋은 분들을 알게 됐고, '힙하게'는 평생 자랑하고 싶은 필모그래피 중 하나의 작품이 끝난 게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수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수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극 중 수호는 미스터리한 꽃미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선우 역을 맡았다. 김선우는 어느 날 갑자기 무진에 내려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상냥한 미소로 봉예분의 마음을 단숨에 흔들어버린다. 친절하지만 좀처럼 생각을 읽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수호는 "김석윤 감독님이 연출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가 제 인생 작품이다. '힙하게'가 감독님의 작품이라고 했을 때 대본도 보지 않고, 누가 출연하는지도 모르고 한다고 했었다. 특별 출연이라도 할 마음이었다. 이후 대본을 보고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또한 "드라마도 재밌고, 선우 캐릭터도 좋다고 생각했다. 의문스러운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캐릭터 설명이 애매모호하다고 생각했다. 범인처럼 보여야 하고, 범인이 아닌데 범인처럼 보여야 했다. 감독님께서 범인이 아니라 선량한 시민처럼 보여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작품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진지하게 이 역할을 연기하려고 하니까 걱정이 있었다. 그리고 배우로서도 두려움이 있었다. 의문스러운 게 아니라 이상한 X이 될 것 같아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수호는 "작품 자체가 코미디인데 제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나만 나오면 분위기가 이상해질까 봐 걱정했다. 극 분위기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빌드업하면서 고민하고 더 계산했다. 과정은 재밌었지만, 중압감이 확실하게 있었다"라고 했다.
수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수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수호는 '힙하게'를 통해 배우고 성장했다고. 그는 "정확한 건, 확실한 건 인간적으로 성숙해진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같이 작품을 해서 인간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선배님들 다 좋으시다. 한지민, 이민기 선배님은 10대 당시 저에게 스타셨다. 그런데 편하게 동네 누나, 형처럼 해주셨다. 실제로도 동네 누나, 동네 형이 됐다. 저도 지민 누나와 민기 형처럼 여유 있고 후배를 챙길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더라는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김석윤 감독과 함께한 소감은 어땠을까. 수호는 "김석윤 감독님한테 제일 많이 배웠다. 모든 현장을 아우르는 선장으로서 막내 스태프분들 이름, 저희 헤어 스태프의 이름까지 다 외우는 섬세함이 있으셨다. 실제로 현장에서 유하시니까 대충 넘어갈 수 있는데 일할 때는 정확한 계산과 디렉션이 있으셨다. 감독님은 파워 J이셔서 모든 걸 계획하시고 모든 신의 콘티를 직접 다 그리셨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또한 "실제로 콘티를 그린 것과 카메라에 담아내는 거랑 거의 99% 이상 똑같다. 카메라 앵글까지 같은 정도로 계획적으로 하신다. 막내 스태프들의 이름까지 알 정도로 챙겨주시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게 마음 편하게 해주신다. 그게 대단하신 거 같다. 정말 마음 편하게 연기 해주신 것 같다"라고 했다.

"저는 10년 후에 한지민, 이민기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고, 2~30년 뒤에는 김석윤 감독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밝힌 수호. 그는 "지민 누나와 민기 형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평생 가까이 지내고 싶은 누나와 형이다. 한지민 선배님과는 붙는 신이 많았다.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많이 했다. 먼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수호는 "좋은 작품이 들어 온다면 꾸준히 작품을 하는 배우이고 싶다. '힙하게'는 제가 배우로서 인지도가 높아진 계기가 된 작품이 맞다. 하지만 제게는 똑같다. 마음가짐은 독립 영화든 저예산 영화든 OTT든 뮤지컬이든 대본이 좋고 역할이 좋으면 하고 싶다. 꾸준히 해 온 것처럼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수호는 "'이거 했으니까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지'라는 영리한 게 필요할 수 있는데 지금은 소집 해제 후 연기를 처음 하게 된 거지 않나. 서른 살이 넘은 뒤 엑소 멤버들과 하고 싶은 걸 서로 존중하고 지지해주고 있다. 20대 때 엑소 활동을 90%로 했다면 30대 때에는 배우로서 비중을 더 늘리면서 꾸준히 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