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이민기./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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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캐릭터가 초능력을 발현하려면 엉덩이를 만져야 한다. 이러한 설정 때문에 방영 전부터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던 JTBC '힙하게'가 시청자의 마음은 사로잡은 모양새다. 소재의 불편함을 코믹함으로 덮었다.

상승세를 타더니, 또 자체 시청률을 경신했다. 21일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힙하게' 4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7%, 수도권 기준 7.3%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1회부터 3회까지 5%대를 유지하더니 4회 만에 7%대까지 급상승했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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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게'는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과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 분)이 만나 펼치는 코믹 수사극이다.

'힙하게'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만남은 처음이 아니다. 한지민은 '눈이 부시게', 이민기는 '나의 해방일지'로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작품 모두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은 작품이라 '힙하게'에도 자연스레 주목받았다.

다만 '힙하게'는 출발도 전에 구설에 올랐다. 본방송 전 공개된 예고편과 포스터를 본 일부 누리꾼들이 동의 없이 엉덩이를 만지는 행동은 성추행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 극 중 한지민은 사이코메트리라는 능력을 쓰기 위해서는 동물이든 사람이든 엉덩이를 만져야 한다.

왜 굳이 엉덩이를 만지는 설정일까. 김석윤 감독은 '힙하게' 제작발표회에서 "다른 사이코메트리 수사물과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 무언가를 터치해서 과거를 보는 것보다 초능력을 사용하는데 쉽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며 "예고편을 보고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사실 맥락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뒤 맥락의 정보가 없는 상태면 다른 느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혀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 방송을 보면 해소될 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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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을 벗은 '힙하게' 1회에는 봉예분이 초능력이 생기게 된 과정이 그려졌다. 봉예분은 출산이 임박한 소를 진료하던 중 축사에 유성이 떨어지면서 사이코메트리 초능력이 생기는데, 이때 소의 엉덩이 부분을 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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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극 중에서도 이유가 뭐든 엉덩이를 만지는 것이 성추행임을 말하고 있다. 봉예분이 계단에서 넘어질 뻔한 문장열(이민기 분)을 도와주다 그의 엉덩이를 만지게 됐다. 문장열은 봉예분에게 "이런 변태 XX가"라고 말하며 그를 업어치기로 제압했다. 소매치기범의 엉덩이를 만지려고 한 봉예분은 그 모습을 문장열에게 걸려 바로 경찰서로 연행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힙하게'는 유치한데 재밌다는 평을 얻고 있다. 평소 잘 보지 못했던 한지민의 망가지는 모습이 등장, 이민기와의 티키타가 케미가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유발했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두 자릿수 돌파도 노려볼만한 시청률을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엉덩이를 만져야 하는 설정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누리꾼들도 많다. 해당 논란을 완전히 지우고 '닥터차정숙', '킹더랜드' 뒤를 이어 JTBC 흥행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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