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토닉 러브 내세웠지만 불필요한 성적 묘사 多
급작스러운 전개에 관객 몰입 어려워
'비대면 로맨스'에 집중한 나머지 전달하고자 하는 바 잊은 것 같아
빈틈없는 사이 / 사진제공=갤리온엔터테인먼트
빈틈없는 사이 / 사진제공=갤리온엔터테인먼트
영화 '빈틈없는 사이'(감독 이우철)은 '벽간소음'으로 다투던 두 남녀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 영화다. 서로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서 신체적 접촉 없이 목소리와 대화만으로 사랑하게 되는 비대면 로맨스라며 '플라토닉 러브'(정신적인 사랑)를 강조했지만 '야동' 속 여성의 신음소리, 성관계가 떠오르는 불필요한 묘사 등으로 '빈틈'이 많다.

의사, 변호사 등 번듯한 직업을 가진 친구들과는 다르게 여전히 꿈을 쫓아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뮤지션 승진(이지훈 분)은 한 건물에 이사 온다. 잠을 청하려던 중 의문의 귀신소리가 들리는데 이는 벽 너머에 사는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한승연 분)가 의도적으로 낸 소음이다.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 탓에 라니는 옆집을 쫒아 내려 방법을 고안해냈지만 승진은 개의치 않고 같이 소음을 펼치며 맞불을 놓는다.
빈틈없는 사이 스틸컷 / 사진제공=갤리온엔터테인먼트
빈틈없는 사이 스틸컷 / 사진제공=갤리온엔터테인먼트
결국 시간을 나눠쓰기로 합의한 두 주인공은 치열하게 싸운 과거를 잊고 벽 너머로 대화하며 교감하다 급기야 '1일'에 다다른다. 갑작스럽게 연인이 돼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전에 이들은 뻔한 클리셰인 '전애인의 등장'과 '말다툼'으로 위기를 맞이한다. 그야말로 '한순간 연인이 되고 한순간 이별'하는 불친절한 영화다.

이들은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사랑을 하는 듯 보이지만 영화에는 불필요한 성적 묘사가 수차례 등장한다. 라니가 승진을 내쫓기 위해 야한 동영상을 틀어놓는다거나 가구를 옮기며 힘겨워하며 "조금 더 위로"와 같은 대사를 하는 주인공을 부감 앵글로 촬영해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등의 장면은 웃음을 유발하지도 않고 불쾌감만 자극한다.

개연상 크게 필요치 않아 보이는 성적 묘사가 담긴 장면은 수차례 등장하지만 정작 주인공들의 서사를 위한 장면들은 다수 생략됐다. 주인공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건지, 일면식도 없던 그들이 서로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었는지, 결국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세지는 '무엇'이었는지 도통 모르겠다.

오는 7월 5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2분.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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