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레나가 이날 선보인 요리는 이 옥수수로만 만든 정통 '토르티아', 그리고 훈연한 돼지고기와 옥수수 전분 가루로 끓인 수프 '보꼴이치'였다. 그 과정에서 마야의 전통 요리법과 레시피를 엿볼 수 있었다. 수천 년 전부터 사용한 맷돌 '메따떼'를 이용해 만든 옥수수 가루는 10분이나 갈아도 토르티아 2장 정도 만들 수 있는 양이 나왔다. 이틀간 연기를 피워 돼지고기를 훈제해 말려 실온에서 한 달 정도까지 보관하는 방식은 이들에게 전기 냉장고를 대신했다. 진정한 '슬로우 푸드'가 눈 앞에 펼쳐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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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껏 분위기가 훈훈하게 무르익던 그때, 중요한 공지사항이 전해졌다.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한끼만 먹고 가는 게 아쉽다"는 밑밥을 깔기 시작한 방글이 PD가 "그들의 삶 속에 녹아들고 싶다며 김성균씨가 굉장히 하고 싶어했다"고 '하룻밤 취침' 카드를 꺼낸 것. 김성균의 말 한 마디가 불러온 파장(?)에 불안함을 감지한 차승원은 가족들에게 민폐라고 주장해봤지만, "손님을 굉장히 융성하게 대접하는 게 마야의 전통 생활방식"이라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었다.
그렇게 마야 가족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게 된 '마야즈 3인방' 앞에 이들의 오랜 전통 '해먹'이 기다리고 있었다. 덥고 습한 날씨에 공기가 잘 유입돼 통풍이 좋고 바닥의 해충으로부터 보호가 가능해 이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방식이었다. 하지만 몸을 뉘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해먹은 심하게 흔들리고, 밖에선 '기우제' 폭죽 행사로 '펑펑' 굉음이 터졌다. 폭죽 소리에 놀란 닭이 울고 개는 짖는 심야의 이중주는 동이 트기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생각보다 추운 날씨까지 겹쳐 잠을 설친 마야즈 3인방. 하지만 엘레나 가족은 이른 아침부터 정성스레 준비한 따뜻한 아침 식사 '따말'과 '아똘레'로 이들의 마음을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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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만 받을 차승원이 아니었다. "제대로 된 보답을 하고 싶다"며 차셰프의 마야의 중심에서 'K-푸드쇼'를 예고한 것. 차승원의 손맛이 제대로 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높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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