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팬과 연예인의 관계는 특수하다. 남녀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과는 다른 형태를 띤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마음이 가는 대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퍼붓는 것, 그것을 '팬심'이라고 한다.
대가 없는 애정이라고 해서 쉬운 건 결코 아니다. 물이 피만큼 진해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완벽한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 그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건 정말 귀하다.
가끔 이 귀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연예인이 나오곤 한다. 처음부터 자격이 없었던 건 아니다. 팬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고 자신에게 취하는 순간 자격 박탈이다. '나를 좋아해 주니까'라는 감사함이 '나를 좋아하니까'로 오만해지면 애정은 실망으로 바뀐다. 애정의 크기가 클수록 실망도 커져 되돌리기 어렵다.
배우 김태리가 자신의 유튜브 자막 번역가를 '재능 기부' 형태로 모집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자막이 완성되면 메일 혹은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자막 말미에 넣겠다며 선심 쓰듯 공지했다.
팬심을 이용해 공짜로 일을 시키려 한다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김태리의 소속사는 유튜브가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수익 창출이 되지 않는다는 말로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유튜브 채널 자체가 '배우 김태리의 홍보' 수단인만큼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김태리뿐만 아니라 많은 연예인이 공짜를 바라다 비판받았다. 인기 아이돌과 배우들은 '조공' 형태로 고가의 선물을 받아 논란이 됐고, 은근히 선물을 요구하는 글을 게재하는 연예인도 있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룹 god의 데니안은 LG트윈스의 유광 점퍼 사진을 올리고 "구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 점퍼 사진을 올리며 "팬이 어렵게 구해서 선물해줬다. 이제 플레이오프 티켓만 구하면 된다"라는 글을 올려 비난받았다.
씨엔블루의 강민혁도 명품 시계 사진을 올린 뒤 "무언가 이토록 갖고 싶은 게 오랜만"이라고 해 비난의 대상이 됐다. 각자 원하는 걸 얘기했을 뿐이지만, 팬들에게는 '사달라'는 메시지로 비쳐질 수 있었다.
팬심의 바탕은 절대적인 사랑이다. 나의 연예인이 상을 받고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인기를 얻는 것, 그로 인해 행복한 것에서 출발한다. 팬들에게 연예인은 거래 대상이 아니기에 물질적인 보답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 사랑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애정을 인질 삼아 이득을 보려는 실수를 저지른다.
세상은 연예인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자아도취에 빠져 본질을 잊곤 하는데 팬이 있어야 스타도 있다. 스타는 본인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는 자리다. 중요한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건 팬들의 사랑이다. 대가 없는 사랑을 누릴 생각보다 '사랑받을 자격'을 고민하고 감사함을 잊지 않는 연예계가 되기를.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팬과 연예인의 관계는 특수하다. 남녀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과는 다른 형태를 띤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마음이 가는 대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퍼붓는 것, 그것을 '팬심'이라고 한다.
대가 없는 애정이라고 해서 쉬운 건 결코 아니다. 물이 피만큼 진해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완벽한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 그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건 정말 귀하다.
가끔 이 귀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연예인이 나오곤 한다. 처음부터 자격이 없었던 건 아니다. 팬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고 자신에게 취하는 순간 자격 박탈이다. '나를 좋아해 주니까'라는 감사함이 '나를 좋아하니까'로 오만해지면 애정은 실망으로 바뀐다. 애정의 크기가 클수록 실망도 커져 되돌리기 어렵다.
배우 김태리가 자신의 유튜브 자막 번역가를 '재능 기부' 형태로 모집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자막이 완성되면 메일 혹은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자막 말미에 넣겠다며 선심 쓰듯 공지했다.
팬심을 이용해 공짜로 일을 시키려 한다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김태리의 소속사는 유튜브가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수익 창출이 되지 않는다는 말로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유튜브 채널 자체가 '배우 김태리의 홍보' 수단인만큼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김태리뿐만 아니라 많은 연예인이 공짜를 바라다 비판받았다. 인기 아이돌과 배우들은 '조공' 형태로 고가의 선물을 받아 논란이 됐고, 은근히 선물을 요구하는 글을 게재하는 연예인도 있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룹 god의 데니안은 LG트윈스의 유광 점퍼 사진을 올리고 "구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 점퍼 사진을 올리며 "팬이 어렵게 구해서 선물해줬다. 이제 플레이오프 티켓만 구하면 된다"라는 글을 올려 비난받았다.
씨엔블루의 강민혁도 명품 시계 사진을 올린 뒤 "무언가 이토록 갖고 싶은 게 오랜만"이라고 해 비난의 대상이 됐다. 각자 원하는 걸 얘기했을 뿐이지만, 팬들에게는 '사달라'는 메시지로 비쳐질 수 있었다.
팬심의 바탕은 절대적인 사랑이다. 나의 연예인이 상을 받고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인기를 얻는 것, 그로 인해 행복한 것에서 출발한다. 팬들에게 연예인은 거래 대상이 아니기에 물질적인 보답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 사랑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애정을 인질 삼아 이득을 보려는 실수를 저지른다.
세상은 연예인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자아도취에 빠져 본질을 잊곤 하는데 팬이 있어야 스타도 있다. 스타는 본인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는 자리다. 중요한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건 팬들의 사랑이다. 대가 없는 사랑을 누릴 생각보다 '사랑받을 자격'을 고민하고 감사함을 잊지 않는 연예계가 되기를.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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