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들' 형사 재환 役 오대환 인터뷰
오대환 생애 첫 스크린 주연作 '악마들'
'명품 조연'에서 이제는 주연으로
영화 개봉 자체로 감독·스태프 모두에게 감사해…
쉴 때엔 가족여행 가는 사랑꾼 다둥이 아빠
오대환 생애 첫 스크린 주연作 '악마들'
'명품 조연'에서 이제는 주연으로
영화 개봉 자체로 감독·스태프 모두에게 감사해…
쉴 때엔 가족여행 가는 사랑꾼 다둥이 아빠
!["악랄하고 극악무도한 악역 해보고 싶어요" 배우 오대환 첫 스크린 주역작 '악마들' [TEN인터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F.33823598.1.jpg)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20년 만에 스크린 주연 데뷔 소감을 묻자 지금까지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며 소탈하게 소감을 털어놨다.
"늘 해왔던 작업이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긴 씬을 찍은 정도? '첫 주연이니 잘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물론 책임감은 달랐죠"
오대환은 2004년 영화 '신부수업'의 단역으로 데뷔해 영화 '베테랑'의 왕형사를 시작으로 OCN '38 사기동대' 마진석, MBC '옷소매 붉은 끝동' 강태호, OCN '라이프 온 마스' 이용기 역으로 대중들에게 '명품 조연'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2023년 영화 '악마들'로 첫 스크린 주연으로 관객을 마주했다.
오대환은 극중 살인마의 얼굴로 나타난 형사 재환로 분했다. '바디 체인지'라는 소재로 1인2역을 연기하는 데에 어려움도 있었을 터.
"감독님과 (장)동윤이랑 셋이서 몸이 바뀌었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몸이 바뀌었을 때 그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목소리를 바꾸면 연기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내 목소리로 연기하는 것이 편안한 연기'라고 생각했죠. 몸은 바뀌지만 자기의 색을 잃지 않게 각자의 목소리를 내려고 했어요"
그는 처음 '악마들'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걱정이 컸다고 솔직하게 일화를 털어놓았다.
"(김재훈 감독이) 선배님이 '악마들'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평상시에 제 연기를 보고 '재환'과 매치가 되는 부분이 많아 제게 시나리오를 한 번 봐달라고 연락이 왔죠. 사실 시나리오를 받고 ''페이스 오프' 장르를 저예산으로 한다고?' 하면서 걱정했는데 읽어 보니까 정말 재밌더라고요. 나중에는 제가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죠"
!["악랄하고 극악무도한 악역 해보고 싶어요" 배우 오대환 첫 스크린 주역작 '악마들' [TEN인터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F.33823599.1.jpg)
"저도 동시에 네 작품을 동시에 찍는 중이었고 (장)동윤이도 세네 작품을 동시에 찍었을 거에요. 다들 현장 도착하면 좀비 상태로 찍었던 것 같아요. 동윤이도 머리에 까치집 짓고 '형 왔어요?' 하면 저는 '상태 괜찮니?'하고 물을 정도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그래서 화를 안 내도 화가 나있는 상태라 자연스레 '재환'이 될 수 있었죠"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대환은 아무래도 주어진 시간과 예산 안에서 촉박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촬영에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마장동에서 우는 씬을 한테이크 밖에 못 찍었어요. (개연상) 저한테 중요한 씬이거든요. 해가 떨어질 것 같아 제작비 때문에 빨리 찍어야 해서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을 보면서 슬픈 음악 듣고 준비했죠. 딱 한테이크 찍었는데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그래서 감독님한테 말씀 드리려는 순간 조명 세팅이 다 치워졌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는 "촉박하게 진행됐지만 정말 잘 나온 영화에요. 부족한 점도 아쉬운 점도 많지만 이정도 퀄리티로 나온 것 자체가 칭찬받을 영화라고 생각해요. 물론 성적도 잘 나오면 좋겠지만 상관 없이 개봉하는 것 자체가 고맙죠"라고 함께한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악랄하고 극악무도한 악역 해보고 싶어요" 배우 오대환 첫 스크린 주역작 '악마들' [TEN인터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F.33823600.1.jpg)
"'악마들'의 진혁처럼 사연 없고 아무런 서사가 없는 악랄한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재미가 가미된 악역은 해봤지만 아직까지 극악무도한 악역은 해본 적 없거든요. (박)성웅이 형이 연기한 '사냥개들'의 악랄한 사채업자 김명길 역도 해보고 싶어요"
이어 그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역할을 지향해요. 아빠도 좋고 동네형도 좋고 시골청년도 좋아요. 제 성격이랑 비슷하거든요"라고 답했다.
오대환은 슬하 3남1녀를 둔 '다둥이 아빠'이기도 하다. 그는 올초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며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많은 인원 탓에 겪은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쉴 때 가족여행을 많이 가려고 해요. 얼마 전엔 캠핑카를 빌려서 여행도 다녀왔어요. 로망이라 다녀왔는데 6명이 움직이는 건 정말 어렵더라구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다 보니 일이 많으니까. 이제 캠핑카 여행은 다시 안 가려고요.(웃음)"
이어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 많다며 "막내 아들이 대학교 가기 전까진 일해야 하지 않나. 12년 남았다"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요즘 건강에 관심이 생기더라. (장)동윤이가 14키로 벌크업을 했더라. 어제 보셨을 거다. 팔뚝이 얼굴만하다. 그래서 팔씨름을 하자 했는데 제가 이겼다. 전 타고난 거라 못 이긴다" 라고 체력을 자랑했다.
!["악랄하고 극악무도한 악역 해보고 싶어요" 배우 오대환 첫 스크린 주역작 '악마들' [TEN인터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F.33823601.1.jpg)
"촬영할 때 피로가 누적돼서 육체적·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죠. (장)동윤이도 마찬가지 였을 거에요. 산타는 장면 찍을 때 저 정말 폐가 터질 뻔했거든요. 아침에 둘이서 헤롱거리면서 왔는데 동윤이는 너무 잘 뛰는 거에요. '좀 천천히 뛰어줄 수 있냐'고 부탁할 정도로 부러웠죠. 동윤이도 알겠다고 했는데 슛 들어가니 돌변하더라고요. 힘들어 보이던 애가 말처럼 뛰니까 앵글에 같이 안 담길 정도로 못 쫓아가겠더라고요"
데뷔 20년 차, 첫 스크린 주연에 욕심이 날 법 한데도 오대환은 그 흔한 '관람 부탁' 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봐달라고 부탁드리긴 어렵다"며 허심탄회하게 심정을 고백했다.
"('악마들'이) 시각적으로 보기 힘든 영화긴 하죠. 그래서 굳이 봐달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어요. 제가 최근 들어 진지한 연기를 한 적이 없거든요. 저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조심스럽게 보러 와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어요. 또 다른 오대환을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악마들'은 검거의 순간 서로의 몸이 바뀌게 된 희대의 살인마 진혁과 형사 재환의 대결을 그린 바디체인지 액션 스릴러 영화다.
오는 7월 5일 개봉.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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