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박규영,이한별./사진=텐아시아DB,넷플릭스
수지,박규영,이한별./사진=텐아시아DB,넷플릭스
웹툰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연일 화제다. 넷플릭스 '마스크걸'부터 디즈니+ '무빙'까지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데에 이어 공개를 앞둔 웹툰 원작 드라마에 캐스팅된 주인공들도 '웹툰 찢고 나왔다'라는 호평을 듣고 있다. "싱크로율 100%"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캐스팅 성공작들의 이면에는 드라마 제작진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들은 양날의 칼이다. 작품성은 인정받았지만, 한편으론 원작팬의 높은 눈높이를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특히 등장인물의 외모나 성격 등을 배우가 얼마나 제대로 표현하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캐스팅 실패는 곧 공감 실패로 이어진다. 캐릭터의 세세한 감정변화까지 놓치지 않는 원작팬들은 고정팬인 동시에 가장 냉정한 시청자일 수도 있다. 캐스팅 문제부터 논란이 되면서 작품 자체도 혹평으로 끝나는 사례가 그동안 많았다.

때문에 제작진들도 캐스팅에 공을 들인다. 드라마 제작의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게 캐스팅이라고 할 정도다. 외모적 유사성 뿐 아니라 성격이나 연기의 톤 등까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제작진들은 우선 공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을 하는 사례가 많다.
./사진=에이스팩토리,넷플릭스
./사진=에이스팩토리,넷플릭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마스크걸'은 주연 뿐 아니라 조연들까지 사랑받고 있다. 여기도 캐스팅의 과정이 녹아있다. 성형수술 전 얼굴을 가리고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 김모미로 변신한 신인배우 이한별이 주목받았다. 이한결은 1000대의 1의 공개 오디션을 통과해 '웹찢녀'가 됐다. 성형 수술 전 김모미는 못생겼다는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도 부담이 컸을 터.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못생기게 나온다는 걱정은 없었다. (웹툰) 닮았다며 다 같이 신나게 찍었다"고 전했다. 대중들 역시 이한별의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체 어디서 이런 배우를 발견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주오남은 공개 오디션을 거치지 않고 발탁됐다. 감독이 직접 안재홍을 택했다. 하지만 감독은 안재홍의 실제 이미지가 생각보다 선해서 고민이었다고 한다. 극 중 음침한 성격을 가진 주오남을 연기하기에 싱크로율이 처음엔 맞지 않았단 뜻이다. 하지만 두 가지로 외모적 느낌은 커버됐다. 하나는 매 촬영마다 2시간씩 이어졌던 '특수분장'(주오남의 이마주름은 실제 안재홍의 것이 아니다)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재홍 배우의 준비와 연기력이었다. 안재홍 배우는 주오남을 연기하고자 10kg 증량을 하고 일본어를 일본인에게 배우는 등 노력했다. 그 결과 '싱크로율 120%' 주오남이 탄생했다. 너무 실제 같았던 나머지 '은퇴작이냐'는 극찬까지 받았다. 결국 주오남은 만들어진 캐스팅이란 뜻이다.

'마스크걸'과 더불어 디즈니+의 흥행작 '무빙'의 1회~7회에서 활약한 이정하도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가 됐다. 이정하는 캐릭터를 위해 30kg을 증량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샀다.
./사진=수지SNS, MBC
./사진=수지SNS, MBC
아직 방영 전인 웹툰 원작 작품들은 캐스팅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넷플릭스 '이두나!'에 출연하는 수지는 웹툰의 이두나를 그대로 실사화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박규영은 다음달 11일 공개되는 MBC '오늘도 사랑스럽개'에서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한해나'역을 맡았다. 원작팬들은 박규영이 강아지상이라는 점과 캐릭터의 따스한 이미지가 그와 딱 들어맞는다며 캐스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물론 수지와 박규영이 비주얼 면에서는 합격점이나 아직 연기를 선보이기 전이다. 외모만큼 중요한 것이 캐릭터의 감정선을 살리는 것이다. 이들이 원작팬들의 기대감을 끝까지 지켜줄지 주목된다.

캐스팅은 작품의 첫 단추다. 웹툰을 찢고 등장하는 배우는 없다. 1000명을 오디션하고, 없던 캐릭을 만들어내면서 작품의 캐스팅을 만든다. 있는 걸 찾는 게 아니라 없는 것도 만드는 것. 그것이 캐스팅 성공의 비결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모아 말하고 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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