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5년 만에 기자들과 직접 스킨십에 나선 배우 김선호는 깔끔한 수트 차림에 잘 정돈된 헤어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영화 '귀공자'(감독 박훈정) 속 귀공자가 캐주얼한 스타일링을 했다면 이 정도의 이미지였을 것이다.
김선호는 '귀공자'로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오랜 만에 매체 인터뷰에 나서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선호는 조금 상기된 얼굴로 주어진 질문에 귀기울였고, 성실한 답을 내놨다.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 각각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인 한이사(김강우 분), 윤주(고아라 분) 등이 나타나 펼쳐지는 추격을 담은 작품.

스크린 데뷔 소감을 묻자, 김선호는 큰 스크린 속 자신의 얼굴이 어색해 힘들었다며 웃었다. "영화는 처음이다 보니까 언론 시사를 처음 접했어요. 시사를 보는데 못 보겠더라고요. 제 단점만 보여서. 제 얼굴이랑 연기가 크게 보이잖아요. 여러 번 소리 지를 뻔했는데 (김)강우 선배가 어깨를 두드려줬어요."
김선호는 '귀공자' 캐스팅 당시 사생활 이슈가 불거졌음에도 끝까지 자신의 손을 잡으며 믿음을 건넨 박훈정 감독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내게는 훌륭한 연출자이자, 친한 형, 친구같은 존재"라고 전했다.
"감독님이 '너만 괜찮으면 우리는 끝까지 할 생각이 있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후 내내 감독님은 저한테는 계속 아무렇지 않은 척 하셨어요. 제 입장에서는 폐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송구스러운 마음이 제일 컸고, 저로 인해서 제 주변 분들 감독님들이 피해를 보셨다. 그 때도 이미 촬영이 상당히 밀린 상태였어요. '네,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죠."

"감독님이 '네 평소 말투가 너무 호의적이야, 참는 연기는 필요 없고, 분노하는 연기가 필요해'라고 하시더라고요. 귀공자가 분노하거나 웃는 연기는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를 참고했어요. 유튜브로 봤다가 혼나고, 결제하고 TV로 봤답니다. 하하"
욕설 연기는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라는 좋은 레퍼런스가 있었다. 박훈정 감독에게 욕설 연기를 두고 '어떤 작품 참고하냐'고 물었다가 '내 작품 있는데 뭘 묻냐'는 핀잔을 들은 김선호는 "'신세계'를 봤는데, 정말 선배들 연기에 감탄했다. '와, 욕은 소리 지르지 않아도 저렇게 할 수 있구나' 하면서 많이 참고했다"며 웃었다.
'귀공자' 속 가장 마음에 드는 신은 액션, 아쉬운 것은 영국 영어를 하는 장면이다. "제가 영국 영어하는 신에서 중간에 극장 뛰쳐나올 뻔 했어요. 감독님은 '브리티시 영어 따라하는 사람들 있잖아, 그거야'라고 코멘트를 주시긴 하셨는데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장면은 후반 액션신이죠. 감독님이 너무 멋지게 연출해 주신 거 같아서 마음에 들어요. '신기하다' 하면서 봤어요."

매 작품을 전환점으로 여기며 배우로서 나아가고 싶다는 김선호는 "배우로서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끊임 없이 노력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제게 일어나는 모든 일, 모든 작품이 제게는 늘 전환점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걸 제가 발전하고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 가느냐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럴 수 있도록 고민하고 발전하겠습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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