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빈틈없는 사이' 승진 역役 이지훈 인터뷰

4년 만에 스크린 첫 주연작
"스킨십 없는 로맨스 색달랐다"
배우 한승연과 연기 호흡 "벽보고 연기했지만 많이 도와줘서 몰입됐다"
'범죄도시3'의 초롱이 배우 고규필과 다시 만나 기뻐...
배우 이지훈. /사진=㈜갤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지훈. /사진=㈜갤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빈틈없는 사이'의 배우 이지훈이 영화 속에서 스킨십이 없는 로맨스를 다루는 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빈틈없는 사이'는 로맨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남녀가 서로 만나지 않는다. 최근 로맨스 영화를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영화계에서 독특한 시도를 한 셈이다.

이지훈은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빈틈없는 사이'(감독 이우철) 개봉을 하루 앞두고 인터뷰에 나섰다.

'빈틈없는 사이'는 방음이 하나도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의 동거인 듯 동거 아닌 이야기를 그린 철벽 로맨스다. 극 중에서 이지훈은 가수의 꿈을 위해 오디션을 준비 중인 '승진' 역을 연기했다.

이지훈은 2021년 드라마 '스폰서' 촬영에 관해 스태프를 갑질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당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지훈에 대한 추가 폭로들이 터졌다. 촬영장에서 갑질을 했다는 작가와 스태프의 주장에 이지훈은 이를 부인했다. 이후 오해가 풀리며 논란은 해소됐지만, 이후 이지훈은 제작발표회에 참여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논란 이후 이지훈은 3년 만에 '빈틈없는 사이'로 돌아왔다.

그는 "사실 나중에 성숙해진 이후에 누군가 자세히 물어본다면, 이야기를 하려고 생각한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태어나서 갑질을 해본 적도 없다. 내가 뭐라고 스태프가 잘리냐. 작가님과 직접적으로 뵌 적이 없는 상황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오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연기도 그만두려고 했다. 34년 인생 전부가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저를 믿고 감독님과 제작사 대표님 덕분에 연기를 다시 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이 더 애정이 많다. 저라는 사람을 봐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이다"고 설명했다.

4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앞둔 그는 "하루 하루 떨리면서 피가 말리고 반대로 꿈만 같기도 하다. 엊그제 단체 카톡방에 같이 거리에서 영화 홍보를 하자고 배우들에게 말을 했다. (고)규필과 (김)윤성 형이 같이 가준다고 하더라. 홍대 부근을 갔는데 많은 인파가 모여서 깜짝 놀랐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영화를 다 찍고는 괜찮았다. 개봉날이 가까워지면서 피부로 다가오더라"고 덧붙였다.

극 중 '승진'과 자신이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어떤 점에 비슷하냐고 묻자 그는 "극 중에서 '승진'이 하는 대사가 있다. '남들이 다 뭐하는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다'라는 대사가 공감갔다. 28살까지 아무것도 안 되면 '체육 선생님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 시간을 견뎌낸 뒤에 배우를 준비했던 기간과 승진의 대사가 겹쳐지며 마음에 와닿았다"고 밝혔다.

과거 DSP에서 아이돌 연습생을 하기도 했던 이지훈은 당시의 일화를 설명했다. 그는 "대표님께서 'SS501이 해체한다. SS502를 만들거다'라는 말을 하셨다. 그 당시에도 긴가민가했다. 결과적으로 11개월 뒤 소속사를 나왔다. DSP를 나오고 드라마 '학교 2013'에 출연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화 '빈틈없는 사이' 공식 포스터. /사진=(주)갤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빈틈없는 사이' 공식 포스터. /사진=(주)갤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빈틈없는 사이'는 벽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 때문에 이지훈은 벽 앞에 홀로 앉아서 연기를 펼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걱정이 많이 됐다. 혼자 독백을 한 적은 있지만 벽을 보고 연기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대본을 받고 한달 전부터는 벽 앞에 서서 최대한 벽과 친해지려고 했다. 벽 앞에서 혼자 라니(한승연)의 대사를 휴대폰에 두고 상황극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어려웠던 점을 밝혔다.

'빈틈없는 사이'의 출연 제의를 받고 그는 "원작을 봤는데, 소재가 특이해서 좋았다. 당시에 코로나라는 상황과도 잘 맞았다. 감독님이 원작을 가지고 각색한 부분이 공감가는 부분이 좋아,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영화는 클로비스 코르니악 감독의 프랑스 영화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2016)의 리메이크다.

또한 벽에 가로막힌 남녀의 이야기이다보니 스킨십이 없는 로맨스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는 "스킨십이 하나도 없어서 색달랐다. 처음에는 고민했지만 영화를 찍다보니, 둘의 관계에서는 스킨십이 없는 것이 보는 관객들에게는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라니' 역의 한승연 배우와의 호흡에 관해 그는 "광주에서 한 달을 같이 지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카페에서 대본리딩을 하면서 말을 놨다. 그때부터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촬영을 하다보니 한승연 배우가 마음을 많이 열어줬다"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연기를 하는 점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냐는 물음에 "연기하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캐릭터를 다가가는 방식도 다른 것처럼.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벽과 대화를 하도록 많이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상황극을 하면서 연습했다. 그동안 행동했던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현장에서는 내 자신을 놨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지훈. /사진=㈜갤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지훈. /사진=㈜갤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3'의 '초롱이' 역의 고규필 배우는 '빈틈없는 사이'에서 승진(이지훈)의 친구로 나온다. 천만배우가 된 고규필에 대해 그는 "'범죄도시3'가 천만을 돌파하는 날에 같이 있었다. 사랑스러운 형이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 도시3'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이 형이 욕을 이렇게 잘했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리액션이 좋은 고규필 배우와 함께 한 소감에 관해 그는 "트럭의 시동거는 장면이 있다. 혼자 연기를 하는데 갑자기 너무 웃기더라. 모니터 앞에 감독님부터 배우들까지 다 있었는데 규필이 형 표정 하나에 다 웃음이 터졌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지훈은 "'고규필의 피사체만으로도 연기다'라고 생각한다. 전에도 작품을 같이 했었다. 형과 연기를 하면 서로 계산을 안 하게 된다. 편하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빈틈없는 사이'의 관객수에 대해 이지훈은 "50만을 목표한다. 사실 손익분기점이 45만이다. 꿈이 참 작다. '빈틈없는 사이' 팀끼리는 100만이라고 하기도 한다. 대구, 광주, 부산 등의 지역 팬들과도 무대 인사에서 만나고 싶기는 하다. 멀리서 오시면 미안하고 죄송하다. 좋아해주는 팬들께 조금이라도 잘 되서 뭔가를 하고 싶다"며 진심을 드러냈다.

'빈틈없는 사이'는 7월 5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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