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미집' 감독 김지운 인터뷰
오는 9월 27일 개봉
김지운 감독. /사진제공=바른손이엔에이
김지운 감독. /사진제공=바른손이엔에이
영화 '거미집'의 감독 김지운은 영화 속에 자신의 이야기가 많이 투영되어있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은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 관련 인터뷰에 나섰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작품.

1998년 영화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해 '달콤한 인생', '장화, 홍련', '밀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의 작품을 찍은 김지운 감독은 영화 '거미집'의 연출과 각색을 맡았다.

'거미집'의 김감독(송강호)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다는 김지운 감독은 "알게 모르게 '김감독'의 결정적인 대사들이 내가 현장에서 느낀 크고 작은 감정과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더라. 호세랑 세트 뒤에서 만나서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과 신상호 감독을 만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다. 자신의 믿음과 확신, 번민이 오는 것이 영화 현장이다. 감독들의 내면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앙상한 세트의 후면을 보면서 이것이 영화 현장이자, 삶의 보여지는 것과 감추고 있는 것이 다르다는 것도 잘 드러난 장면 중 하나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영화 속에서는 "모두가 나를 방해하고 있다"는 김감독의 대사가 나온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왜 나만 애쓰고 있지'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대부분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헌신과 모두 초긴장 상태에서 탬포와 타이밍을 잃지 않았을 때 표현한 거다. 박찬욱 감독도 비슷한 표현을 한 적이 있다. 하루는 천재 같기도 하고 자신이 쓰레기 같기도 하다더라. 천국과 지옥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왔다 갔다 한다. 일상에서 현실에서 큰 비극이나 고통을 느껴도 이 정도로 감정을 흔들지 않는데, 영화 이것이 뭐라고. 이런 것들이 하루에도 십수번씩 들어왔다 빠졌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거미집' 촬영 현장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대체로 천국이었다. '거미집'이 한 세트장에서 일어나는 이동이 없는 것도 편하게 찍었던 부분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 캐스팅이구나. 배우들이 다 알아서 해줬다. 송강호라는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서"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특히 '거미집'에서는 예술가가 되지 못한 평론가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평론가들에 대한 감독의 복수다. 평론들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이지 않나. 지금은 오히려 말을 해주는 것이 소중해지고 귀해지는 시대 같다. 한때, 한국 영화가 좋았을 때 한 달에 영화 잡지만도 6~7개였다. 일 년 내내 어떤 잡지에서도 이름이 계속 호명되던 시기였다. 평론을 봤을 때는 의기소침했지만 그런 것이라도 소중한 시기였다"라고 회상했다.

영화 '거미집'은 오는 9월 27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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