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의 특별한 능력은 주치의 이수연(이지현)을 향했다. 사실 그녀는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서 남편(정승길)과 딸이 ‘묻지마 살인’을 당한 이후 끝이 없는 절망과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살인마가 심신 미약을 주장하며 자해해, 수연이 일하는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한 가족을 풍비박산 낸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공갈 자해를 시도한 살인마의 가증스러운 모습에 수연의 분노는 극도로 치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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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기적을 경험한 수연은 “내가 괴물이 된 것 같다”며 혼란에 빠진 소년이 마음을 어루만졌다. 살인을 저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뻔했던 자신을 막아준 소년에게 “나에겐 구세주”란 진심을 전한 것. 그리고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괴물은 아니다. 의학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너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소년을 위로했다.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보고 듣는 소년이 앞으로 또 어떤 기적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심는 대목이었다.
한편, 형사 박현수(박유림)는 ‘미투’ 의혹과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영화 감독 신경철(송재룡)과 2년 전 발생한 악덕사채업자 전두현의 살인 사건에 동일범 가능성을 제기했다. 살해 현장 모습이 흡사하고, 피해자들의 약점이 될만한 물건들을 현장에 남겼다는 점, 현장에서 나무조각이 발견된 점이 비슷했다. 또한, 전두현이 입고 있던 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기사 사진 속 인물들 중 한 명이 바로 신경철이었다. 태강그룹 회장 이태만(이성욱), 서울지검장 최종만(윤세웅), 그리고 7년 전 실종된 한국대학 경제학과 교수 나상우(이도형)까지, 네 사람은 상류층을 대상으로 회원제로 강혜경(서재희)가 운영하는 카페 ‘포르투나’에서 정기적으로 ‘귀족 모임’을 가졌다. 신경철은 살해되던 날 이들을 마지막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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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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