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속에서 중공업, 원자력, 방부제 건축물, 석유 폐기물 등 산업화의 조각들이 이탈리아의 항구 도시 라벤나(Ravenna)에 사는 한 엔지니어의 아내인 줄리아나(모니카 비티)의 정신을 산산조각 내는 수단이 된다. 줄리아나는 자살 시도 후에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했지만, 퇴원 후에도 방황한다. 어느 날 남편의 지인 중 한명인 코라도와 만나게 되고 그는 그녀의 아름다움과 욕망에 이끌린다. 아르헨티나에 있는 그의 새 공장에서 일할 노동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코라도는 줄리아나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줄리아나 역시 잠시 코라도에게 호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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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니 감독은 일상에 퍼져 있는 공포와 괴물성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통해 줄리아나의 신경 쇠약을 양심과 정체성의 위기로 표현한다. 마스크라도 쓴 듯한 공포에 질린 줄리아나의 모습은 굉음을 내는 기계들과 중금속으로 오염된 강, 마구 뒤섞인 튜브와 파이프,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란 독가스와 오렌지 불꽃, 그리고 연기가 자욱한 잔햇더미들과 합쳐져 괴이한 형태가 된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 ‘붉은 사막’은 오는 7월 26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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