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의 옐로카드>>

tvN '2억9천:결혼전쟁' 출연진 줄부상
안전장치 하나 없이 서바이벌 강행
출연진 보호보다 재미가 더 우선시 된 제작진들
1초만에 하반신 마비될뻔…tvN, ‘부상 또 부상’ 가학 예능으로 변모[TEN스타필드]
<<류예지의 옐로카드>>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연예계 사건·사고를 제대로 파헤쳐봅니다.


사고로 시작해 사고로 끝났다. 서로의 사랑을 시험하고 확인하려 했던 '2억 9천:결혼전쟁' 기획 의도와 달리 서바이벌의 위험성만 알리면서 6화가 끝이 났다.

tvN '2억 9천'에서 여러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4m 높이에서 추락하기도 하고 손가락 부상에 붕대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안전’보다 프로그램의 ‘재미’에 무게를 둔 제작진의 안전관리 미흡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2억 9천' 6화에서는 3:3 연합전이 펼쳐졌다. 이날 커플들은 화이트팀과 블랙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진행했다.

논란은 2라운드, 3라운드에서 나왔다. 먼저 2라운드는 ‘가파른 사랑’이었다. 4m 높이의 장벽을 올라 여자 팀원이 깃발을 뽑아 승리를 확정하는 룰이었다.
1초만에 하반신 마비될뻔…tvN, ‘부상 또 부상’ 가학 예능으로 변모[TEN스타필드]
1초만에 하반신 마비될뻔…tvN, ‘부상 또 부상’ 가학 예능으로 변모[TEN스타필드]
화이트팀의 마지막 주자 김해리는 고지를 앞두고 밧줄을 놓치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아래에는 김태석, 이상민이 있었고 김해리는 안전장치도 없는 상태에서 남자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바닷가에서 진행했던 터라 일반 아스팔트는 아닌 진흙 바닥이었다고는 하지만 세 사람 모두 목숨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위험했다. 안전 규정에 맞는 매트 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척추 골절이 일어나면 척수를 찌르고, 압박하거나 찢어지게 할 수 있다. 심하면 하반신 마비까지 올 수 있다. 상당한 높이에서 추락한 김해리도 충격이 엄청났겠지만 위에서 떨어지는 가속도와 무게로 인해 두 명의 남자 출연진은 더 큰 사고를 직면할 뻔했다.
1초만에 하반신 마비될뻔…tvN, ‘부상 또 부상’ 가학 예능으로 변모[TEN스타필드]
곧바로 이어진 3라운드는 '무거운 사랑'. 300kg이 넘는 타이어를 힘을 모아 무한정 뒤집는 것이었다. 30분째 팽팽히 이어지던 뒤집기는 60초에서 30초로 시간제한이 변경, 6명에서 3명으로 인원이 감축됐다.

무려 2시간 30분이나 이어진 대결은 또 한 번 미션 참여 인원 감축이 이뤄졌다. 이에 블랙팀에서는 최광원, 마리암이 화이트팀에서는 성치현, 오수현이 남았다. 각 팀에서 남1, 여1 인원이 300kg대 타이어를 넘겨야 했다.
1초만에 하반신 마비될뻔…tvN, ‘부상 또 부상’ 가학 예능으로 변모[TEN스타필드]
1초만에 하반신 마비될뻔…tvN, ‘부상 또 부상’ 가학 예능으로 변모[TEN스타필드]
수십, 수백 번의 대치에도 경기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마리암은 경기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끝날 때마다 몸이 안 움직이고 어지러웠다. 물을 마시고 싶었는데 물이 안 내려갔다"고 호소했다.

같은 팀 최광원 역시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3시간 30분이 넘는 대치 상황 속에서 부상은 당연스레 따라왔다. 최광원은 팀원들을 위해 손가락에 붕대 테이프를 감고 진행했다.
1초만에 하반신 마비될뻔…tvN, ‘부상 또 부상’ 가학 예능으로 변모[TEN스타필드]
1초만에 하반신 마비될뻔…tvN, ‘부상 또 부상’ 가학 예능으로 변모[TEN스타필드]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결국 블랙팀이 패배했고 다음날 바로 데스매치가 이뤄졌다. 말 그대로 강철부대 이상급 강행이었다.

경기를 향한 열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건 출연진의 안전이다. 예상치 못한 사고는 언제나 일어나기 마련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출연자 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위험한 촬영 환경과 제작진의 배려 부족으로 심지어는 목숨을 잃은 출연자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위험'을 '부상 투혼'으로 포장하려는 듯한 제작진들의 연출과 자막은 더욱 우려스럽다. 어떤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경미한 사고가 수없이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하인리히의 법칙이다. 통계가 점점 쌓이고 있다는 걸 제작진들이 자각할 때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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