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괴물' 스틸
/사진 = 영화 '괴물' 스틸
배우 변희봉(본명 변인철)은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펼쳐냈다.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을 통해 명연기를 펼쳤던 고인은 영화 '옥자'로 칸 레드카펫을 밟으며 배우 인생 정점을 찍기도 했다.

1970년대 데뷔한 고인은 2000년대 들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생전 봉준호 감독과 협업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그는 봉준호 감독 연출작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 등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는 매번 캐릭터에 완벽하게 동화된 명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훔쳤다.
/사진 =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사진 =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살인의 추억'에서 변희봉은 구 반장 역을 맡았는데, 엉뚱한 용의자로 백광호를 잡았다가 끝내 잘리게 된다. 송강호와 합을 맞춘 농두렁 신이 큰 호평을 받았다.
故변희봉, '살인의 추억'·'괴물'→'옥자'…칸서 정점 찍은 '명연기 발자취' [TEN초점]
故변희봉, '살인의 추억'·'괴물'→'옥자'…칸서 정점 찍은 '명연기 발자취' [TEN초점]
故변희봉, '살인의 추억'·'괴물'→'옥자'…칸서 정점 찍은 '명연기 발자취' [TEN초점]
'괴물'에서는 자신의 활동명과 같은 희봉 역으로 출연했다. 송강호의 아버지이자, 월남전에 참전했던 덕에 총을 잘 쏘는 인물이다. 특히, 총으로 괴물에 맞서다 결국 총알이 떨어져 자식들에게 피하라고 손짓하며 결국 죽음을 맞는 연기가 일품으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박혔다.

'옥자'에서도 희봉 역으로 분했다. 희봉은 미자의 할아버지이자 극중 돼지 옥자를 기르는 인물로 따뜻하고 자애로운 면모를 뽐냈다. 특히, '옥자'를 통해 2017년 5월 생애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은 고인은 배우로서 큰 로망인 칸 영화제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며 감격했다.
'옥자' 배우 변희봉/사진 = 넷플릭스
'옥자' 배우 변희봉/사진 = 넷플릭스
故변희봉, '살인의 추억'·'괴물'→'옥자'…칸서 정점 찍은 '명연기 발자취' [TEN초점]
그는 당시 한국 취재진과 진행된 간담회에서 "배우 생활을 오래 했지만 칸에 온다는 생각도 해본 적 없고 꿈을 갖지도 않았다. 꼭 벼락 맞은 사람 같다. 70도로 기운 고목에 꽃이 핀 기분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해 모두에게 감동을 줬다.

당시 그는 또 "이제 다 저물었는데 뭔가 미래의 문이 열리는 것 아닌지 기대감도 생겼다. 힘과 용기가 생긴 것 같았다. 두고 봐 달라. 이 다음에 뭘 또 조금 할지 기대해달라. 열심히 하겠다. 죽는 날까지 하련다"며 연기 열정을 나타낸 바 있어 많은 팬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변희봉은 지난 2020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으며 연기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故변희봉, '살인의 추억'·'괴물'→'옥자'…칸서 정점 찍은 '명연기 발자취' [TEN초점]
연예계에 따르면 변희봉은 췌장암 투병 중 향년 81세로 18일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 2018년 췌장암 발병해 투병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투병이 오래 지속됐던 탓에 2019년 이후 특별한 작품 활동이 없었다.

이날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고인의 빈소가 차려졌고,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등이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을 통해 함께 호흡한 송강호 역시 한달음에 빈소를 찾아 고인을 조문했다. 그는 이날 영화 '거미집' 관련 인터뷰 일정이 있어 취재진들을 만났는데, 해당 스케줄을 마치자마자 빈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故변희봉, '살인의 추억'·'괴물'→'옥자'…칸서 정점 찍은 '명연기 발자취' [TEN초점]
인터뷰 중 비보를 접한 송강호는 "나도 조금 전에 소식을 듣고 정신이 없다. 자주 뵙진 못했지만 연락 드리고 했었다. 변 선생님은 한 5년 전에 제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조문도 오셨었다"고 말했고 "봉준호 감독을 통해 투병 중인 소식을 간간이 전해 들었다. 너무 안타깝다"고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외에도 변희봉의 빈소는 영화계 인사들과 함께 작품을 했던 동료, 후배들의 화환과 조문이 줄을 잇고 있다. '괴물'에서 호흡한 박해일, 배두나를 비롯해 전도연, 정보석, 강우석 감독 등도 화환을 통해 조문의 뜻을 표했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20일 낮 12시 30분이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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