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오는 20일 개봉
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실제 변호사 출신인 홍용호 감독의 '폭로'는 담담하면서 차분하게 극을 이끌어간다. 법정 드라마 특성상 말로만 표현되는 부분이 많아 다소 지루할 수 있음에도 같은 호흡으로 치밀하게 보여주는 것이 장점. '폭로'는 어렵지 않게 관객들에게 잘 다가갈 수 있을까.

1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폭로'(감독 홍용호)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감독 홍용호, 배우 강민혁, 유다인, 공상아가 참석했다.

영화 '폭로'는 본드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의뢰인의 무혐의를 입증하는 동시에 진범을 찾으려는 변호인과 범행의 시인과 부인을 거듭하는 피고인, 현장에 있던 제3의 존재로 인해 미궁 속에 빠진 사건의 실체를 쫓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 스릴러.
영화 '폭로' 기자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 '폭로' 기자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연출을 맡은 홍용호 감독은 20여 년의 법조계 경력과 더불어 단편영화 ‘배심원들’ 연출과 각본을 쓰고 ‘증인’, ‘침묵’의 각색을 담당한 한국 영화계 대표적인 법정물 전문 스토리텔러다.

주연배우인 강민혁, 유다인, 공상아의 캐스팅에 관해 홍용호 감독은 비하인드를 밝혔다. 홍용호 감독은 "당연히 세 배우와 함께하고 싶었다. 유다인 배우를 '윤아' 역으로 캐스팅 제안해서 초반에 힘을 얻었다. 강민혁 배우는 '정민' 변호사 역의 차분하고 우직한 모습이 많이 느껴졌다. 공상아 배우는 연극 무대에서 좋은 연기를 많이 보여주신 분이다. 판사 역으로 차가운 면이 기본적으로 있고 속에 따스한 면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법정 영화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홍용호 감독은 "이 영화는 장르가 법정 드라마라서 말로 많이 풀어나가야 했다. 일반적으로 말이 많으면 재미가 없어지기에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긴장감을 유지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폭로'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묻자 "하나의 메시지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았다. 흥미로운 상황과 이야기로 풀어나가다 보면, 관객들이 그 끝에 메시지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홍용호 감독은 "한국 영화 대작 3편이 추석 연휴에 개봉하지 않나. 그것보다 새로운 이야기를 보고 싶으신 관객들은 '폭로'를 봐주시면 좋겠다. 만약 3편을 다 봤다면 4번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강민혁은 사건을 파헤치는 국선변호인 ‘이정민’ 역을 맡았다.

법정 스릴러 드라마로서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느냐고 묻자 강민혁은 "이정민은 국선 변호사고 검사가 되기 위해서 성장하는 사람이다. 아는 변호사도 만나 뵙고 실제로 법정을 가서 경험도 했다. 이전까지는 드라마틱한 법정 드라마를 봐왔다면, 나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경험해보고 많이 놀랐다. 실제로는 차분하게 피고인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대화하는 모습들이 있더라. 법정 안에서 그런 열정을 변호사들이 표현을 안 하시더라.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은 어느 정도일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폭로'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민혁은 "냉정한 편이기는 하다. 연기하면서 실제로 변호사를 했었어도 잘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다. 불같은 성격도 있지만, 실제로 변호사가 되었다면 나는 어디까지 갔을까라는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강민혁은 촬영 에피소드에 관해 "솔직하게 이야기 자체도 무거웠기에 재밌었던 적은 없다. NG를 많이 내는 편은 아니다. 대사도 길고 감정을 이입하다 보니 흥분되는 부분도 있어서 계속 말렸던 신이 있었다. 바깥에 나가서 하늘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유다인은 무고한 듯 은밀한 피고인 ‘성윤아’ 역으로 분했다.

법정 스릴러라는 장르 특성상 어떤 부분에 연기 포인트를 뒀냐고 묻자 유다인은 "어떤 포인트가 따로 있지는 않았다. 여자의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 기댈 곳도 없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는 상황을 최대한 생각했다. 연기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은 대사가 많이 없다 보니, 표정이나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했어야 했다. 촬영 당시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출산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선 유다인은 "나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더 생긴 것이지 않나. 나의 욕심이나 욕망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행복하더라. 근황은 아이를 보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라고 근황을 밝혔다.

'폭로'를 촬영하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지점이 있었냐는 질문에 유다인은 "마지막 재판에서 스스로도 떨리지 않게 노력했다. 긴장이 많이 되더라. 10여년 연기 생활하는 동안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다"라고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 '폭로' 기자 간담회.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공상아는 본드 살인사건 담당 부장판사 최은주로 등장한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공상아는 "판사 역으로 재판정 안에서는 사회적 가면을 쓴 인물과 개인적인 인물로서는 가면을 벗고 싶었다. 재판 안에서는 외형적인 꾸밈이 있었지만, 개인적 상황에서는 화장도 하지 않았다. 연기적으로 두 가지 선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폭로'를 촬영하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지점이 있었냐는 질문에 공상아는 "실제로 차분한 사람은 아니다. 감독님과 이 작품을 하면서 차분함을 가지고 긴 호흡으로 갈 수 있었다. 한 장면을 길게 찍으신 장면들이 많다. 연기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셨다. 연기에 방해되지 않게 카메라를 잊고 연기를 하고, 편해진 나를 발견한 순간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폭로'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느냐고 묻자 공상아는 "재판장 안에서는 강민혁 배우가 혼자 하는 것이 많았다. 나는 하는 것 없이 내려다보는 입장이었다. 신발도 벗고 있었다. 정말 미안했다"라고 답했다.

영화 '폭로'는 오는 9월 20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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