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화 감독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탁 役 이병헌 인터뷰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카페서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난 배우 이병헌(53)은 건치 미소를 발산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는 이내 선글라스를 벗으며 "영화배우니까요"라며 재치 있게 말했다.
이병헌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관련 진행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전했다.
연기적인 면에서는 많은 이날 이병헌은 '연기의 경지에 올랐나'라는 질문에 하하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이병헌은 "저도 나한테 이런 얼굴이 있었나? 놀란 장면이 있었다"고 했다.
"모니터를 보면서 나 스스로도 무서웠던 느낌이 있어요. '이게 뭐야 왜 이래 CG야?'라는 말이 나왔죠. 왜 이런 눈빛과 얼굴이지? 이런 얼굴이 나한테 있었나? 나한테 놀랐던 경험이에요."
이병헌은 영탁 캐릭터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최대한 내가 이해하려고 애를 쓰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인물이 가진 복잡미묘한 상태를 나 나름대로 추측하게 된다"며 "영탁은 이미 스스로 죽은 사람이고, 삶이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 사람이 뭔가를 대표하는 리더의 위치에서 새롭게 책임감도 갖게 되고, 리더가 되고, 뭔가를 하게 되면서 고민도 많았겠지만 즉흥적인 감정적인 판단들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생각하면 과격한 부분들도 있고 '인생 뭐 있어?' 하는 느낌도 있는 거 같아요. 영탁은 점점 커지는 권력을 자기 자신이 주체하지 못하죠. 그걸 어떻게 써야하는지 모르고 점점 광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영탁 캐릭터에 대해 '삶의 무게이 짖눌린 우울한 가장'이라는 해석에서 시작했다는 이병헌은 "연기할 때 확신이 없을 때도 많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해석과 관객의 시각에서 오는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공감받는 연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게 아니면 어떡하지?', '내 감정이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확신이 없을 때도 많아요. 다만, 내가 믿고 느낀 감정이 맞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그 감정에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면 그게 맞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런 다소 센 감정이 군데군데 나오는 영화는 더 그런 부담감이 큰데, 시사 이후에 좋게 봐 주시는 평가가 많아서 그때서야 불안했던 감정들이 자신감으로 바뀌죠."
이런 연기를 하기 위해서 이병헌이 놓지 않는 것은 '보편성'이다. "내가 천재거나, 다른 사람이라서 타인과 다른 걸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이병헌은 "지금까지 연기한 걸 돌아봤을 때 내가 시나리오를 읽고 감정을 느끼고 캐릭터의 감정으로 표현할 때, 보편적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그게 참 다행이다"라고 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극단적인 감정들이 많이 나오는데, 사실 그건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 많죠. '왜 저렇게까지 해?', '뭐야, 부처야?'라는 등의 반응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극단적이고 광기가 나오는 부분들이 '과연 내가 이 정도까지 했을 때 관객들에게 이해가 될까?' 생각해요. 항상 그 사이에서 고민하고, 간극을 좁혀가기 위해 노력하는 수 밖에요." 이병헌은 더불어 끊임없이 순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제가 순수하다는 얘기가 아니고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는 발버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이병헌은 "사실 되게 부러운 게 외국 나이 많으신, 예를 들면 마이클 만 감독은 그 연세에 점점 더 멋있고 세련된 작품이 탄생할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거 같다. 그게 저는 아이같은 순수함 같은 게 있으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를 담는다. 이병헌은 902호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 역을 맡아 날카롭고 기민하게 연기했다. '눈을 갈아 끼운 연기'라는 말이 체감될 정도의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여 놀라움을 줬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이병헌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관련 진행된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전했다.
연기적인 면에서는 많은 이날 이병헌은 '연기의 경지에 올랐나'라는 질문에 하하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이병헌은 "저도 나한테 이런 얼굴이 있었나? 놀란 장면이 있었다"고 했다.
"모니터를 보면서 나 스스로도 무서웠던 느낌이 있어요. '이게 뭐야 왜 이래 CG야?'라는 말이 나왔죠. 왜 이런 눈빛과 얼굴이지? 이런 얼굴이 나한테 있었나? 나한테 놀랐던 경험이에요."
이병헌은 영탁 캐릭터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최대한 내가 이해하려고 애를 쓰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인물이 가진 복잡미묘한 상태를 나 나름대로 추측하게 된다"며 "영탁은 이미 스스로 죽은 사람이고, 삶이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 사람이 뭔가를 대표하는 리더의 위치에서 새롭게 책임감도 갖게 되고, 리더가 되고, 뭔가를 하게 되면서 고민도 많았겠지만 즉흥적인 감정적인 판단들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생각하면 과격한 부분들도 있고 '인생 뭐 있어?' 하는 느낌도 있는 거 같아요. 영탁은 점점 커지는 권력을 자기 자신이 주체하지 못하죠. 그걸 어떻게 써야하는지 모르고 점점 광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영탁 캐릭터에 대해 '삶의 무게이 짖눌린 우울한 가장'이라는 해석에서 시작했다는 이병헌은 "연기할 때 확신이 없을 때도 많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해석과 관객의 시각에서 오는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공감받는 연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게 아니면 어떡하지?', '내 감정이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확신이 없을 때도 많아요. 다만, 내가 믿고 느낀 감정이 맞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그 감정에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면 그게 맞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런 다소 센 감정이 군데군데 나오는 영화는 더 그런 부담감이 큰데, 시사 이후에 좋게 봐 주시는 평가가 많아서 그때서야 불안했던 감정들이 자신감으로 바뀌죠."
이런 연기를 하기 위해서 이병헌이 놓지 않는 것은 '보편성'이다. "내가 천재거나, 다른 사람이라서 타인과 다른 걸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이병헌은 "지금까지 연기한 걸 돌아봤을 때 내가 시나리오를 읽고 감정을 느끼고 캐릭터의 감정으로 표현할 때, 보편적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그게 참 다행이다"라고 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극단적인 감정들이 많이 나오는데, 사실 그건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 많죠. '왜 저렇게까지 해?', '뭐야, 부처야?'라는 등의 반응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극단적이고 광기가 나오는 부분들이 '과연 내가 이 정도까지 했을 때 관객들에게 이해가 될까?' 생각해요. 항상 그 사이에서 고민하고, 간극을 좁혀가기 위해 노력하는 수 밖에요." 이병헌은 더불어 끊임없이 순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제가 순수하다는 얘기가 아니고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는 발버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이병헌은 "사실 되게 부러운 게 외국 나이 많으신, 예를 들면 마이클 만 감독은 그 연세에 점점 더 멋있고 세련된 작품이 탄생할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거 같다. 그게 저는 아이같은 순수함 같은 게 있으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를 담는다. 이병헌은 902호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 역을 맡아 날카롭고 기민하게 연기했다. '눈을 갈아 끼운 연기'라는 말이 체감될 정도의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여 놀라움을 줬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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