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선-송윤아-티아라 지연/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배우 김희선-송윤아-티아라 지연/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최근 연예인들이 경력 단절을 두고 푸념 섞인 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두 가지다.

결혼이나 출산이라는 인생의 과정에 생기는 변화의 문제이기에 공감이 된다는 시각, 이와 동시에 연예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선택에 따른 결과는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그것이다.

최근 배우 김희선이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결혼과 출산, 육아로 6년간 경력 단절을 겪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김희선은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한 6년을 쉬었다. 그때 조금 위축되는 건 있었다"며 "아이를 안고 젖병을 물리면서 TV를 보는데 저랑 같이 활동했던 배우들이 너무 좋은 작품을 다 하고 있었다. 나만 처지는 것 같고 '이제 애 엄마는 안 되나?'라며 혼자서 괴로워한 적 있었다"고 밝혔다.

배우 송윤아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나도 아이를 낳고 백일이 지나면 일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그런데 백일이 지나도 너무 작은 아기가 옆에 있더라. 어느덧 5년 공백기가 생겼다. 소속사에서도 '너 이거 아니잖아'라고 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때 마침 '마마'라는 너무 좋은 작품이 와줬다"며 "하지만 한번 촬영을 나가면 하루 이틀 있다가 집에 오는 등 너무 힘들더라. 그래서 '마마'가 끝나고 작품에 들어갈 수가 없었고 고민의 연속이 됐다"고 털어놨다.

지연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결혼하면 우리 직업상 당연히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일이 줄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다"며 "막상 내가 이걸 지금 겪고 있으니까 힘들다. 오빠(황재균)한테 '솔직히 나 당황스럽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이 정도 일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너무 허무하다. 내가 그동안 활동해 왔던 모든 것들이 결혼이라는 걸로 다 덮이는 느낌"이라며 토로했다.

이들의 말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결혼과 임신, 출산으로 인해 경력 단절의 시기를 겪는다. 적지 않은 비율로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육아와 전업주부의 삶을 선택하기도 한다.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은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와 상관없이 임신과 출산을 겪은 여성이라면 모두 공감하고 이해할 것이다. 대중은 내가 했던, 하고 있는 고민을 저 배우도 했다는 걸 보며 일종의 위안을 얻기도 한다.

반면, 연예인의 경력 단절 푸념이 다소 공감대를 벗어난다는 지적도 있다. 대중의 사랑과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의 경우, 결혼이나 출산-육아를 선택할 경우 분명 전과 같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어렵다. 결혼하게 되면 유부녀란 인식을 갖게 되고, 출산하면 엄마란 이미지가 덧입혀진다. 이는 남성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전과 같은 맥락의 경력을 이어가기 어렵다. 나아가 직접 육아하기로 했다면 그로 인한 공백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특히, 출산-육아에 집중하며 시간이 흘렀고, 자연스레 배우로서 포지션이 달라졌다 아쉬워하는 배우들이 많지만, 이들의 롤이 바뀐 것은 배우의 나이 듦과 시간의 경과에 따른 것으로 비단 출산-육아 탓은 아니다. 미혼인 배우들도 자연스레 이와 같은 과정을 겪는다. 제아무리 화려한 전성기를 누린 톱스타라도 나이가 들면 그에 맞는 롤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언제나 1번 타이틀의 주인공이 되는 것만 고집해도 어렵다. 자신에게 맞고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좋은 배우이고, 그것이 배우의 롱런 비결이기도 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력 단절이지만, 이 같은 고민이 푸념으로 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연예인들의 올바른 가치 판단이 필요하다. 나아가 전성기 때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가장 잘할 수 있고 대중과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포인트가 어떤 것인지 고민하며 변화해야 한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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