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음과 조윤희는 '7인의 탈출'에서 남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재결합, 이혼 등 가정사의 큰 변화를 겪은 뒤 첫 본업 복귀작이자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엄기준, 윤종훈, 신은경 등과 달리 황정음, 조윤희는 김순옥 작가와 처음으로 작업하는 배우. 황정음이 맡은 금라희는 유능하고 저돌적인 드라마 제작사의 대표로, 돈과 성공을 인생 최대 가치로 여기며, 엄청난 유산 상속을 위해 자신이 버린 딸을 15년 만에 찾는 독선적인 여자다. 조윤희는 이사장 아들과의 불륜이라는 치부를 들키지 않기 위해 학교에 이상한 소문을 퍼뜨리는 인물이다.

조윤희는 "사실 악역이라 처음에 망설였다. 착하게 살고 싶었다. 평상시나 역할에서도. 아이에게도 모범적인 엄마가 되고 싶어서 뭐든 착하고 선하게 하고 싶었다"면서도 "나쁜 짓을 혼자 하면 자신 없는데 7명이 같이 하니까 너무 재밌더라.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 앞으로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윤희 역시 아직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불륜이 들키자 학생을 협박하는 모습과 다이아몬드 팔찌에 탐욕스러운 면모를 드러내는 장면은 그간의 조신했던 이미지를 꺾을 정도로 임팩트를 안기지 못했다.
'7인의 탈출'은 최고 시청률 29.2%를 기록했던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잇는 마라 맛 막장극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자극적인 소재를 넘어 원조교제, 학교 내 출산 등 보기 불편한 요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시청률 역시 6%대로 '펜트하우스' 시즌1 첫 주보다도 낮은 수치다.
'펜트하우스'가 시청률 수직 상승을 이뤄낼 수 있었던 데에는 엄기준, 김소연이라는 '악역'들의 열연이 있었다. 김소연만큼의 존재감 있는 악역이 없는 상황 속, 황정음과 조윤희의 연기가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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