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비밀의 언덕'을 넘어 마주할 우리의 어린 시절, 그때를 소환할 영화의 마법](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BF.33899786.1.jpg)
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비밀의 언덕'(감독 이지은)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감독 이지은과 배우 문승아, 임선우, 장선, 강길우가 참석했다.
'비밀의 언덕'은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5학년 소녀 '명은'(문승아)이 글쓰기 대회에 나가 숨기고 싶었던 진실을 마주하는, 그 시절 나만 아는 여름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지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plus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한 화제작이다.
배우 문승아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은 은남 초등학교 5학년 7반 '명은' 역을 연기한다. 배우 임선우는 명은 가장 좋아하는 예쁘고 똑똑한 담임 선생님 '애란' 역을 맡았다. 배우 장선은 시장에서 젓갈 장사를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명은의 엄마 '경희' 역으로 분했다. 배우 강길우는 딱히 하는 일 없이 아내 경희의 젓갈 장사와 집안일을 돕는 명은의 아빠 '성호' 역으로 등장한다.
![[종합]'비밀의 언덕'을 넘어 마주할 우리의 어린 시절, 그때를 소환할 영화의 마법](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BF.33899759.1.jpg)
이어 이지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다뤄보고 싶었던 것은 솔직한 것이 좋을 것일까, 거짓을 말하는 것이 좋을까였다. 이게 가장 큰 화두다. 혜진과 명은은 글을 씀에 있어서 진실과 거짓이 좋은 것인지 판단하고 싶지는 않았다. 솔직하게 쓰면서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혜진과 명은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관객들이 대입할 수 있게 하려고 했다"라며 고민했던 지점을 밝혔다.
영화의 배경은 1996년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어떤 현실 고증을 하려고 했느냐고 묻자 그는 "가정환경조사서는 부모님 세대도 있다고 생각한다.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라는 세대도 있지 않나. 그 세대까지는 가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필요했고, 90년대가 그런 자유가 있는 것 같다. 1996년인 이유는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뀌어서 이 시대를 설정했다. 국민학교로 하면 공감하지 못하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1997년인 IMF를 거론하면, 너무 많은 이야기가 들어갈 것 같아서 1996년을 배경으로 삼았다. 비주얼적으로 고증을 크게 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의 감성과 인물상들을 고증하려고 했다. 인물의 리액션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소개했다.
![[종합]'비밀의 언덕'을 넘어 마주할 우리의 어린 시절, 그때를 소환할 영화의 마법](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BF.33899766.1.jpg)
스크린을 장악하는 문승아 배우의 연기는 극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문승아는 "내 연기 선생님은 언제나 감독님이었다. 감독님과 많이 만나서 연습하고 친해졌다. 자연스럽게 명은에게 녹아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은 미워하지만 소중한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을 부끄러워해 본 적은 없지만, 뭔가 이해가 됐다. 다른 분들도 이해가 돼서 눈물을 글썽이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 오늘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배역을 이입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자신과 다른 시대를 연기함에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고. 그는 "MZ세대이기는 하지만, 프로니까 그 세대에 이입하는 것은 문제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명은 덕에 반장도 하고, 글짓기에서 상도 탔다. 명은이가 고마운 존재다"고 배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비밀의 언덕' 배우 장선. /사진제공=국외자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BF.33899801.1.jpg)
![영화 '비밀의 언덕' 배우 임선우. /사진제공=국외자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BF.33899816.1.jpg)
![[종합]'비밀의 언덕'을 넘어 마주할 우리의 어린 시절, 그때를 소환할 영화의 마법](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BF.33899779.1.jpg)
또한 그는 "인물을 준비하고 연기하면서 어린 시절과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다. 젊은 아빠의 모습이 어땠는지가 생각나더라. 이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게 될 것 같다. 요즘은 어제 있던 일도 기억이 안 난다. '비밀의 언덕'을 보면, 잊고 있었지만 내가 만난 사람과 감정을 생각하면,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극 중에서 명은은 가족들에 대해 서운함을 토로한 글을 쓰게 된다. 만약 '명은'의 엄마와 아빠가 그것을 보게 되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명은 엄마 역할의 장선 배우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이 질문을 듣자마자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생각했다. 경희라면 읽어도 마음에 두고, 원래의 일상을 가질 것 같다. 나라면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 같은 엄마가 될 것 같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경희는 못 본 적, 모른 척하면서 하루를 보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명은 아빠 역할의 강길우 배우 역시 "성호의 경우, 솔직함이 약이 될 것 같다. 변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열심히 뛰어다니고 정장을 입으면서 노력을 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터뜨렸다.
'비밀의 언덕'을 봐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임선우는 "마음이 기분 좋지만 복잡한 마음이 든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즐기는 단계였다면, 오늘을 기점으로 세상에 나간다고 생각하니 긴장과 동시에 기대도 된다. 가장 좋은 것들을 이 영화 안에 넣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본 시간이 값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장선은 "요즘 극장에 관객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시기지만, 성별과 나이를 떠나서 모든 분을 울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강길우는 "촬영했던 많은 작품 중에 가장 불호가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엄청나게 좋아하지는 않아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깨알 같은 섬세함이 많다. 놓치면 아까운 디테일이 많으니, 혼자서도 보고, 가족과도 보고, 집에서도 보면서 두고두고 보면 좋겠다"고 작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문승아는 "많이 볼수록 재밌는 영화다. 입소문 많이 내달라"고 설명했고, 이지은 감독은 "그 인물을 떠올릴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비밀의 언덕'은 오는 7월 12일 개봉한다.
사진제공=국외자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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