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경소문2', 시즌1과 달리 매력 잃은 전개·캐릭터
시즌1 후반부 작가 교체, 시즌2에도 영향 끼쳤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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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작가 교체 문제가 시즌1 결말에 이어 시즌2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이로운 소문'이 시즌1에서의 매력을 잃고 그저 그런 악귀물로 전락했다. 속도감 없는 지지부진한 전개와 평면화된 캐릭터들로 재미 역시 사라졌다. 원작부터 드라마까지 '경이로운 소문'을 사랑했던 팬들에게 깊은 실망감만 안기고 있다.

최고 11%를 기록하며 OCN 역대 드라마 1위를 기록했던 '경이로운 소문'이 2년 만에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이하 '경소문2')로 돌아왔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경소문2'는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작가 교체가 독 됐다…지지부진 '경소문2'에 쏟아지는 '혹평' [TEN스타필드]
강기영부터 김히어라, 김현욱, 진선규까지 시즌2 악귀의 시작은 좋았다. 처음부터 최강 빌런다운 능력치를 뽐내고, 막무가내로 사람을 죽이기보다 함정을 파고, 계략을 꾸미는 영리함, 언제든 배신할 수 있지만 필요에 의해 팀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카운터즈와의 대결에서 어떤 합을 만들어 낼지 기대감을 자아냈다.

여기에 한없이 선했던 진선규가 아내의 죽음 후 복수와 분노라는 감정에 잠식되며 악귀를 받아들이는 모습은 새로운 악의 형태를 모습을 보여주며 신선함을 안겼다.
'경소문2' /사진제공=tvN
'경소문2' /사진제공=tvN
문제는 판을 벌여놓고 제대로 놀지 못하는 캐릭터들이다. 조병규(소문 역)는 염력을 사용하며 능력치가 상승했지만, 시즌1에서 주를 이뤘던 성장 스토리가 빠져 어딘가 허전함을 자아낸다. 나머지 카운터즈는 악귀들과의 싸움에서 액션 장면들만 보여줄 뿐 이렇다 할 활약조차 하지 못하고 능력치가 낮은 카운터즈는 오히려 민폐가 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새로운 카운터즈로 합류한 유인수(나적봉 역)는 더욱 강력해져야 할 카운터즈에 아직은 짐만 되는 모양새. 냄새를 맡는 능력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순수한 농촌 총각 모습만 부각돼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진전없는 전개다. 시즌1에서는 다양한 악귀들이 에피소드처럼 등장, 카운터즈들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 악귀를 타파하는 전개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이다를 마시는 듯한 시원한 느낌을 줬다. 그러나 시즌2는 1회부터 6회까지 같은 에피소드의 반복처럼 느껴진다. 카운터들은 강기영(필광 역), 김히어라(겔리 역)를 쫓는데 정신이 없고, 두 악귀는 진선규(마주석 역)를 악귀로 만들기에만 여념이 없다. 진선규가 악귀를 받아들이고 망설임 끝에 살인을 저지르기까지 6회나 소비됐다. 발전하는 카운터즈와 모습과 빌드업되는 악귀의 모습들은 찾기 힘들다. 캐릭터의 성장이 없으니, 드라마도 성장을 멈춘 듯 했다.
'경소문1' /사진제공=tvN
'경소문1' /사진제공=tvN
'경이로운 소문'이 원작의 매력을 잃고 혹평을 받은 건 시즌1 후반부 작가 교체 후부터 이어졌다. 당시 시즌1을 집필하던 여지나 작가가 12회까지 집필한 뒤 하차한 것. 이유는 제작진과 드라마 후반부 이야기 전개에 대한 의견이 달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즌1 13회는 연출을 맡은 유선동 PD가, 14회부터는 교체된 김새봄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문제는 작가 교체와 함께 내용이 난해해졌다는 거다. 원작에 없던 갑작스러운 결계 설정은 맨몸 액션으로 맞서 싸우던 카운터들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악귀 이홍내(지청신 역)가 보육원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태도는 설득력을 안기지 못했다. 이에 시청자들도 결말을 앞두고 어설퍼진 전개에 혹평을 쏟아냈다.

시즌2는 1회부터 김새봄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았던 시즌1 후반부를 집필한 김새봄 작가가 온전히 참여한 '경소문2'. 이제 중반부를 향하고 있는 만큼 아직 반등의 기회는 남아있다. 4%대를 못 벗어나며 침체기에 접어든 '경소문2'가 작가 교체 리스크를 이겨낼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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