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붉은 사막' 포스터. /사진제공=일미디어
영화 '붉은 사막' 포스터. /사진제공=일미디어
1964년 제2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붉은 사막’이 영화 제작 60주년을 기념해 완성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을 오는 7월 26일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영화 ‘붉은 사막’(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은 신경 쇠약에 시달리는 한 여성과 그녀를 흠모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칸, 베니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모두 수상한 경력이 있다. 베니스영화제는 제28회 시상식에서 ‘붉은 사막’을 최고상인 황금사자상과 피프레시상(FIPRESCI)을 동시에 수여했다.

영화 속에서 중공업, 원자력, 방부제 건축물, 석유 폐기물 등 산업화의 조각들이 이탈리아의 항구 도시 라벤나(Ravenna)에 사는 한 엔지니어의 아내인 줄리아나(모니카 비티)의 정신을 산산조각 내는 수단이 된다. 줄리아나는 자살 시도 후에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했지만, 퇴원 후에도 방황한다. 어느 날 남편의 지인 중 한명인 코라도와 만나게 되고 그는 그녀의 아름다움과 욕망에 이끌린다. 아르헨티나에 있는 그의 새 공장에서 일할 노동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코라도는 줄리아나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줄리아나 역시 잠시 코라도에게 호감을 느낀다.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붉은 페인트로 채색된 오두막의 실내를 배경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주인공 모니카 비티의 아름다운 미모와 표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첫 컬러 영화인 ‘붉은 사막’은 그의 영화 중 가장 신비롭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안토니오니 감독은 일상에 퍼져 있는 공포와 괴물성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통해 줄리아나의 신경 쇠약을 양심과 정체성의 위기로 표현한다. 마스크라도 쓴 듯한 공포에 질린 줄리아나의 모습은 굉음을 내는 기계들과 중금속으로 오염된 강, 마구 뒤섞인 튜브와 파이프,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란 독가스와 오렌지 불꽃, 그리고 연기가 자욱한 잔햇더미들과 합쳐져 괴이한 형태가 된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 ‘붉은 사막’은 오는 7월 26일 개봉될 예정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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