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관객수 조작 의혹…밴드웨건 효과 노렸나 [TEN이슈]
영화계가 관객수 조작 사태로 발칵 뒤집어진 가운데, 그 배경으로 '밴드웨건 효과를 노린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용산CGV 사무실, 송파구 롯데시네마 본사 내 유관 부서 사무실, 서울 소재 메가박스 영화관 내 사무실 및 영화 배급사 3곳과 쇼박스, 키다리이엔티, 롯데컬처웍스 등 배급사 3곳 등 총 6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들 영화관과 배급사는 관객 수를 거짓으로 꾸며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 영화진흥위원회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전산상으로만 관객 숫자를 늘려 영화진흥위원회의 실시간 순위 집계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한 영화 관계자는 이같은 사태가 불거진 배경을 어떻게 보냐는 텐아시아의 질문에 "관객수 확보를 통한 밴드웨건 효과를 누리려는 것 아니었겠느냐"고 답했다. 밴드웨건 효과는 사람들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하는 특정 행동, 신념 또는 제품을 채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관계자는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계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었고, 이 탓에 그런 유혹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예매율 조작 의혹이 불거진 영화로는 '비상선언'(2022.08.03. 개봉),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04.28. 개봉) 등을 비롯해 지난해 개봉된 다수의 영화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작품들은 새벽 시간대에 티켓이 매진되는 등 비정상적인 발권이 이뤄졌고, 이에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작사, 배급사가 인위적으로 관객 수를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관련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 의혹이 거론된 바 있다.

수사 대상에 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다"면서도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 측 역시 "해당 압수수색은 우리와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고발하거나 수사를 요청한 게 아니라, 경찰에서 인지해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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