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구성, MC 모두 바꼈는데…'강심장' 브랜드만 그대로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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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계속되는 혹평에도 고집스럽게 '강심장' 이름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전혀 다른 구성과 라인업에도 구시대적인 브랜드를 밀어붙이는 이유를 도통 이해하기 힘들다. SBS의 고집과도 같은 시즌3에 기대가 모이지 않는 이유다.

오는 10월 '강심장' 예능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제목은 '강심장VS'(강심장 브이에스)다. 지난달 종영한 '강심장 리그'가 '강심장'의 콘셉트를 이어 받았다면, '강심장VS'는 전혀 다른 방식을 택했다.
'강심장VS' 전현무, 문세윤, 엄지윤, 조현아./사진=텐아시아DB
'강심장VS' 전현무, 문세윤, 엄지윤, 조현아./사진=텐아시아DB
게스트끼리 토크 대결을 벌이고 투표를 통해 '강심장'을 선정하던 것과 달리 상반된 성향의 두 집단 연예인들이 토크를 벌이는 형식이다. 최초 보도한 매체에 따르면 출연진은 하나의 주제를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 열띤 논쟁을 벌이는 '셀럽들의 VS 토크쇼'를 표방한다.

진행자도 바뀌었다. '강심장'의 초대 MC였던 강호동, 이승기가 '강심장리그'를 끝으로 떠났고, 전현무와 문세윤, 엄지윤, 조현아가 새 시즌의 MC로 낙점됐다.

사실상 '강심장'이라는 제목이 없었다면,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찬반 토크쇼라는 형식과 MC라인업 모두 기존 '강심장'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 '강심장 리그'의 브랜드 뉴 프로그램이라고 할 필요성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이승기·강호동도 떠났는데…계속된 혹평에도 '강심장' 브랜드 못 놓는 SBS [TEN스타필드]
그런데도 SBS는 '강심장' 브랜드를 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강심장'이 국민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도 아니다. 과거 '강심장'이 최고 시청률 19.5%를 기록하긴 했지만, 당시에도 '야심만만', '미녀들의 수다'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재탕한 느낌이라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나무하는 폭로전에 여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10년만에 돌아온 '강심장 리그'도 마찬가지다. 핫한 인물들이 들려주는 썸네일 토크쇼라고 했지만, 첫회부터 사이버 렉카(자극적인 썸네일과 제목의 영상으로 높은 조회수를 올리는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를 연상시키는 구성으로 뭇매를 맞았다. 올드한 진행과 산만한 패널들 역시 변함없었다.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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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과 화제성에서도 과거의 영광은 없었다. '강심장 리그'는 12부작 동안 2~3%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MC 강호동, 이승기를 향한 대중의 온도도 달라졌기에 두 사람의 12년만 재회도 큰 반응을 일으키진 못했다.

10여 년 전 영광에만 취해 현재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걸까. SBS의 고집스러운 '강심장' 밀어붙이기에 기대가 아닌 피로함만 쌓이고 있다. 우려먹기가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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