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영향력은 커지는데…'무지 논란' 세븐틴·킹덤과 역량 부족 소속사 [TEN피플]
K팝 그룹들이 타문화 이해 부족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 전 세계를 상대하는 만큼,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소속사의 역량 부족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문화를 선도한다는 K팝 업계가 사실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지난 24일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에 "베이징 버전은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 문화유산인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캐모마일 꽃이 떠오르는 내용으로 제작되었으나 영상이 공개된 후 만리장성에 대한 문화적 이해와 존중이 부족했다는 팬 여러분의 지적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베이징 버전 영상은 신속히 삭제했다. 팬 여러분께 불편함을 끼친 점 사과드리며, 향후 보다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앞서 세븐틴은 세계 여러 장소를 배경으로 신곡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베이징 버전의 티저 영상이 문제가 됐다. 해당 영상은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일부 중국 팬들은 해당 영상이 중국의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촬영했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세븐틴은 문제 제기를 받아들였고 영상을 삭제, 고개 숙였다.

그룹 킹덤 역시 '이슬람교 모독 논란'을 일으켰다. 킹덤은 오는 10월 18일 미니 7집 'History Of Kingdom : Part Ⅶ. JAHAN'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에 킹덤 측은 예약 판매를 시작했고, 미니 7집의 앨범 커버 2종을 공개했다.
K팝 영향력은 커지는데…'무지 논란' 세븐틴·킹덤과 역량 부족 소속사 [TEN피플]
다만, 앨범 커버가 공개된 직후 이슬람 경전 쿠란을 모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쿠란을 신성시하는 만큼, 해당 커버가 '신성 모독' 논란을 일으킨 것. 여기에 킹덤은 '7개 나라와 7명의 왕'이라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멤버 가운데 자한이라는 활동명이 있었고,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의 황금기를 열었던 '샤 자한'을 모티브로 했다는 의견도 나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소속사 GF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팬카페를 통해 "오늘 오후 2시 사전 예약 예정이었던 킹덤의 7집 미니앨범 '히스토리 오브 킹덤: 파트7. 자한'이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연기됐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더불어 오늘(25일) "이번 논란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당사의 무지와 부주의로 발생했습니다. 무슬림분들과 불편을 느꼈을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당사는 이번 앨범 초판 7만 장을 전량 폐기하고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며 추가 공식 입장을 내놨다.

결과적으로 두 그룹 모두 활동에 차질을 빚었다. 앨범 제작 과정에서 타 문화권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다. 물론, 아티스트만을 비판할 수 없다. 소속사들의 여과 없는 결정이 문제의 시발점이 됐기 때문.

문화는 곧 역사를 의미한다.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상대의 정체성을 무시하는 행위다. 우리는 숱한 국가들로부터 문화를 훼손당한 역사가 있다. 문화를 존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픔을 알고 있다는 것. '타문화를 몰랐다'라는 K팝 기획사들의 변명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