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수근 '황금케미' 어디갔나요…0%대 시청률 위기 원인은[TEN피플]
베테랑 방송인 강호동, 이수근을 메인으로 내세운 tvN STORY '짠내골프'가 방송 첫 주부터 계속해서 시청률 0%대를 기록하는 굴욕을 맛봤다. tvN STORY의 채널 인지도가 낮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0.3%의 수치는 뼈아픈 상황이다. 강호동, 이수근의 20년 케미도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첫 공개된 tvN STORY ‘짠내골프’는 강호동과 이수근이 국내외에서 펼치는 골프대결과 그 승부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여행을 담는다. 코로나19 이후 대중화된 골프에 여행 버라이어티를 더했다.
강호동·이수근 '황금케미' 어디갔나요…0%대 시청률 위기 원인은[TEN피플]
골프 예능은 이미 한 물 갔다는 평가가 있었다. 제작진은 차별화를 꾀했다. 골프와 여행을 결합했다. 다양한 여행 정보와 색다른 프레임을 영상에 담았다. 또 골프 내기에서 이긴 팀은 럭셔리 여행 코스를, 진 팀은 가성비 여행 코스를 하게 되며 극과극 모습을 보여줬다.

문제는 섞다보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됐다는 점이다. '짠내골프' 안에서 KBS2 '배틀트립'의 모습도 보이고, SBS '편먹고 공치리'의 모습도 보였다. 어떤 예능인지 무슨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건지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모르겠다는 반응이 방송가에서 터져나왔다. 차별화는 됐지만, 자체 색깔은 사라졌다는 의미다. 제작진도 제작 단계부터 가장 우려했을 법한 일이다.
강호동·이수근 '황금케미' 어디갔나요…0%대 시청률 위기 원인은[TEN피플]
강호동·이수근 '황금케미' 어디갔나요…0%대 시청률 위기 원인은[TEN피플]
그나마 믿을 언덕은 강호동과 이수근의 케미였다. 여행이면 여행, 운동이면 운동 다양한 분야에서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를 즐겁게 한 두 사람이다. 둘의 케미는 20년간 튼튼했던 '황금 케미'다. 강호동은 강하고 센 캐릭터, 이수근은 그를 보조하며 재치 있게 받아치는 그 모습이다. 그간 '1박2일' '신서유기' '아는형님' 등에서 증명된 호흡이다.

두 사람의 황금 케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청률 하락이 그 증거다. 20년째 같은 케미를 보여주며 '어디선가 본 장면'이라고 느끼는 시청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시청자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원했지만, 제작진들은 프로그램 자체는 차별화하면서 그 속 출연진 케미는 안정을 택했다. 모두 차별화를 택하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컸을 터다.
강호동·이수근 '황금케미' 어디갔나요…0%대 시청률 위기 원인은[TEN피플]
캐릭터 겹치기 문제도 있다. 강호동과 이수근은 2021년 티빙 오리지널 '골신강림'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강호동은 골프 선수로, 이수근은 해설 위원으로 분했다. 서로 다른 역할이긴 했지만 함께 골프 예능에 출연하는 게 2번째이다 보니 시청자들로서는 어떻게 연출하든 관계없이 식상할 수 밖에 없다.

지상파, 케이블, OTT 등 콘텐츠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진 만큼 시청률만을 성공의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호동과 이수근은 국민 MC로서 이미 스타파워가 있는 출연진들. 당장엔 새로운 도전이 벅차더라도 결국 새로운 콘셉트를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두 사람에게 필요해 보인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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